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닷컴> 장흥 갯길 따라-갯바닥 풍경

▲ ‘굴나무’들이 지천이다. 사촌리 갯벌

‘굴나무’들이 지천이다. 갯벌에 뿌리박고 묵묵한 위용으로 버티고 섰다. 굴 종패들을 키우는 굴막대들.

“물에다가 밭을 맨든다는 것이 산중에다 밭을 맨드는 것보다 더 심들어. 물 날 때배끼 못허는 일인께.”

지금은 성성한 굴밭이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마을 앞 갯벌은 죽어가고 있었다. 1960년 사촌리(안양면)와 바다 건너 장재도를 잇는 600m의 연륙제방이 들어섰던 탓이다.

 

▲ 개펄에도 밭이 있고 울타리가 있다. 남의 것은 반지락 한 개도 탐하지 않는 것이 갯가사람들의 양심이다.
▲ 제 몫을 다 살아낸 자의 휴식. 안양면 해창리

 

“고기란 것은 물을 따라서 노는 법인디 갑자기 막아논께 고기들이 ‘에이, 여그는 옛날하고 틀래서 못살겄다’하고 다 도망을 가불었어.”

장재둑 중간 120m를 헐고 2009년 완공한 장재교를 흐뭇하게 바라보는 사촌리 할아버지. 둑 아래로 물길이 다시 열리면서 안양면 일대 갯벌들도 되살아나고 있다.

 

▲ 개펄에 지은 집. 주인장들 따라 크기도 솜씨도 다르다.
▲ “저는 저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새가 남긴 이력서

 

불통은 죽음이고 소통은 살림인 것이다.

아프리카 코사족의 말에 ‘우분투'(Ubuntu)’라는 게 있다. ‘네가 있기에 내가 있고, 우리가 있기에 내가 있다’는 말이다.

뻘 위로 종종종 발자국을 남긴 새나 물 들면 흔적 없이 덮어져 버리는 개펄에 집을 짓는 게나 모두가 이 갯바닥에 기대 사는 지구별의 동지들. 너의 안녕이 나의 안녕이다.

글 남인희·남신희 기자 사진 최성욱 다큐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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