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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없으면 기업의 이윤도 생존도 있을 수 없어”

<심층인터뷰> 안종주 한국사회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3회 한성욱 선임기자lse3399@weeklyseoul.netl승인2018.06.15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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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에서 이어집니다.> 

▲ 안종주 한국사회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음용수는 문제가 없나.

▲ 땅 속에 있는 라돈은 지하수로 스며들어 간다. 라돈뿐만 아니라 다른 방사성 물질들도 들어 있을 수 있다. 특히 라돈은 화강암 지대에 많다. 강원도와 충청도에 화강암이 많이 발달돼있다. 과거 국내 여러 지역을 측정한 결과, 자연방사성 물질인 라돈이 세계 평균보다 훨씬 더 높은 입방미터 당 127베크렐로 나왔다. 체코에 이어서 세계 2위다. 그 가운데서도 강원도 지역에서 많은 라돈이 나왔다. 강원도를 비롯해 대한민국은 라돈을 잘 관리해야하는 세계적으로도 위험한 국가라 말할 수 있다.

 

- 서울시민들이 먹는 물은 문제가 없을까.

▲ 음용수에도 방사능 물질 기준이 있다. 이번 라돈 침대 사태 이후 환경부가 라돈도 감시항목에 넣어 관리대책을 발표했다. 시민들은 ‘라돈 제로’를 원하지만 그렇게 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기준을 설정했다. 기준치 이상인 물은 원수(原水)와 음용수 등을 마시지 않도록 해야 한다. 대규모인 팔당댐의 수자원을 이용하는 곳은 규제대상이 아니다. 지역주민 몇 백 명이 모여 사는 지역의 간이정수장은 오염문제가 있다. 이런 지역은 음용수를 다른 것으로 바꿔야 한다. 공동체가 잘 정착돼 있는 곳은 물 관리를 별도로 할 필요가 있다. 과거에 오염이 심각했던 1980년대 서울의 노량진정수장 같은 곳은 3급수를 끌어다 쓰기도 했다. 물정수를 위해 활성탄이나 여러 종류의 화학소독물질을 투약해 침전물을 가라앉혔다. 해로운 미생물이 많으면 온갖 소독약을 더 많이 썼다. 소독약은 다양한 유기물질 덩어리다. 트리할로메탄 등을 생성시켜 발암위험도 있었다. 지금 수돗물은 1~2급수인 팔당댐의 물을 쓴다. 1980년대 후반 당시는 워낙 환경이 오염됐었고 2급수나 3급수 물까지도 끌어다 썼다. 당시 팔당댐 물도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가 1ppm인데 이 기준을 유지하지 못할 때가 많았다. 팔당댐 밑 하구의 수질은 대부분 기준치 이하였다.

 

- 해양심층수는 어떤가.

▲ 바다가 워낙 큰 공간이고 바다 밑은 햇빛이 비치지 않는다. 해양심층수는 수 백 미터 밑에서 자체적으로 형성된 순수한 물이다. 이 물은 연안에서 흘러온 강물도 아니고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물이다. 불순물도 거의 없고 미네랄도 풍부해 좋은 물로 평가 받는다. 그렇다고 해양심층수를 마치 신비의 물처럼 포장해서 판매하는 것은 잘못된 상혼이다. 업자들은 깨끗한 물에 대한 사람들의 갈망을 이용해 비싸게 물을 팔았다. 일반적으로 1급수는 불순물을 가라앉히고 윗부분 물은 마셔도 상관이 없다.

 

- 유전과 유황지대에 서식하는 박테리아가 있다는데.

▲ 석유가 많은 유전지역에서 특이하게 생존하는 박테리아들이 있다. 이들은 석유화학물질인 벤젠이나 포르말린 등을 잘 흡수해서 살아가는 미생물이다. 유황이 많은 곳에 사는 박테리아는 유황을 잘 이용해서 생존해 간다. 방사능 지역에 사는 미생물도 몸 안에 다량의 방사능을 흡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죽지 않고 살아남았다. 이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방사능 토양이나 중금속을 흡수해 살거나, 해양사고로 유출된 기름을 흡수하며 살아가는 박테리아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내가 아는 선배이자 해양연구원은 여수에서 좌초된 ‘씨 프린스’(Sea Prince)호에서 흘러나온 원유로 범벅된 지역의 갯벌 흙과 진흙을 채취해 연구실에서 살아있는 박테리아 배양실험을 했다. 원유에 죽지 않은 박테리아들을 대량으로 길러내는 연구를 하고 있다. 이런 박테리아를 기름에 오염된 지역에 살포해 해양을 정화하는 것이 목표다. 마찬가지로 방사능 박테리아 연구도 진행 중이다. 아직 상용화단계는 아니다. 각국이 연구 중에 있고 우리도 실험 중이다. 미생물을 이용한 환경오염 처리기술이 각광받을 날이 머지않았다.

 

- 식물들은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할까.

