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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영산 백두산, ‘평화통일’ 상징될까

남북경협 재개 ‘기대감 고조’ 김범석 기자lslj5261@weeklyseoul.netl승인2018.10.1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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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남북 정상회담으로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는 가운데 남북 경협이 다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 2차 북·미 정상회담까지 거론되면서 국내 기업들은 물밑 준비에 한창이다. 북한 비핵화 합의 등 유엔의 대북 제재가 일부라도 해제된다면 금강산관광사업을 비롯 개성공단 사업이 재개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가을바람과 함께 확대되고 있는 남북경협 전망을 살펴본다. 

 

▲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남북경협이 올 해 안에 급물살을 탈 수 있을까.

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에 맞춰 기업들이 남북경협을 준비하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 상의 회장단 5명은 북·중 접경지역을 둘러보기 위해 3박 4일 일정으로 지난 7일 중국 출장길에 올랐다.

예전같으면 전경련이 주축이었겠지만 이제는 재계의 중심이 이동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상의 회장단이 방문한 접경지역은 북·중 간 고속철도 연결을 비롯 한반도 경제영역을 세계적으로 넓힐 수 있는 주요 거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박 회장은 중국 지린성 옌지와 훈춘, 랴오닝성 단둥 등 3개 지역 경제개발특구와 물류기지, 세관 등을 둘러보고 중국과 연계한 남북경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현지를 방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한상의가 지난 7월 주최한 제주포럼에서 전문가들은 “북한이 중국 접경지역이나 해안가에 경제개발특구를 20여개나 세운 만큼 북한 내수용 생산품이나 중소기업이 진출해서는 전망이 없다”며 “세계를 무대로 뛸 수 있는 잠재적인 기업들이 전략적으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북경협을 상징하는 현대그룹도 선봉에 나섰다. 현정은 회장을 위원장으로 남북경협 태스크포스(TF)팀을 가동 중인 현대그룹은 그 어느 때보다 고무된 분위기다.

금강산관광이 재개되면 즉시 국내 영업망 등 조직 개편과 함께 북한 온정리 금강산호텔 등 숙박시설, 음식점인 온정각을 비롯 문화 회관 시설 점검에 나설 것으로 전해진다. 무엇보다 현대그룹은 남북 정상이 두 손을 맞잡았던 천지연 등 백두산 관광사업권을 갖고 있어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속도조절은 필요”

현대그룹 관계자는 이와 관련 “금강산은 물론이고 개성의 경우 이미 10년 전에 시범적으로 10만여명이 다녀와 관광사업이 어렵지 않다”며 “백두산 관광길이 열릴 경우 현지 숙소개발 등 시범 사업부터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도 북한 자원개발과 인프라 구축 등 남북경협을 검토 중에 있다. 포스코는 북한의 철광석과 마그네사이트, 2차 전지 연료소재사업에 쓰이는 천연 흑연 등 남북경협이 충분한 사업성이 있다고 결론을 낸 바 있다.

이와는 별도로 문화체육관광부는 ‘비무장지대 평화관광 추진협의회’를 구성해 DMZ 평화관광을 한국관광 대표 브랜드로 육성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방북 후 올린 글에서 “남북관계의 진전이 비핵화에 대한 진전과 반드시 보조를 맞출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한 만큼 속도 조절은 필요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전문가들은 과거 남북경협이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으로 대표됐다면 이번엔 백두산 관광이 최대 이슈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 위원장이 함께 백두산을 방문한 것도 이 같은 분위기에 힘을 실어줬다. 두 정상의 백두산 방문으로 북한 관광 개발에 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백두산 관광이 현실화될 경우 북한 관광 사업을 통한 수익은 물론 남북통일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게 관계자의 말이다.

평양공동선언에는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정상화와 남북철도·도로 연결 연내 착공식이 명시돼 있다.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정부가 백두산 관광 사업 추진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

평양 남북 정상회담 당시 백두산 등반길에 함께 오른 현정은 회장은 “현대그룹이 남북경협의 선두에 있었던 만큼 남북한 평화와 공동번영에 그룹 차원의 역량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남북한 관광 사업 재개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아산은 1989년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방북을 계기로 북한 관광 사업 독점 개발권을 갖게 됐다. 1998년 금강산관광을 개시한 후 2005년까지 관광객 100만명을 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8년 정권교체와 관광객 피격 사건을 계기로 금강산관광이 중단되며 백두산 관광 사업 추진 역시 무산된 바 있다. 현재 백두산을 관광하기 위해서는 중국을 통하는 방법밖에 없다. 백두산 등반길은 총 4개로 동파길을 제외한 나머지 3개 길은 중국에 속해있다.

북한을 통해 백두산을 등반하려면 동파길을 이용해야 하는데 유일하게 백두산 천지로 바로 이어지는 경로다. 또한 16개 봉우리 중 가장 높은 봉우리인 장군봉에서 천지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어 상업성을 인정받고 있다.

통상 중국에서 백두산을 관광할 경우 베이징에서 2시간 거리의 장백산 공항을 거쳐야 한다. 중국을 통한 백두산 연 관광객은 지난해 200만명 수준으로 입장료를 비롯 모든 부대 수익은 중국이 챙긴다.

전문가들은 서울-삼지연 하늘길이 열리면 남측에서 연 10만명의 관광객이 백두산을 찾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제관광지대’ 개발

전문가들은 남북경협으로 개성공단이 다시 가동되면 그에 따른 경제성장효과가 약 16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금강산관광·단천지역 지하자원개발 등은 각각 4조 1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측된다.

여기에 백두산과 개마고원을 연계해 국제관광지대로 개발하면 경제효과는 수천조에 이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백두산은 해발 2749m로 한반도 최고봉이라는 지리적 상징성뿐만 아니라 단군왕검이 신시를 세운 곳으로 알려져 있는 등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지금도 백두산은 우리 민족의 성산으로 여겨질 정도다.

지난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정숙 여사는 생수병에 미리 담아온 한라산 물을 천지에 흘려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반도 최남단에 위치한 한라산과 최북단 백두산 천지물이 만나는 모습이 남북 교류의 정치적 상징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대북사업과 관련 “앞으로 당국간 협의를 통해 기간산업이 추진된다면 현대아산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성공단이 가동되고 금강산관광이 재개된다면 기존의 기업들이 들어갈 것”이라고 답했다.

현대아산은 2000년 조선아태평화위와 북한의 전력, 통신, 철도, 금강산 수자원 이용, 명승지 관광 등에 대한 개발, 운영권을 30년간 독점하는 ‘경제협력사업권에 관한 합의서’를 체결한 바 있다.

남북 정상회담의 특별수행단에 포함돼 7년 만에 평양을 방문했던 현정은 회장도 남북경협 재개에 대한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 현 회장은 귀국 자리에서 “현대는 남북경협의 개척자이자 선도자로서 일희일비하지 않고 담담한 마음으로 남북경제 협력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남북 간 평화와 공동번영에 작지만 혼신의 힘을 보탤 것”이라고 밝혔다.

현 회장은 또 “금강산관광이 시작된 지 20년, 중단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남측과 북측에서 남북경협의 상징으로 금강산관광이 여전히 기억되고 중요하게 여긴다는 사실에 사업자로서 정말 감사했다”며 “앞으로도 넘어야 할 많은 장애물이 있겠지만 이제 희망이 우리 앞에 있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2018년을 기점으로 전환점에 선 한반도 정세가 남북 경협 재개라는 또 다른 봉우리를 어떻게 오를 지 관심이 집중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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