“한국 유학생들 ‘일본의 친구’ 만들기 위해 돈으로 매수하기도”
“한국 유학생들 ‘일본의 친구’ 만들기 위해 돈으로 매수하기도”
  • 한성욱 선임기자
  • 승인 2018.05.04 1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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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인터뷰> '일본군 위안부 증거 자료집 발간'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3회

<2회에서 이어집니다.> 

▲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

 

- 한국에 ‘신친일파’가 있다는 얘기는 무엇인가.

▲ 일본은 ‘일본의 친구’를 만들기 위해 극우단체들이 보이지 않게 공을 들여왔다. 일제강점기 이전에도 그랬고, 중국 등 다른 나라에 일본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보수단체들이 많다. 손문이 문화혁명을 했을 때도 지원을 했다. 그 하나가 일진회다. 일진회보다 더 영향력이 큰 조직도 있었다. 조선 사람들이 이들에게 속아 일진회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은 일제강점기에 친일파 조직을 만들기 위해 조선의 주요 항일핵심인사인 최남선이나 이광수, 독립선언문을 낭독한 33인을 포섭하려 했다. 일단 이들을 매수하면 하부조직 장악은 식은 죽 먹기라고 판단했다. 지금도 일본은 국익을 위해서 한국뿐만 아니라, 각국에 ‘일본의 친구’가 될 조직과 사람을 만들기 위한 예산과 여러 재단의 막대한 돈을 투입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일본유학생 중 일본의 일류대학에 입학했거나, 한국에서 학력이 높은 학생들이 표적이 된다. 귀국한 뒤 일본 편을 들어줄 사람을 ‘리스트 업’해 은밀하게 접근한다.

 

- 주요 공략대상은.

▲ 유학생 중에 소위 ‘출신성분’이 좋은 학생을 분류하는데, 여기에 일본 공안당국이나 일본 정부 내각 조사실, 사설단체 등이 나선다. 그렇게 해서 타깃이 된 학생에게 접근해 ‘좋은 친구’ 작전을 편다. 처음에는 친절하게 대하며 환심을 사기위해 돈을 준다. 물가가 비싼 일본에서 생활비로 쓰라고 준다. 한번에 30만~50만 엔, 한국 돈으로 300~500만 원 정도 큰돈을 건넨다. 돈으로 매수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낚이는 유학생들에게는 일본이 한국보다 선진국이라는 인식이 깊게 깔려 있다. 한국은 거짓말하는 나라고 일본이 진실을 말하는 나라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걸려든다.

 

- 그 과정을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한다면.

▲ 처음에는 ‘좋은 친구’로 다가간다. 그러면서 돈도 주고 정중히 대우도 잘해주다가,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일본의 위안부문제와 독도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으며 본격적인 세뇌작업에 들어간다. 보통 유학생들은 한국역사를 잘 모르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보여주는 일본 역사자료를 믿게 된다. 이것을 자꾸 반복하게 되면 ‘그렇구나’ 하고 세뇌될 수밖에 없다. 한국사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일본자료에 빠져들고 마는 것이다. 철석같이 믿게 되는 것이다. 거짓말도 백번 거듭하면 사실로 믿게 된다. 역사도 잘 모르는데다 돈 주고 친절히 대해주는데 안 넘어갈 이가 있겠는가. 그렇게 해서 일본논리에 완전히 젖어버린다. 일본이 옳다는 굳건한 믿음의 하수인을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포섭된 한국인들이 귀국한 다음 SNS 상에 지식인으로 위장해 들어가 교묘하게 일본의 논리를 퍼뜨린다.

 

- 국내에 그런 세력이 많은가.

