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갈노> 윤종수의 히말라야에서 보내온 편지

 

더 이상 자랑할 게 없다. 
할 것이 없어 
썩어짐을 자랑하겠는가? 
그 냄새가 피어오른다. 

더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 
거기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가장 처절하게 
낮아져야 한다. 
아무런 희망이 
없어져야 한다. 

그래야 
그를 붙잡고 
새롭게 자리를 털며 
일어나게 될 것이다. 

다 한 시절이다. 
꽃은 피어 
열매를 맺고 
사라져야 한다. 

내가 살아있으면 
아무런 열매도 없이 
추함만 남게 되어 
고개를 돌리게 될 것. 

이것을 알지 못해 
오늘도 후회를 남기며 
지나온 삶을 
되풀이 한다. 

어떻게 할까? 
무엇을 버릴까? 
오늘도 나 자신을 돌아보며 
내가 있어야 될 자리에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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