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적폐 청산’ 촛불명령 거부한 정부, 실망 넘어 분노”
“‘교육적폐 청산’ 촛불명령 거부한 정부, 실망 넘어 분노”
  • 한성욱 선임기자
  • 승인 2018.08.08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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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인터뷰> 조창익 전교조 위원장-1회

지난 7월 16일, 아스팔트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는 청와대 앞에서 무기한 단식 투쟁에 들어간 이가 있다. 조창익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위원장이다. 섭씨 40도를 오르내리는, 서울 기상 관측 이래 111년만의 기록적 폭염이 이어지는 극한의 날씨.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그의 단식 투쟁은 그치지 않고 있다. 교육적폐 청산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촛불정부의 ‘교육 불통’과 ‘노동 불통’에 대한 저항의 몸부림이다. 박근혜 정권이 법외노조로 철퇴를 가했던 전교조.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때 직권취소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뤄진 것은 없다. 전교조 해직교사 24명의 복직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올 가을 정기국회에서 다뤄질 교사의 노동3권 보장 법안도 통과여부가 미지수다. 2016년 광화문광장에서 터져 나왔던 촛불의 외침, 그리고 들어선 촛불정부. 조창익 위원장은 하지만, 최소한 교육개혁에 있어서는 과거 수구정권과 다를 게 없다고 했다. (인터뷰는 3회에 걸쳐 게재됩니다.)

 

▲ 조창익 전교조 위원장

 

전교조의 6만 조합원이 요구하는 것은 간단하다. 바로 ‘원상복귀’다. 2013년 10월 24일 박근혜 정권은 조합원 자격을 문제 삼아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만들었다. 그 근거는 노태우 정권 시절 삽입된 노동조합법 시행령 9조 2항이다. 하지만 그동안 한 번도 적용되지 않은 사문화된 규정이었다. 전교조는 헌재에 위헌투쟁까지 벌였다. 그러나 박근혜 정권 시절 헌재는 ‘적용에 신중하라’고만 판단했다.

청와대 앞 집회장엔 타는 듯한 햇볕이 작렬하고 있다. 습도와 함께 후끈 달아오른 아스팔트 열기가 이곳을 휘감고 있다. 구호 현수막을 배경으로 매트위에 가부좌 자세로 앉아 있는 조 위원장의 눈빛은, 하지만 폭염도 꺾어놓을 기세다.

“정부의 노동적폐와 교육적폐 청산문제는 여전히 제자리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개혁의 발걸음을 한 발짝도 떼지 못하고 있다.”

조 위원장은 현 정부가 과거 적폐정권과 똑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말한다.

“노동부 내에 설치된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이하 노동개혁위원회)가 법외노조 취소권고문을 냈지만 장관이 정면으로 거부했다. 교육개혁의 칼날도 녹이 슬기 시작했고, 공약했던 전교조 법외노조 해방 공언(公言)도 공언(空言)으로 드러났다.”

조 위원장은 ‘노동존중사회’도 빛을 잃고 있다고 했다. 노동적폐 청산 과업을 위임받은 노동개혁위도 유명무실하기는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개악된 근로기준법과 최저임금법이 오히려 노동자의 삶을 옥죄고 있다는 지적이다. 조 위원장은 “약자인 노동자와 민중에 대한 배려가 너무 없다. 노동자들은 노동존중사회 정책이 노동자를 오히려 사지로 내몰았다고 한숨짓고 있다”고 토로한다. 그는 또 “교육개혁 주체로서 아이들에게 참된 교육을 하도록 기회를 부여해야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노동존중사회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직권 행정취소만이 참교육을 펼칠 수 있는 해법이다. 교사에 대한 노동기본권과 정치기본권, 성과급, 교원평가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라고 했다.

날씨 탓인지 전교조외 다른 집회자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폭염 속에서 이어지는 조 위원장과 전교조 조합원들의 단식 투쟁에 촛불정부가 어떤 답변을 내놓을 지는 미지수다. 전교조 최대 당면 과제인 법외노조 취소 문제와 노동3권 보장 문제, 신자유주의 교육체제와 교육적폐 청산 등에 대해 깊이 있게 들어보았다. 다음은 심층인터뷰 전문이다.

 

 

- 6일로 단식투쟁 20일을 넘겼다. 건강은 어떤가.

