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의 여정’ 언급

제1야당이 돌아온 ‘홍풍’에 술렁이고 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두 달간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차기 당권 도전을 놓고 긴장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지난 지방선거 패배 이후 존재감이 약해진 홍 전 대표지만 아직도 당내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은 적지 않다. 일각에선 그의 행보가 차기 당권을 비롯 다음 대선까지 보수 진영 전체를 흔들 수 있는 변수로 꼽고 있다. 올 후반기 자유한국당 내 역학 구도를 전망해 봤다.

 

 

예전같지는 않지만 홍 전 대표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다.

두 달 여간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홍 전 대표는 향후 정치 행보에 대해 말을 아끼는 분위기지만 여운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당권을 잡으려고 새롭게 정치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일단 선을 그었다.

김병준 비상대책위 체제에 대해서도 “평가하기는 좀 그렇고 고생하고 계신다” 정도로만 언급했다. 일단 당장의 갈등 상황은 피하는 분위기다. 홍 전 대표가 외국에 머무는 동안 한국당은 김병준 비상대책위 체제로 탈바꿈해 재건 작업에 열중해 왔다.

하지만 홍 전 대표는 “친박들이 내가 겁이 나는 모양인가. 이제는 친박들과 아웅다웅 싸울 입장이 아니다”며 날 선 감정도 일부 감추지 않았다. “패전지장을 공항에 나와 반갑게 맞아준 여러분들의 정성에 정말 감사드린다. 잊지 않도록 하겠다”는 등 정치 재개에 대한 의지도 재확인했다.

그를 보는 한국당 내 시선도 복잡하다. 김 위원장은 홍 전 대표의 발언에 “아주 좋은 덕담을 해준 것으로 이해한다”고 했지만 애써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강효상 의원 한 명만 귀국 현장에 나갈 만큼 아직 적극적인 세결집 분위기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지난 대선 후보였던 ‘홍준표’라는 이름은 여전히 무시할 수 없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김병준 비대위를 비판하며 홍 전 대표의 노선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여전히 수면 밑에선 나오고 있다.
 

견제 분위기 ‘여전’

무엇보다 차기 당권이 누구에게 갈지가 최대 관심사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김무성 의원 등이 보수 진영의 차기 주자로 꼽히는 상황에서 홍 전 대표의 존재감은 그 자체만으로도 경쟁력이 있다.

특히 홍 대표는 “남은 세월도 내 나라, 내 국민을 위해 혼신을 다해 일할 것”이라며 “봄을 찾아가는 고난의 여정을 때가 되면 다시 시작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조만간 정치 활동을 재개할 것임을 암시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치권에선 홍 전 대표가 다시 한국당 당권 도전에 나설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당 안팎에선 홍 전 대표가 내년 초 치러질 예정인 전당대회를 통해 당대표에 재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홍 전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 “지금 내가 할 일은 대한민국을 위해 하는 일이다. 당권을 잡으려고 새롭게 정치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국당 일각에선 홍 전 대표가 차기 전당대회에 출마할 경우 제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지만 홍 전 대표는 “이제는 친박과 아웅다웅 싸울 입장이 아니다”고 말했다.

현재 당 안팎에선 김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신주류와 홍 전 대표, 비박계 좌장인 김무성 의원, 기존 친박계 등이 당권 경쟁을 놓고 승부를 펼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홍 전 대표의 날선 공세는 여전하다. 홍 전 대표는 현 정부의 경제정책과 관련 “경제는 경제 논리로 풀어야지 이념이 들어가면 국민이 피곤해진다”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어떤 이유로든 증세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계 전체가 감세 정책 방향으로 가는데 유독 대한민국만 증세하며 거꾸로 간다”며 “세금을 올려 나라를 운영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홍 대표가 당분간 기존의 SNS 정치를 이어가며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후 내년 전대나 차기 대선을 놓고 다시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돌아온 ‘홍풍’으로 들썩이는 한국당이 어떻게 올 후반기를 보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손학규 대표 체제로 바뀐 바른미래당과의 관계 설정도 중요한 변수로 떠 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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