▲ 뭐라 확답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일본 유학중에 사설단체로부터 돈을 받았던 사람들이나 처음에 한번은 받았다가 두 번째부터 안 받았다는 사람들로부터 제보 받은 이야기다. 꼬집어 누구라고 말하기는 그렇다. 돈 받은 사람들도 많이 있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두 ‘신친일파’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만큼 일본 내 극우세력의 ‘공작’이 깊고도 넓게 이뤄지고 있다는 증거다. 일본의 극우잡지 중 하나인 ‘문예춘추’(文藝春秋)가 한국의 위안부 관련 주장이 잘못됐다는 것을 밝히기 위해서 앞으로 돈을 물 쓰듯이 쓰겠다는 노골적인 글을 싣기도 했다. ‘문예춘추’는 과거에는 중도적 잡지였다. 지금은 굉장히 우경화 된 상태다. 이처럼 우경화 된 단체나 재단들이 기부하는 돈들이 유학생 포섭에 쓰인다. 지난해 위안부 소재 영화 ‘귀향’(鬼鄕)을 제작한 조정래 감독이 두 번째 영화를 만들려 하자, 문예춘추사에서 전화를 걸어 ‘당신, 왜 거짓말 하느냐?’며 훼방하기도 했다.

 

- 테러 협박도 있었다고 들었다.

▲ 지난해 9월 ‘위안부 자료집’ 발간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한국 사람이 내 이메일로 테러 협박을 해 온 사건이 있었다. 곧바로 그 사람을 고소했다. 경찰이 추적했을 때는 이미 미국으로 도주한 뒤였다. 경찰에게 미국과 공조수사를 통해 체포해야 하지 않느냐고 따졌지만 담당 경찰은 쉬운 일이 아니라고만 말했다. 이런 사람들을 지원하는 세력이 ‘신친일파’라고 본다. 도주한 그 사람이 미국에 아예 눌러 살 수도 있다. 미국 시민권이 없어도 계속 배후에서 도와줄 세력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게 내 생각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테러가 어떤 것인지 보여주겠다는 등 그런 말을 감히 할 수 없을 것이다. 나의 ‘페이스북’에도 그런 사람들이 많이 들어와 있다. ‘위안부는 매춘부’, ‘독도는 일본영토’라는 등 반박논리로 도배하는데 모두 한국인이다. 또는 내가 ‘항일(抗日) 비즈니스’ 하면서 돈을 번다는 등 음해를 하고 있어서 지금은 차단시킨 상태다. ‘항일 비즈니스’라는 말은 일본에서 쓰는 말이다. 그러니까 한국에 생존해 있는 위안부 할머니들이 ‘항일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는 논리다.

 

- 오는 8월 15일이 광복 73주년이다. ‘위안부-독도-역사왜곡’ 문제로 한·일간 갈등의 골이 깊다. 현 시점에서 정부와 국민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정부가 어떤 정책을 만들거나 대외적으로 목소리를 낼 때는 명확한 근거자료를 확보해야 외교적 힘이 실린다. 위안부합의 문제만 해도 박근혜 정부가 이런 점들을 간과했기 때문에 논리에 강한 일본의 외교력에 밀린 것이다. 그런데다 한국인은 감정적 부분을 너무 많이 소모하고 있다. 앞서 얘기했듯 독도문제가 터지면 논리보다 감정이 앞선다. 외교협상에서 이기려면 철저한 근거자료를 놓고 냉철한 설득과 발언이 필요하다. 그러면 국내적, 외교적 대립과 갈등이 상당부분 해소될 수 있다. 옳고 그름을 제대로 따져야 하는데 옳고 그름이 정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다투는 게 문제다. 지금 야당이 여당을 향해 꼬투리 하나라도 잡히면 무조건 잘못했다고 지적하는 것과 같다. 물론 잘잘못은 따져야 하지만, 갈등해소 차원에서도 무조건적인 감정 표출은 금물이다. 잘못된 것이 있다면, 정확하게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지적하면 된다. 그러면 잘못한 사람도 납득할 것인데, 아예 처음부터 대놓고 잘못했다고만 하면 잘못한 사람도 납득하기 어려운 법이다. 개인적으로 한국인은 한 사람 한 사람이 위대한 국민이다. 한국은 세계적 강국이 될 수 있는 엄청난 능력을 가진 민족이다. 정치적 단결과 국민적 단결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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