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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일러스트 자기 앞의 생

에밀 아자르, 마누엘레 피오르 지음/ 용경식 옮김/ 문학동네 이주리 기자ljuyu22@weeklyseoul.netl승인2018.05.07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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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전무후무한 두번째 공쿠르 상 수상으로 전 세계에 파문을 던진 문제작이자, 로맹 가리 혹은 에밀 아자르의 대표작 『자기 앞의 생』이 일러스트와 함께 새롭게 선보인다. 국내에서도 2003년 출간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받아온 이 작품에 일러스트를 더한 작가는 오늘날 유럽을 대표하는 젊은 만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마누엘레 피오르다.

2011년 앙굴렘 국제 만화 페스티벌에서 『초속 5000킬로미터』로 최고 작품상인 황금 야수상을 수상하며 주목할 만한 신예로 부상한 마누엘레 피오르는 오스트리아의 문호 아르투어 슈니츨러의 소설 『엘제 양』을 그래픽노블로 각색해 극찬을 받으며 이미 예술성을 입증했다. 원작에 대한 깊은 이해와 특유의 섬세함은 『일러스트 자기 앞의 생』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어 열네 살 소년 모모와 그 눈에 비친 세상이 세피아톤의 일러스트 약 80컷과 함께 새롭게 탄생했다.

파리의 빈민가에서 엄마의 얼굴도 자신의 진짜 나이도 모르는 채 살아가는 모모의 삶은 결코 아름답지 않고, 소년을 둘러싼 주변인들 역시 모두 사회의 중심에서 소외된 존재다. 아우슈비츠에서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지고 ‘엉덩이로 벌어먹으며’ 살아온 로자 아줌마, 같은 처지의 여자들이 낳은 오갈 데 없는 아이들, 남녀의 성징을 한몸에 지닌 롤라 아줌마, 친구도 가족도 없이 세상에서 잊혀가는 하밀 할아버지…… 모두 밑바닥 인생을 살아가는 이들이지만 마누엘레 피오르의 손끝에서 생생하게 되살아난 그들의 모습은 역설적인 아름다움을 자아내고, 가장 절망적인 순간조차 노란빛의 수채화풍으로 담아낸 매 장면은 너무 일찍 철이 들어버린 조숙한 소년의 목소리와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진한 울림을 선사한다.

가진 것 없고 무시당하는 남루한 삶 속에서도 인종과 나이, 성별을 초월해 사랑을 주고받는 모모의 모습은 많은 이에게 크나큰 감동을 주었다. 사람은 사랑 없이 살 수 없다. 우리 모두 사랑해야 한다. 모모가 깨우치는 그 경이로운 생의 비밀을, 이제 일러스트와 함께 다시 만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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