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오 카쿠 지음/ 박병철 옮김/ 김영사

세계적인 이론물리학자이자 미래학자 미치오 카쿠가 단독으로 쓴 최초의 교양과학서 《초공간》이 출간되었다. 1994년 출간 후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며 ‘똑똑하고 날카로우면서 유머러스하고 친절한 물리학자’의 탄생을 알린 책이다. 2016년에는 ‘현대 과학의 필독서, 우리가 사고하는 방식에 변화를 일으킨 책’만을 골라 출간하는 ‘옥스퍼드 랜드마크 사이언스’ 시리즈에 포함되어, 명실상부한 현대과학의 고전임을 입증했다. 국내에는 1997년 김영사에서 출간되었다가 한동안 절판 상태였는데, 독자들의 요청에 힘입어 20여 년 만에 재출간되었다. 이번에 출간되는 《초공간》은 그간 《평행우주》《불가능은 없다》《미래의 물리학》《마음의 미래》 등 미치오 카쿠의 주요 저작들을 모두 번역한 박병철 박사가 새로 번역했으며, 옮긴이 주석과 해설 등으로 초판 출간 후 달라진 내용을 충실히 보강했다.

초공간(hyperspace)이란 4차원 시공간보다 차원이 높은 공간을 통칭하는 용어로서, 초공간이론은 ‘칼루자-클라인 이론’ ‘초중력이론’ ‘초끈이론’ 등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 이론은 아인슈타인이 말년에 몰두했던 물리학의 성배(聖杯),‘만물이론’의 유력한 후보로, 미치오 카쿠는 만일 초공간이론이 옳다면 우주에 관한 과학 및 철학적 개념은 혁명적인 변화를 맞게 될 것이라 확신하며 이를 현대판 ‘과학혁명’으로 규정한다. 저자는 ‘고차원 공간에 관한 이론’이 이처럼 그 의미가 큰데도 제대로 소개하는 책이 없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초공간》은 저자 스스로 말하듯 ‘초공간이론을 엄밀하면서 이해 가능한 수준으로 풀어 쓴 최초의 책’이며, 출간 후 25년이 다 되어 가는 지금까지도 ‘고차원 물리학에 관한 최고의 책’으로 손꼽힌다.

미치오 카쿠는 이 책을 4부로 나누어 집필했다. 1부에서는 초공간의 역사를, 2부에서는 초공간이론이 만물이론이 될 가능성을 알아본다. 3부에서는 공간이 찢어질 수도 있는지, 그 가능성을 타진하며 초공간이론을 통해 블랙홀, 웜홀, 평행우주, 시간여행, 외계생명체 등 흥미로운 주제들을 탐색한다. 마지막으로 4부에서는 초공간이론이 옳다면 언제쯤 그것을 활용할 수 있을지 알아본다.

<워싱턴포스트>는 이 책을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빙글빙글 돌거나 멈추는 놀이기구인 ‘틸트 어 훨(Tilt-A-Whirl)’에 비유했다. 자신의 어린 시절과 유명한 과학자들의 뒷이야기는 물론, 달리와 피카소, 도스토옙스키와 오스카 와일드 같은 예술가들의 이름이 튀어나오고, 아리스토텔레스, 토마스 아퀴나스, 칸트 같은 철학자들을 끌어들이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스타워즈> <스타트렉> <백 투 더 퓨처> <콘택트> 등 드라마나 영화가 수시로 등장하고,신(God)을 논하기도 한다. 이처럼 4부에 걸쳐 과학을 중심으로 역사, 예술, 종교, 철학을 종횡무진 오가는 미치오 카쿠의 서술 방식은 독자들에게 조금도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놀이기구 같은 이 책을 빠져나오면 문자 그대로 세상을 혁명적 방식으로 바라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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