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쓱한 20%대 회복

자유한국당이 ‘마의 20%’대를 회복하며 기지개를 펴고 있다. 과거의 위용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일단 한숨을 돌리는 분위기다. 지난 지방선거 때의 참패는 여전히 생각하기도 싫은 악몽이다. 한국당은 지난 16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20%대 지지율을 회복하며 반등의 조짐을 알렸다. 부활했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여당 지지율 하락에 따른 반사이익이라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김병준 효과’ 또한 정기국회와 한가위 전후가 최대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수면 아래서 바쁘게 움직이는 제1야당의 분위기를 살펴봤다.

 

 

탄핵 정국을 거치며 초토화됐던 지지율이 서서히 부활하고 있는 것일까.

한국당의 지지율이 최근 20%대를 돌파하며 회복의 기미를 알렸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13∼14일 전국 성인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 결과 한국당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0.9% 오른 20.1%를 기록했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지난주보다 3.6% 떨어진 37.0%, 문재인 대통령은 55.6%를 기록됐다. 여권 지지율은 정권교체 이후 역대 최저치다.

일단 한국당은 정기국회를 앞두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19대 대선 패배, 제7회 지방선거 참패 등을 거치며 제1야당의 지지율은 바닥으로 급전 직하했다.

홍준표 전 대표가 떠나고 새로운 구원투수로 영입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체제가 들어서면서 미세하게나마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선 60대 이상 연령대에서 30.8%의 지지를 받으며 25.2%인 민주당을 앞섰다.

지역별로 봤을 때도 대구·경북에서 지난주보다 7.0%나 상승했다. 한국당이 최근 북한산 석탄 국내 유입 등 안보 이슈를 선점한 것과 건국 논쟁 등을 벌이며 TK의 핵심 지지층을 결집한 결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정치권 관계자는 “한국당의 경우 과거 콘트리트 지지층이 25%란 말을 들을만큼 기본적인 힘이 있다”며 “아직 그마저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여권에 대한 인식이 냉정해지면서 반사이익의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때문에 한국당에게 다시 기회가 오고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 대안으로 굳건히 설 만큼은 아니라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재창당 수준 리모델링’

한국당 관계자는 제1야당의 위력을 제대로 찾기 위해선 최소한 30%대는 넘어야 한다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정의당과도 큰 차이가 나지 않은 상황에서 20%대 회복에 일희일비하는 것은 섣부르다는 것이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성태 원내대표는 최근 앞다퉈 문재인 대통령과 여권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연일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과 탈원전 정책 등 주요 정책을 집중적으로 비판하며 날을 세우고 있다.

여기에 김 원내대표는 재창당 수준의 당 리모델링을 통한 '야권 재편'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른바 보수통합론을 공론화한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친박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김병준 체제'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다. 당 정체성에 대한 온건파와 강건파의 시각도 좀처럼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김 비대위원장은 고용 쇼크를 겨냥하며 “아마 많은 분들이 정책적 방향의 전환이 있지 않을까 기대했겠지만 역시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며 "지금 고용이 유사 이래 이렇게 나빠질 수 없는데도 결과는 결국 4조원을 더 집어넣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는 “김 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비대위원들의 활동에 의원들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며 "임시체제의 보수를 끝내고, 통합 보수 야당 건설을 위한 그런 재창당 수준의 야권 리모델링(재편)을 깊이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비대위가 당 소속 의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당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계파 갈등과 보수 분열이었다. 뒤 이어 탄핵과 대선 패배에 대해 사과와 반성 없이 책임을 회피했기 때문이라거나 당 리더십과 위기관리 시스템 부재로 야당으로서 정책 이슈 선점과 대안 제시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이 외에 이념과 가치 부재로 인한 정체성 혼란, 막말과 거친 언행으로 품격 상실, 공천 논란을 비롯한 인재 발굴과 육성에 소홀해 세대교체 실패 등이 지적됐다.

지지율 20%대를 회복했지만 한국당이 가야할 길은 아직도 첩첩산중이다. 무엇보다 현 체제는 말 그대로 ‘비상체제’다. 김 위원장이 연일 경제 이슈를 제기하며 이전과는 다른 행보를 걷고 있지만 추석 연휴 전까지는 좀 더 확실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김병준 체제가 가을 정기국회를 거치며 확고한 ‘대안 세력’으로 다시 탈바꿈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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