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랄드 게를레 지음/ 목수정 옮김/ 문학동네

세계인권선언 전문을 아직 한 번도 읽어 본 적 없다면, 또는 읽어 본 적 있지만 어렵고 먼 얘기로만 느껴졌다면, 새로이 출간된 『세계인권선언』을 펼치자. 목수정이 우리말로 옮긴 『세계인권선언』은 사상 최초 "쉬운" 언어로 다시 태어난 세계인권선언이다. 어려운 문장 구조를 벗어나 오늘날 한국 시민들에게 쉽고 명료한 언어로 재탄생한 『세계인권선언』은 더 앞으로 나아가려는 우리에게 든든한 힘이 되어 줄 것이다.

『세계인권선언』에는 역사적 인물들의 생생한 목소리 또한 담겼다. 카를 마르크스, 한나 아렌트, 빅토르 위고, 시몬 드 보부아르 등 그 이름만으로도 우뚝한 인물들의 책, 연설문, 편지 중 인권과 관련된 부분을 한데 모아 볼 수 있다. 특별히 한국어판에는 세종, 나혜석, 전태일, 조영래, 박래군, 한상균, 류은숙 등 한국 인물들의 목소리가 추가되었고, 대한민국헌법 조항, 416연대의 선언문,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의 성명문 등 현대 한국 독자들에게 더욱 유의미하게 다가갈 문헌 또한 대거 발췌 수록되었다. 

시대적 맥락과 각 발화자의 정체성을 생생히 드러내는 "살아 있는 목소리"가 함께 들려올 때, 비로소 보편의 단어로 이루어진 세계인권선언은 그 의미를 확장하여 우리 삶에 더욱 밀접하고 긴밀한 언어로서 다가올 것이다. 또한 세계가 주목하는 동시대 아티스트 30명의 일러스트레이션, 그리고 한국 시민 99명의 권리 선언문 등 오늘을 함께 살아가는 동료 시민들의 목소리는 아직 광장에 서 있는 우리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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