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에 집중된 정부 농업정책, 국민 건강과 안전은 없어”
“대기업에 집중된 정부 농업정책, 국민 건강과 안전은 없어”
  • 한성욱 선임기자
  • 승인 2018.07.25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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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인터뷰> 박행덕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3회

<2회에서 이어집니다.>

▲ 박행덕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 바이엘과 몬산토가 합병했다.

▲ 그동안 국제 곡물가격이 하락세인데다, 글로벌 농화학기업들도 경영에 타격을 받으면서 인수합병으로 몸집불리기를 해왔다. 다각화됐던 세계 종자시장과 농산물시장이 단일화로 급변하고 있다. 과거 7~8개 회사가 시장을 놓고 경합했다가 3~4개 정도로 줄어들었고, 몸집을 키우면서 경쟁도 더 치열한 상황이다. 대대적인 시장개편이 진행되고 있다. 단일품목만 취급하던 이들 기업들이 이제는 문어발식으로 다양한 품목으로 확대하고 있다. 독일의 바이엘도 그런 식으로 갈 것이다. 원래 농업유통 분야로 시작한 바이엘은 이전부터 농화학회사인 몬산토를 합병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결국 몬산토를 73조원에 사들였다. 향후 세계농산물과 의약품 공급이 이들 공룡기업에 의해 좌지우지 될 우려가 크다. 바이엘은 세계 농화학시장 점유율을 32%로 끌어올리려고 한다.

 

- ‘스마트 팜’(Smart Farm) 사업, ‘농업계의 4대강 사업’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데.

▲ 문제는 예산이 나와 있는 것도 아닌데 무리하게 강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용역이나 산업영향평가도 아예 없다. 우리가 이것을 ‘농업계 4대강 사업’이라 부르는 이유다. 농업을 죽이고 대기업만 살리겠다는 거다. 이것이 현 정부의 본질이다. 최근의 남북관계 변화에 따른 긍정적인 역할에도 불구하고, 노동자와 농민을 위한 어떤 근본적인 정책 마련은 없다. 농업홀대는 여전하다. 농업과 농산물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도 없다. 근본개혁을 하기에는 이념과 신념 자체가 없다. 촛불정부는 신자유주의 적폐청산을 위한 개혁의 칼자루를 내려놓고 말았다. 노동시간 52시간 단축에서 보여준 정부의 비타협적인 태도도 문제다. 누가 봐도 대기업 친화다. 가진 자를 옹호하는 종합부동산세만 해도 그렇다. 기득권의 눈치만 보고 있다.

 

- 소농의 붕괴가 가속화되고 있다.

▲ 위에서 얘기한 1조원이 드는 ‘스마트 팜’ 사업도 결국 대기업용이다. 정부가 직접 전면에 나서면 욕을 먹으니까 우회 전략을 썼다. 대규모 농업으로 소농을 죽이겠다는 거다. 농민을 농업노동자로 내쫓으려는 획책이다. 상당히 심각한 문제다. 전농은 계속해서 ‘소규모 다품종 가족농업’을 주창하고 있지만, 정부는 그 반대로 가고 있다. 전농은 정부의 이러한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어떻게 하든 막아내야 한다. 자칫하면 농민들 모두가 문을 닫는 비상사태가 올 수 있다. 현재 500~1000평의 소규모 농가에서 출하되는 파프리카나 토마토만 해도 남아돌아간다. 이런 상황인데도 대규모 농업 정책을 강행하겠다는 거다. 대기업의 농업 진출을 도와주고 있다. 정부가 FTA 체결에 대한 보상으로 축산농가의 소 매입비를 지원해줬지만, 그것도 50~70%에 그쳐 소규모 축산농가들이 무너졌다. 애초부터 정부계획은 대규모 축산정책이었다. 살아남은 곳은 규모화 된 축산업자다. 그 결과 소고기 값 급등이라는 기현상을 목격하고 있다.

 

- 먹거리 안전도 우려스럽다.

