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갈노> 윤종수의 히말라야에서 보내온 편지

 

그것이 전부인 양 
자기가 최고인 양 
그 안에 가두어 
나오지 못하게 한다.

어려운 길은 진리가 아니라고 
믿기만 하면 되는 것이라고 
십자가의 길을 
버리게 한다. 

그가 그렇게 힘들게 
삶을 바쳐 걸어간 길을 
하루 아침에 
우습게 만들어 버린다. 

생각 없이 
깨달음에 이르고 
고뇌 없는 환희가 
세상에 있었던가? 

물론 그가 말했던 길은 
걸어가기가 너무 어렵고 
형식에 얽매이는 
율법의 길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것은 
입으로 시인만 하면 
하늘에서 떨어지는 
값싼 구원은 아니었다. 

어둠 속에서 
진주는 빛나는 법이고 
오랜 세월 속에서 
바위는 다듬어지는 것. 

나무는 열매를 보아서 
진위를 알 수가 있고 
말은 결과를 통해서 
드러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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