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민심 다시 꿈틀

자유한국당 ‘김병준호’는 과연 순항할 수 있을까. 제1야당이 노무현의 남자였던 김병준 비대위원장을 필두로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는 가운데 부산, 경남 민심이 또 다시 요동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PK 지역은 더불어민주당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한달 새 민심의 변화는 눈에 띄게 다르다. 아직 절대 강자가 나오지는 않고 있지만 그 어느 곳보다 정치권 동향에 민감하다는게 정치권의 평가다. 자유한국당의 부활 움직임이 성공할 수 있을지 살펴봤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효과’가 시작된 것일까.

최근 PK 지역 민심이 또 다시 이상 징후를 보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면서 요동치는 분위기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PK 지지도는 ‘최순실 사태’가 발생한 2016년 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당 지지율도 자유한국당에 역전 당한 것으로 나타나 총선을 준비 중인 지역 정가에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도 하락은 전국적인 현상이지만 PK지역에선 유독 심하다는게 관계자의 말이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16∼1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PK 지지도는 45.5%를 기록했다. 이는 문 대통령의 전국 평균 지지도인 61.7%보다 16.2% 낮은 수치다. 대구·경북의 지지율인 56.3% 보다 낮다. 그만큼 PK 지역의 민심이반 현상이 뚜렷하다는 얘기다.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PK지역의 부정평가는 43.3%로, 긍정평가와 불과 2.2%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문 대통령에 대한 전국 평균 부정평가는 32.3%로 큰 차이를 보인다.

집권여당인 민주당의 지지도 하락세도 분명해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 민주당의 PK 지지도는 31.2%로, 전국 평균(41.8%)보다 10.6% 낮았다. 이에 반해 자유한국당은 36.6%를 기록 1년 8개월여만에 민주당을 앞섰다.

한국당의 PK 지지율은 전국 평균(19.5%)보다 17.1% 높고, 보수성이 가장 강한 TK의 27.2%보다 앞섰다. 이에 반해 한때 50.1%까지 치솟았던 민주당의 PK 지지도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김병준 살생부‘ 관심

지역 정가에선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안이 노동계와 소상공인, 진보와 보수 진영으로부터 동시에 비난을 받고 있는 것을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여기에 근로시간 단축, 북·미 관계 성과 미흡, 드루킹 특검 수사 급물살 등 전국적인 이슈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둘러싼 부·울·경 광역단체 및 여권 내부의 이견과 심각한 친문 내분, 민주당 지역위원장 인선 잡음 등도 상처를 남겼다.

자유한국당에선 홍준표 전 대표의 퇴장과 '노무현의 남자' 김병준 국민대 교수의 비상대책위원장 등장을 이유로 꼽는다. 김 위원장의 행보에 안정감이 느껴지면서 재결집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는 얘기다.

‘구원투수’로 나선 김 위원장의 행보에 보수진영의 운명이 달렸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김 위원장은 이와 관련 “과거지향적인 인적청산은 반대한다”며 일단 민감한 인적쇄신은 뒤로 미뤘다. 일부 초선 의원들은 비대위에 힘을 실어주자고 뜻을 모으는 등 원군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인적쇄신 없는 비대위가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혁신은 기본적으로 인적쇄신인데 현재의 틀을 그대로 가지고 가면 희망은 많지 않다는 얘기다.

김 위원장은 일단 당의 이념과 가치 재정립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가가 시민사회와 시장에 지나치게 개입하지 않고 공동체들이 자율적으로 국가를 만들고 경쟁력과 혁신을 만드는 자율의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애초에 공천권과 관련해 어떤 권한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해 본 적 없지만 당 대표로서 당협위원장에 대한 교체 권한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여지를 남겼다. 비대위가 당협위원장을 교체하면 총선 때 간접적으로 인적 쇄신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게 김 위원장의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그는 “사람만 바꿔선 안 된다. 정치적 언어가 바뀌어야 한다”며 “히딩크 감독이 오고 작전개념이 달라지고, 축구의 언어가 달라졌다”고 자신의 청사진을 밝혔다. 하지만 김영란법 위반 의혹 등 도적적인 치명타가 나온다면 김 위원장의 입지를 다시 축소될 수 밖에 없다.

PK 민심이 다시 동요하는 등 여전히 불안정한 정치 지형도 속에서 자유한국당이 ‘회생’의 빛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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