▲ 현 정부의 정책기조에 국민의 건강과 안전 보장은 없다. 대기업의 이익을 지켜주는 데만 집중돼있다. 국민 먹거리 안전성 문제만 해도 관련 규제들을 더 강화해야 하는데, 오히려 규제를 풀었다. 당국이 이런 문제를 복원시켜야 하지만 그런 움직임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대기업을 위한 농업정책에 집중돼 있다. 종자산업 또한 마찬가지다. 대기업의 종자산업 육성에만 매달려 있다. 농민을 위한 정책은 어디에도 없다. 식품안전성 문제도 큰 틀에서의 접근이 보이지 않는다. 농정관료들의 관심은 오로지 관련 대기업과 산업계를 위해 얼마나 이익을 내는가에만 쏠려있다.

 

- 쌀값 현실화도 난제다.

▲ 올해가 5년마다 벌이는 쌀 목표가격 설정의 해다. 밥 한 공기 원가가 200원 남짓했는데, 국민들에게 300원으로 맞춰줄 것을 호소할 계획이다. 그래야 농민들도 웃으면서 농사를 지을 수 있지 않겠는가. 이유는 단 하나다. 문재인 정부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8350원으로 잡았다. 전체 도합 34%를 올린 것이다. 우리 농민들도 18만원 하는 쌀 한가마니 값을 내년부터 24만원은 받고 싶다. 34% 올린 것이다. 그러면 밥 한 공기 원가가 300원이 된다. 최저임금을 농민들에게도 적용해야 하는 것이다. 농민들에게 쌀값 24만원은 다음해에 농사짓기 위한 최소한의 기초영농임금이다. 결코 무리한 요구가 아니다. 광화문의 촛불농심은 당당한 쌀값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 농업역군 ‘1000 간부’ 운동을 진행하고 있는데.

▲ 임기 내에 각 지역 시군별 1000명의 전농 간부 육성에 힘을 쓸 것이다. 전농이 육성한 간부들은 농민생존권과 국민밥상을 지키는 파수꾼이 될 것이다. 사회적 측면에서 농업을 선도하며 농업 지킴이로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농업이 말살되고 농민이 죽어가는 대한민국의 미래농업을 이끌어 갈 핵심 '팜 리더'(Farm Leader)로 거듭나게 된다. 그렇게 되면 국민들의 농업에 대한 인식도 상당히 달라지리라 본다. 국가가 주도적으로 하지 못하고 있는 미래 농업정책에 전농의 1000 농업일꾼들이 농업혁명의 선두에 나서게 될 것이다.

 

- 올 하반기 전농의 활동계획은.

▲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강조했던, 먹거리를 위해 희생해온 농민들을 위한 ‘농민수당’ 국회통과 운동을 계속할 예정이다. 그동안 농민들이 국가와 사회에 기여했던 공헌도에 걸맞은 농민수당제에 대한 반응도 좋다. 큰 성과도 거뒀다. 일부 지자체와 광역단체에서 지원하겠다고도 한다. 각 시군에서도 약간 변형된 부분은 있지만 농민수당을 받아들여 돕겠다고 많이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올 하반기부터는 남북통일 사업에도 역점을 두고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 마지막으로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따로 바라는 것은 없다. 농정 당국자들에게 바라는 것은 오직 하나다. 농민들이 요구하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올바로 듣고 거기에 적합한 정책을 입안해서 바로 집행할 수 있기를 바란다. 문제는 대통령보다 대한민국 농정을 담당하는 최고기관인 농림축산식품부 관료들이 먼저 바뀌지 않으면 공염불이라는 것이다. 오죽하면 공공개혁 시민단체들도 ‘개혁대상은 바로 당신들이다. 당신들이 빨리 바뀌어야 농업이 완전히 개혁된다’고 말할 정도다. 정부는 농민들이 무엇을 원하고 있고, 어떤 정책을 펴야할 지를 명확히 들어야 한다. 농심을 깊이 들여다보고 농민의 뜻을 존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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