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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성인(聖人)되면 어떨까요

<박석무의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박석무lmaster@weeklyseoul.netl승인2018.06.1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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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석무

공자(孔子)의 제자 안연(顔淵)이 있습니다. 3천 명이 넘는 제자 가운데 공자가 가장 사랑하고 믿으며 크게 칭찬했던 제자가 안연이었습니다. 안연이 두고두고 사용하던 말이 있었으니 “순(舜)은 어떤 사람이고 나는 어떤 사람인가? 순임금처럼 노력하면 순임금이 될 수 있다(舜何人也 予何人也 有爲者 亦若是)”라는 내용입니다. 율곡 이이(李珥)는 조선의 대현(大賢)이었습니다. 16세에 사랑하는 어머니를 잃고 생사(生死) 문제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우연히 불교서적을 읽고 죽고 사는 문제에 대한 의구심을 풀어보려고 금강산으로 입산하여 스님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오래지 않아 다시 깨닫고 불교에서 유교로 돌아와 자신의 다짐을 ‘자경문(自警文)’이라는 이름으로 작성했습니다. 자신의 다짐 첫 번째 목표는 성인이 되는 것이라고 정하고, ‘성인의 목표에 이르지 못하면 나의 일생은 끝마치지 못했다’고 하겠다는 말까지 했습니다.

다산 정약용은 아들에게 보내 편지(『유배지에서 보낸 편지』)에서 “폐족(廢族)이야 벼슬하는 일에야 배척을 당하지만, 성인이 되는 일이나 문장가가 되는 일이나 통식달리(通識達理)의 선비가 되는 일에 무슨 장애가 있겠느냐?”라고 말하여 되려고 힘써서 안 되는 일이 무엇이 있겠느냐는 가능과 희망의 멋진 이야기를 해주고 있습니다. 보통 사람으로서는 감히 넘보기도 어려운 성인에 대하여 옛날의 어진 이들은 그렇게 쉽게 이야기하면서, 모두가 성인이 되도록 힘써야 한다는 경계의 말을 많이 했습니다.

더욱 쉽게 성인되는 일에 대하여 다산은 경전 해석을 통해 풀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요즘 사람으로 성인이 되고 싶어도 성인이 될 수 없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하늘(天)을 이(理)로 인식함이고, 다른 하나는 인(仁)을 사물이 만들어내는 이치(理)라고 인식함이며, 마지막 하나는 용(庸:중용의 용)을 평상(平常)으로 인식해버리는 것이다(今人欲成聖而不能者 厥有三端 一認天爲理 一認仁爲生物之理 三認庸爲平常:『心經密驗』)”라고 말하여 성리학, 즉 주자학의 관념적 사고 때문에 보통사람은 성인이 될 수 없다는 반주자학적 논리를 전개하였습니다.

누구라도 노력하면 성인이 될 수 있다는 안연·맹자·율곡·다산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성인이 될 방법이 없게 경(經)을 해석한 주자학의 문제점을 비판하고 있는 점에서 다산학의 창의적인 논리를 발견하게 됩니다. 주자는 하늘(天)을 이(理)로, 인(仁)도 이로, 중용의 용을 평상으로 해석하여 성리학을 집대성했지만, 성인이 되겠다는 방법으로는 적합지 않다는 내용으로 ‘다산학’을 이룩하게 되어 성인이 되는 길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만약 홀로 삼가 하여 하늘을 섬기고(若愼獨以事天), 애써서 관용과 용서로 인(仁)을 구하여 또 오래오래 쉼 없이 지속할 수만 있다면(强恕以求仁 又能恒久而不息) 그게 바로 성인이니라(斯聖人矣)(『심경밀험』)”라는 성인이 되는 길을 밝혔습니다. 하늘이 이치이고 인(仁)도 이치라는 성리학적 해석, 수백 년 동안 지속되던 이(理)라는 관념의 세계를 사람의 행위라고 인(仁)을 해석한 다산학은 보통사람 누구라도 노력하고 힘쓰면 성인이 되는 길을 열었습니다. 그래서 위당 정인보는 다산의 경학은 ‘민중적경학(民衆的經學)’이라는 평가를 내렸다고 보입니다. ‘하욤이 있는 사람(有爲者)’은 성인이 된다고 했으니, 우리 모두 다산의 뜻에 따라 성인되는 일을 하도록 해야 되겠습니다. 그렇게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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