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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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영식 기자
  • 승인 2018.09.14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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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뉴스지금여기> 장영식의 포토에세이
▲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은 지난 9년간 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을 다했습니다. 그러나 그들 앞에는 절벽이라는 한계상황 뿐이었습니다. 폭도로 내몰았던 국가권력의 조직적 폭력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장영식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이 전원 복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참 기나긴 세월이었습니다. 쌍용자동차 정리해고에 저항했던 노동자들에 대한 가혹한 탄압에는 국가의 모든 권력이 동원됐습니다. 청와대와 국정원 그리고 기무사와 경찰, 검찰까지 동원됐습니다. 그것도 모자라서 국가권력은 대법원을 조종하여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마지막 희망까지 짓밟았습니다.

국가 권력의 조직적인 탄압이 진행되는 동안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은 하나둘 목숨을 끊어야 했습니다. 그 가족들까지 벼랑 끝으로 몰렸습니다. 지금까지 서른 명의 희생자가 나오는 동안 쌍용자동차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은 우울, 공황장애, 암, 이혼, 돌연사, 자살이라는 단어들과 함께 살아야 했습니다.

2009년 여름, 그 참혹했던 날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두운 비밀의 껍질이 벗겨지고 있습니다. 진실의 문이 조금씩 열리고 있습니다. 이제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에 대한 조직적인 국가폭력에 연루되었던 모든 일들이 숨김없이 밝혀져야 합니다. 그리고 그 책임자들을 처벌해야 합니다. 또한 국가는 쌍용자동차 노동자들과 희생자들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해야 합니다. 폭도로 내몰렸던 노동자들의 명예회복이 즉각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와 동시에 희생자들에 대한 국가적 배상도 이루어져야 합니다.

우리는 그동안 참 나쁜 불량국가에서 살았습니다.
 

▲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정리해고에 개입한 국가의 모든 공권력에 대한 진상규명과 사과, 책임자 처벌과 함께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명예 회복, 서른 명의 희생자들에 대한 국가의 배상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장영식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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