▲ 폭염이 연일 계속되고 있지만, 기력이 아주 떨어진 것은 아니다. 다만 눈이 좀 불편해졌다. 각막이 건조해져 말라붙으면서 찢어지기도 했다. 햇빛이 강해 각막보호 선글라스를 착용하지 않으면 힘들다. 전에 없었던 고혈압도 생겼다. 진단 결과 이완기 혈압이100~110mmHg으로 나왔다. 고혈압 2기에 해당하는 수치라고 하더라. 아침에는 낮다가 낮이 되면서 혈압이 높아지지만 심신이 안정되면 나아지리라 본다. 폭염과도 관계가 많은 것 같다.

 

- 최악의 폭염 속 단식 투쟁을 선택한 이유는.

▲ 2017년 11월과 12월에도 장기 단식 농성을 한 바 있지만, 박근혜 정권의 최대 교육적폐인 ‘전교조 법외노조’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의지 때문이다. 현 정부의 노동부가 설치한 노동개혁위원회가 ‘법외노조통보’ 직권취소를 권고했지만 끝내 거부됐다. 법무부만 해도 적폐청산개혁위원회의 권고를 모두 받아들였지만, 유독 노동개혁위원회의 권고는 무산시켰다. 전교조가 줄곧 주창한 법외노조 무효처분 문제도 더 이상 먹히지 않고 있다. 곧 있으면 가을 정기국회가 열린다. 헌법 개정에 따른 교사 노동3권 보장법 통과 문제도 있고, 최근에 불거진 대법원 재판거래와 노조문제에 대한 정부의 미온적인 대처도 작용했다.

 

- ‘법외노조’ 해결 없이 노동존중사회 가능할까.

▲ 앞에서 얘기했듯 노동부에서 지난 2일 설치한 노동개혁위원회가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문제에 관해 직권으로 즉시 취소 권고문을 냈다. 노조법 시행령 9조 2항 조기삭제를 통한 해법도 제시한 상태다. 국민이 부여한 적폐청산 과업을 수임 받은 노동개혁위원회가 ‘즉시 직권취소’를 첫 번째로 권고했지만 무산됐다. 정부는 전교조 법외노조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 교육개혁의 주체로서 교육현장에 있는 아이들에게 참된 교육의 기회를 부여해야 함에도 오히려 역행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촛불정부를 자임하면서 내놓은 노동존중사회가 동력을 잃고 있다.

 

- 노동부 장관은 왜 ‘즉시 취소 권고’를 거부했을까.

▲ 너무 옹색한 태도다. 장관이 설치한 자문기구에서 권고했음에도 이제 와서 정면으로 부인하는 것은 자가당착적 모순이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촛불광장에서 외쳤던 적폐청산은 국민의 지상명령이다. 이것을 장관이 거부했다. 다시 한 번 심각하게 재고해야 한다. 지금 민변을 비롯한 여러 시민단체에서 장관으로 하여금 이 문제를 다시 재고해서 ‘즉시 취소 권고’에 협조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김영주 노동부 장관은 지난 6월 20일 청와대 대변인이 밝힌 ‘가이드라인’에 따라 직권취소 불가방침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다. 최근에 몇몇 장관 교체설이 돌고 있는 상황에서 청와대 가이드라인에 굴복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지난 6월 19일에 가졌던 전교조와 노동부 간 노정교섭 간담회 자리에서 장관이 밝혔던 말을 완전히 뒤집은 것이다. 법률검토를 거쳐 직권취소가 가능하다는 판단이 나오면 청와대와 협의해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던 것과 전혀 다른 태도다. 그런 흐름에 따라 노동개혁위원회도 다양한 법률검토와 시대적 상황을 감안한 권고안을 내놓았지만 제동이 걸렸다.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직권취소가 가능하기 때문에 강력하게 ‘즉시’ 또는 ‘조기’라는 말까지 썼다. 이미 전교조 문제는 해답이 나온 것이다. 그럼에도 이행하지 않는 것은 상당히 큰 실책이 아닐 수 없다.

 

- 직권취소가 이뤄진다면 이후는.

▲ 정부의 직권취소는 전교조와 제도권 교육이 결합한 참교육의 기회가 부여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게 된다면 교육부가 정책을 생산하는데 있어서 단체협약을 통한 집단적인 의제에 대한 상부전달이 가능해진다. 제도적인 법적개선에서부터 실질적인 교육현장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 법적지위 허용은 대한민국 전체 교육개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정당한 노동조합이자 권리회복을 위한 많은 진전들이 뒤따르게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도 해직교사가 24명이고, 20여 명이 중징계 상태다. 이들이 다시 교육현장에 복귀하게 되면 그것은 한 개인의 영예다. 또한 교사로서 아이들과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부여 받는 것이다. 향후 사무실을 제공받거나 정부의 각종 위원회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도 주어진다. 새로운 세상으로 갈 수 있는 기능을 부여받는 것이다.

<2회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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