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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가능성에 ‘가계대출’ 폭탄 조마조마

소액대출 연체율도 ‘꿈틀’ 김범석 기자lslj5261@weeklyseoul.netl승인2018.10.02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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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해지는 가을바람과 함께 금리인상 폭탄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금융권에도 이상 징후가 포착되는 분위기다.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주요 시중은행들의 신용대출 금리는 5%를 눈앞에 두고 있다. 당분간 시장금리가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서민들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국 경제의 최대 뇌관으로 불렸던 ‘가계대출’도 악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금리인상 가능성을 둘러싼 우려들을 살펴봤다.

 

 

은행권과 2금융권을 비롯 금리 인상 바람이 심상치 않다.

최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IBK기업·씨티·카카오뱅크·케이뱅크 등 주요 은행의 9월 신용대출 금리는 평균 3.78∼6.69%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2.71∼6.50%)과 비교하면 최저금리가 1.07% 증가한 수치다.

은행별로 보면 씨티은행의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6.69%를 기록하며 7%에 육박했다. 그 뒤로 케이뱅크(5.46%), KEB하나은행(4.93%), 신한은행(4.25%), IBK기업은행(4.14%), KB국민은행(3.99%), 카카오뱅크(3.93%), NH농협은행(3.88%), 우리은행(3.78%) 등의 순이었다.

마이너스통장 금리도 마찬가지다. 이들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평균 금리는 지난해 9월(3.32∼5.76%)에서 올 9월엔 3.71∼5.87%로 최저금리는 0.39%가 올랐다.

은행별로는 씨티은행이 5.87%로 가장 높았다. 뒤를 이어 KB국민은행(4.39%), IBK기업은행(4.35%), 카카오뱅크(4.20%), 케이뱅크(4.10%), NH농협은행(4.02%), 우리은행(3.93%), KEB하나은행(3.91%), 신한은행(3.71%) 순이었다.

이처럼 신용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한 것은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신용대출 금리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시장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금리인상’ 후폭풍

은행들은 보통 금융채 6개월물 또는 12개월에 개별 은행이 책정한 가산금리를 더해 신용대출 금리를 정해 왔다. 금융채 AAA등급 6개월물은 지난 8월 31일 1.781%에서 지난달 28일 엔 1.892%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12개월물은 1.904%에서 2.033%로 상승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가장 부담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은 서민들이다. 신용대출이나 마이너스통장 금리가 오르면서 서민들의 이자 부담은 점차 커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정부가 주택담보대출을 옥죄면서 신용대출이나 마이너스통장 수요는 큰 폭으로 늘어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이 포함된 기타대출은 201조 5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 5000억원 증가했다. 여름 휴가철 자금 수요 증가에 따라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증가 규모가 확대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미국은 기준금리를 기존 1.75∼2.00%에서 2.00∼2.25%로 0.25% 인상했고 12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국은행도 한·미 금리역전 심화 등을 고려해 연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과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시장금리도 덩달아 상승하면서 금융소비자들의 부담은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주택담보 대출금리도 오르는 등 가계부채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한국의 가계신용은 1493조 2000억원으로 1년 전 같은 시점의 1387조 9000억원 대비 7.6%(105조3000억원) 증가했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61.1%로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금리가 0.25% 오르면 가계의 이자 부담은 2조 3000억원 안팎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3억원을 연 3.5%에 대출받은 사람은 한 해 1050만원을 이자로 내지만 금리가 0.25%포인트 오른 3.75%가 되면 연 이자 부담이 1125만원으로 75만원 늘어나게 된다.

저신용·다중채무자 등 금융 취약계층의 이자 부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은은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 상태(통상 하위 30% 이내)이거나 저신용(7∼10등급)인 사람들을 취약층으로 분류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저신용인 취약차주는 149만 9000명으로 이들이 보유한 대출은 85조 1000억원에 달했다.

이들 금융 취약계층은 신용등급이 낮아 은행보다는 2금융권에 집중돼 있어 더욱 위험이 크다. 금융회사에 제공할 담보가 부족하다 보니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신용대출이 많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융 취약계층은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카드론 등을 같이 이용하고 있어 금리 인상에 따른 타격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우려했다.
 

“심각하게 생각할 때”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최근 시중금리 상승을 틈타 금융회사들이 과도하게 금리를 올리는지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2금융권을 중심으로 무차별적으로 고금리 대출을 하는지도 점검 대상이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최근 법정 최고금리 인하 시 기존 최고금리 초과대출 약정금리를 자동으로 낮추고, 이를 차주에게 통보하도록 하는 내용의 ‘저축은행여신거래 기본약관 개정안’을 홈페이지에 공고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금리인상에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금리인상 결정은 통화당국인 한국은행의 고유권한인 점도 있지만 금리를 올리기에는 현실적인 여건이 너무 좋지 않다는 것도 정부가 미온적 반응을 보이는 이유로 꼽힌다.

정부는 미국이 0.20∼0.25%의 금리인상을 단행한 직후인 지난달 27일 거시경제금융회의를 통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외국인 자금 유출 모니터링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을 뿐, 그 이후에는 금리인상에 대해 말을 아꼈다.

한은의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힌 이낙연 국무총리도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자금유출이나 한국과 미국의 금리역전에 따른 문제, 가계부채 부담 증가도 생길 수 있고, 올리지 않으면 현재와 같은 문제가 계속될 것이라 고민이 있다"면서 "좀 더 심각히 생각할 때가 충분히 됐다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금리 상승이 점차 현실화되면서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금리는 빠르게 상승하고 연체율도 덩달아 오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상호저축은행의 지난 8월 대출금리는 전달보다 0.07% 오른 10.99%로 지난 1월 11.42% 이후 가장 높았다. 반면 예금은행 가계대출 금리는 3.66%로 전달보다 0.07% 떨어졌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지난 6월 말 기준 가계대출 연체율은 4.8%로 6개월 전인 2017년 말과 비교하면 0.4% 상승했다. 신용대출 연체율은 0.7% 상승했고,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3% 높아졌다.

소액신용대출 연체율도 올라가고 있다. 가장 큰 저축은행인 OK저축은행의 소액신용대출 연체율은 지난 6월 말 10.42%로 1년 전 9.49%보다 0.93% 높아졌다. SBI저축은행 역시 같은 기간 5.05%에서 7.02%까지 치솟았다. 소액으로 빌린 돈마저 갚지 못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셈이다.

때문에 일각에선 이미 대출을 받은 저소득 취약계층을 위한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리 인상 가능성과 함께 경보음이 커지고 있는 ‘가계대출’ 문제가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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