▲ 당연히 안전하지 못하다. 방사성 물질로 토양도 오염되어 있고, 핵실험과 원전사고로 방사능이 온 지구를 돌아다닌다. 그러다가 비나 낙진으로 지상에 떨어진다. 특이하게도 식물 중에 방사능을 몸에 잘 흡착하는 것도 있다. 이런 식물들을 찾으려 후쿠시마 사고 이후에 여러 지역을 탐사했다. 고등어, 명태, 멸치 등 수 십종의 어종들과 버섯, 가지 등을 조사해보니 능이버섯과 표고버섯 등에서 검출량이 상대적으로 수십 배 더 나왔다. 식물 스스로 방사능을 흡수한다. 자신은 죽지 않고 보호하면서 방사능을 정화하는 미생물도 있다. 유독물질을 분해하는 식물도 있다. 특정 식물들은 조사할 때마다 이상하게도 상대적으로 많이 나온다. 그렇다고 인체에 위험할 정도는 아니지만, 특정한 음식을 너무 많이 먹으면 몸에 좋지 않다.

 

- 수산물은 어떤가.

▲ 후쿠시마 원전사고 후 농수산물 수입이 금지되어 있고 정부도 항상 검사를 한다. 우리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수산물은 방사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수치상 결코 ‘제로’가 나올 수 없다. 일본만 해도 과거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됐고,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또 핵폭발이 있었다. 80년대 체르노빌에서도 대형사고가 있었다. 수소폭탄 실험은 북한을 비롯해 중국, 미국, 파키스탄, 소련도 많이 했다. 지금의 지구는 인공 방사성 물질로 오염돼 있다. 후쿠시마와 체르노빌 인근, 또는 핵폭탄 실험을 했던 지역들은 방사능에서 안전하지 않다. 바다와 강, 하천도 모두 미량이나마 오염돼있는 게 현실이다. 이것을 먹고 자란 수산물에서 미량이지만 방사능 물질이 검출된다. 특히 대량의 물고기 포식자인 상위그룹의 대형물고기들에서 방사성 물질이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와 관련 일본이 WTO에 제소했고 한국이 1차 패소판결을 받았다.

▲ 3~4년 전 한국 정부가 후쿠시마 8개현에서 생산된 수산물에 대해 수입금지 조치를 내렸고, 일본이 이에 반발해 한국을 WTO에 제소했었다. 한국이 1차 패소했고 재심을 요청한 상태다. 그런데 이 패소판결이 느닷없이 내려진 게 아니다. 일본은 승소 가능성을 99% 확신했다. 처음에는 패소하면 당장 수입이 재개될 것처럼 보였지만, 결론이 나려면 시간이 다소 걸린다. 일본이 제소했지만, 처음부터 한국이 승소하리라 생각하지 않았다. 체르노빌 사고는 내륙에서 일어났지만, 후쿠시마 사고는 바다에서 일어난 인류 최대의 사고다. 일본은 국제적으로 힘이 있는 나라다. 일본은 ‘후쿠시마 현이든 인근 연안 산이든 사전에 철저히 방사능 검사를 해서 국제기준치에 맞는 것만 수출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어쨌든 후쿠시마 사고는 아직까지도 우리에게 커다란 불안감을 주고 있다. ‘위험’이라는 것은 실제적이고 과학적인 수치로 평가할 수 없는 것이다. 국민들은 심리적, 정서적 그리고 피부로 강하게 느낄 뿐이다. 정치인들도 정책을 세울 때 이런 점들을 고려해야 한다. 2008년 광우병 사태도 정치적 측면과 심리적 요인이 강하게 결집해서 일어난 것이다. 당시 이명박 정부는 과학적 측면만 강조했다. 거기다 국민과 소통에 나서기보다 탄압을 가했기 때문에 ‘정치적 폭발’로 이어졌다.

 

- 마지막으로 환경문제와 관련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지금까지 환경개발과 환경보존은 서로 상충해왔다. ‘개발’은 과거 군사독재시절에나 먹혔던 개념이고 이념이었다. 환경을 생각하지 않는 개발이나 성장은 나중에 더 크게 발목 잡힐 수 있다. 여기서 나온 것이 지속가능한 개발이다. 노동자 안전과 시민 안전 등을 고려하지 않은 기업경영 또는 그런 제품을 생산하면 망할 수도 있다. ‘No Safety No Margin’, 즉 안전이 없으면 기업이윤도 없다. ‘No Safety No Survival’, 안전이 없으면 생존하지 못하는 시대가 됐다. 옥시 가습기살균제 사건에서 보듯 지금 다양한 생활제품과 의약품들이 시중에서 팔리고 있지만 문제가 됐던 기업들은 사실상 생활제품 생산을 접은 상태다. 일부는 사업권을 LG에 넘기거나 폐쇄했다. ‘물먹는 하마’ 같은 제품은 더 이상 만들지 않는다. 대진침대도 버티기 힘들 것이다. 근 2년간 소비자들이 불매운동을 워낙 세게 했고 국민들 인식도 좋지 않다. 본인이 알고 했던 모르고 했던 결과적으로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거나 불안하게 한 기업은 살아남기가 힘들다. 앞으로는 국민생명과 안전,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이 많아지고 성장해야 한다. 지역사회와 국가, 세계도 마찬가지다.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만이 국민 속에서 살아남을 것이다. 그러려면 국민들이 깨어 있어야 한다. 환경과 생명, 안전을 모토로 하는 기업제품을 구매하고 또 그런 기업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시스템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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