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즈넉함과 친절함, 정감이 넘친다, 이곳!
고즈넉함과 친절함, 정감이 넘친다, 이곳!
  • 정다은 기자
  • 승인 2018.09.18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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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탐방> 답십리시장

동대문구 답십리에는 답십리역 바로 앞의 동부시장, 답십리역 사거리 부근에 있는 답십리현대시장, 답십리 사거리에 있는 답십리시장 세 곳의 대표 시장이 있다. 앞서 답십리현대시장은 소개해 드린 바 있다. 이번엔 답십리시장을 찾아갔다.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답십리시장. 전통시장만의 먹거리와 동대문구의 또하나의 패션상권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다양한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신선하고 저렴한 가격으로 타 상권과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며 많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버스를 타고 답십리 사거리에서 내린다. 사거리에서 오르막 쪽으로 오르다보면 중간쯤 시장이 있다. 꽤 가파른 오르막길이다. 사람들이 하나같이 엉금엉금 걸어 올라간다. 대부분은 언덕 위 아파트 단지로, 나머지는 시장골목으로 들어간다. 저녁거리를 사기 위해서다. 그들을 따라 시장으로 들어간다.

아기자기한 시장 분위기. 전통시장의 느낌보다는 잘 정돈된 자그마한 동네시장 냄새가 물씬 풍긴다. 좁은 골목 사이 옹기종기 붙어있는 상점들. 통일된 간판 덕에 질서 있고 깔끔해 보인다. 점포마다 앞에 화분들을 내놔서 더 정감 있고 아기자기한 느낌이 든다.

 

 

정육점과 달걀가게가 보인다. 달걀가게는 한동안 문제였던 살충제 논란 때문에 안심하고 먹을 수 있게 증명서까지 문 앞에 붙여 놨다. 그 옆엔 ‘국내산 안심계란’, ‘무항생제축산물’ 마크가 크게 붙어있다. 당당한 자신감이다.

그 옆에 김밥집이 있다. 엄격이 얘기하면 분식점이다. 김밥뿐만 아니라 라면, 쫄면, 칼국수, 수제비, 잔치국수, 떡국, 만둣국 등 다양하게 판다. 가게 안에선 주인아주머니가 부지런히 손님을 받는다. 손님은 몇 안 됐지만 대충대충 하지 않고 한 사람이라도 더 신경 쓰는 모습이 엿보인다.

 

 

바로 앞 건어물가게 상인 역시 친절하다. 아무래도 지역 주민들이 주 고객층이다 보니 단골손님이 많은 모양이다. 시장 근처에 아파트 단지도 꽤 큰 규모로 자리하고 있다.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오르막을 오르다가 시장을 통해서 단지로 들어갈 수도 있다. 좋은 위치조건을 갖고 있다.

손님들은 필요한 것을 산 다음에도 상인과 한창 수다 꽃을 피운다. 훈훈한 광경이다. 처음엔 너무 조용해서 삭막해보이기까지 했는데 막상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정이 넘쳐나는 모습이다.

이곳에는 미용실이 굉장히 많다. 마주친 미용실만 4∼5군데는 됐다. 작은 시장골목 안에 미용실이 이렇게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아무래도 아파트단지에 사는 할머니들이 시장을 많이 찾는 게 이유가 아닐까, 추측해본다.

 

 

시장 중간중간 바람 쐬러 나오신 할머니들이 앉아 계신다. 상인들과 대화도 나누고 야채 등을 다듬기도 하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기도 한다. 여유 있고 정감이 넘치는 모습이다.

시장은 골목골목 이어진다. 반찬가게도 여럿 보이고, 깔끔한 생선가게, 정육점, 닭집도 있다. 손님이 많던 많지 않던 그 어느 골목도 시끄럽진 않았다. 억지로 호객행위를 하지도 않는다. 어떻게 보면 그저 한적한 어느 동네의 시장골목 같다. 하지만 상인들은 찾아오는 손님 한명 한명에게 정성을 다하는 모습이다. 처음에 느꼈던 삭막한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따뜻한 느낌이다.

 

 

맛집도 꽤 있다. 방송 전파를 탔고 SNS 등에서도 인기를 끄는 분식집. 바로 숑가떡볶이다. 밀떡으로 만든 떡볶이는 옛날 시장 떡볶이 맛을 그대로 살려냈고, 함께 곁들여 먹는 못난이 김밥과 튀김 등도 인기다. 그 중 방송을 탔던 메뉴는 바로 한국 정통(?) 빙수. 정통 빙수라 하면 팥, 젤리, 통조림 과일, 연유, 시럽 등을 넣은 옛날빙수가 떠오른다. 요즘엔 워낙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독특한 빙수를 많이 팔아 잘 찾지 않게 됐다. 하지만 한 번 먹어보면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맛이라니 추천!! 이 외에도 보리밥뷔페, 백반집, 족발집, 냉면집 등 맛집이 곳곳에 숨어있었다.

 

 

시장 상인회도 잘 갖춰져 있다. 작은 시장이지만 알차게 잘 운영되는 이유다. 문 닫은 가게도 몇 있지만 그 사이에서도 꾸준한 친절로 손님을 대하는 상인들이 시장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아닐까. 한적함과 부지런함, 친절함과 정감이 공존하는 느낌이다. 시장이라면 시끄럽고 북적북적한 게 다반사지만 동네 분위기와 참 잘 어우러진 모습이었다. 역시 시장은 그 지역의 분위기를 그대로 드러내주는 것 같다.

시장 사이트를 만들고 조금 더 활발하게 홍보에도 나서 인근의 답십리현대시장 못지않게 빛을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고즈넉한 매력도 좋지만 점포 사이사이 비어있는 자리는 그래도 썰렁했다. 답십리시장의 밝은 미래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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