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갈노> 윤종수의 히말라야에서 보내온 편지

 

모두가 그를 따라간다. 
아무도 진리엔 관심이 없다. 
잘 먹고 잘 살아야지. 
우선 먹고 살아야지. 

지금 먹고 살아야지. 
그 후에야 
진리도 있는 것이지. 
모두 배부른 소리인 것이지. 

얼마 정도는 
마음을 가다듬고 자리에 앉아도 
조금만 지나면 
원점으로 돌아간다. 

그렇기에 우린 
길을 걷는 수밖에 없다. 
그렇게 도상에서 
죽는 수밖에 없다. 

날마다 
그를 생각하며 
자리에 앉아 
마음을 씻어야 한다. 

철새가 날아와 
집을 짓지 못하도록 
아귀처럼 달라붙는 
잡념을 떨쳐내야 한다. 

그것이 아니라면 
존재할 이유가 없고 
먹고 살아갈 
의미가 없다. 

그를 따라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에 올라야 한다. 
그와 함께 십자가에 달려 
마지막까지 비명을 질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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