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중간 판세

6월 지방선거가 불과 한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대로 갈 경우 민주당은 역대급 성적표가 가능할 만큼 분위기가 고무돼 있다. 선거 열기가 뜨겁지는 않지만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계속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2018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문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은 좀처럼 내려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자유한국당으로선 홍준표 대표가 배수진으로 내건 6곳 사수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된 지방선거를 전망해 봤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6월 지방선거가 각종 여론조사의 흐름대로 흘러갈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거의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역대급 결과가 나올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광역단체장 17곳 중 여당 후보가 앞서는 곳이 15곳에 이를 만큼 무게의 추가 한쪽으로 기울고 있다.

지난 3일 MBC가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해 발표한 여론조사결과(4월30일∼5월1일 조사)에 따르면 17곳 중 대구·경북 지역을 제외한 15곳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승리가 예상됐다. 이 결과대로라면 TK 지역에만 자유한국당의 깃발이 남게 된다.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서울·경기·인천)과 PK(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후보들은 각종 악재에도 우세를 나타냈다.

민주당 박원순 후보는 ‘차기 서울시장 후보 지지도’에서 48.3%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위인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16.5%)와 3위 한국당 김문수 후보(9.3%)를 합한 것보다 높은 수치다.

경기지사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도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50.9%로 1위를 차지했다. 현역지사인 자유한국당 남경필 후보는 15.5%에 그쳤다.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리아리서치센터의 차기 경남지사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민주당 김경수 후보는 38.7%를 기록해 한국당의 김태호 후보(27.9%)를 앞섰다.

부산시장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도 민주당 오거돈 후보가 48.5%를 얻어, 한국당 서병수 후보(18.4%)을 크게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울산시장 역시 민주당 송철호 후보가 42.1%의 지지율로, 한국당 김기현 후보(22.5%)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민심 잃은 ‘보수 진영’

자유한국당은 김성태 원내대표가 단식농성을 이어가는 등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지만 역전이 쉽지만은 않다.

미투 운동의 여파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불명예스럽게 퇴진한 충청권과 강원, 제주에서도 어려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호남권에선 이변조차 기대하기 힘들 정도로 당 지지율이 바닥이다.

일각에선 보수 정치권 전반이 민심을 얻지 못하고 있는 만큼 정계개편 불가피론이 일찌감치 제기될 정도다. 정치권 관계자는 “홍 대표가 미국 트럼프 대통령처럼 강경 돌출 발언을 이어가고 있지만 한국과 미국의 정서는 180도 다르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검찰 수사가 이어지면서 보수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소속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공식적으로 홍 대표에게 문제를 제기할 만큼 리더십도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4선 중진인 강길부 의원은 홍 대표의 사퇴릉 요구하다 결국 탈당을 선언하는 등 내부 불협화음도 그치지 않고 있다.

때문에 바른미래당 등에선 ‘보수’ 기치를 제대로 세워야 한다며 정계개편을 조심스럽게 거론하고 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선거대책위원장은 “지방선거 후에 진행될 정계개편을 준비해야 한다”며 “중도개혁의 제3세력이 정치의 중심에 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 의석수로 볼 때 자유한국당이 당장 휘청하지는 않겠지만 지방선거에서 TK 지역에 한정돼 고립된다면 분위기는 달라질 수 있다는게 관계자의 말이다.

물론 아직까지 주요 변수는 남아 있다. 남북정상회담이 여당에 호재로 작용했지만 ‘드루킹’ 사건과 북미정상회담 등 주요 이슈에 따라 민심의 향방은 달라질 수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회동에서 어떤 결과물을 내놓느냐에 따라 한반도 정세는 또 한 번 요동칠 수 있다.

이와 함께 야3당이 공동으로 특별검사법을 발의하며 드루킹 사건 점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전체적인 물줄기를 돌리지 못하고 있다. 남은 기간 수사 결과가 ‘뇌관’이 될 수 있다.

여당에선 현재 판세를 신중하게 지켜보며 입단속 주의보가 내려진 상황이다. 과거에도 노인폄하 발언 등으로 막판 힘든 싸움을 했던 과거가 있기 때문이다.

역대 선거와 비교할 때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상징후’를 보이고 있는 민심의 물줄기가 마지막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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