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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점선의 영역

최민우 지음/ 창비 이주리 기자ljuyu22@weeklyseoul.netl승인2018.10.11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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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작품활동을 시작한 이래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쳐온 소설가 최민우의 첫번째 장편소설 '점선의 영역'이 출간되었다. 2017년 1월 〔문학3〕 창간과 함께 웹진(문학웹)의 첫 연재작으로 독자들과 만난 '점선을 잇는 법'이 개고를 거쳐 단행본으로 나왔다. 문학웹 연재작으로도 첫번째 단행본이다. 일상에서 흔히 만날 법하게 친근한 인물과 가독성 있는 문체를 활용하면서 환상적이고 미스터리한 요소를 적재적소에 가미하는 한편 삶을 돌아보게 하는 문학적 성찰도 놓치지 않는 매력을 보여주며 연재 당시부터 많은 독자들의 호응을 끌어냈다. 첫 소설집 '머리검은토끼와 그밖의 이야기들'을 통해 선보인 독특한 상상력과 함께 흥미롭고 흡입력 있는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

이야기는 주인공 ‘나’의 할아버지의 예언으로 시작된다. 할아버지는 언젠가부터 계시를 받는 듯한 표정으로 일가친척들의 불길한 미래를 예언했고, 그 말들은 빠짐없이 실현되었다. 그런 할아버지가 임종 직전에 ‘나’에게 남긴 유언 역시 정확히 불행을 가리킨다. 이 예언 역시 현실이 될 것인가. 소설은 초반부터 흥미를 자극한다.

작은 규모의 다소 비밀스러운 빅데이터 분석 업체에 근무하는 ‘나’는 십수번의 취업 시도 끝에 겨우 얻은 직장에 근무하는 평범한 남성이다. 연인 ‘서진’의 취업준비를 도우며 무난한 사회생활을 이어가던 ‘나’에게 마치 운명의 변곡점 같은 사건들이 이어진다. 차갑고 각박한 현실을 맞닥뜨린 한 청년의 분노로 도시 전체가 마비된다는 흥미로운 설정이 최민우 특유의 건조한 문장으로 그려져 독특한 배합의 서사를 만들어낸다.

면접을 보고 돌아온 서진의 그림자가 사라진다. 서진과 ‘나’는 알 수도 없고 답도 없는 그 일에 몰입하면서 관계의 굴곡을 겪는다. 그림자가 사라진 그날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면접에서 업무와 무관하게 ‘자기주장이 강하다는 소문’이 있다는 이유로 취업이 좌절된 서진은 대상도 이유도 알 수 없는 강렬한 분노에 휩싸였다. 정신을 차렸을 땐 그림자가 사라지고 없었다. 『점선의 영역』은 이처럼 오늘날 청년세대가 겪고 있는 생존투쟁에 대한 이야기기도 하다.

‘나’와 서진은 마치 그리스 비극 속 주인공 같다. ‘건물주가 신이 된’ 시대의 취업난 앞에서 그들은 이미 고통받을 운명이다(최정화 추천사). 피하거나 이해해보려 해도 소용이 없다. 받아들이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가 허용되지 않는다. 세상은 이런 현실을 ‘순리’라고 부르며 합리화하지만, 사회와 기업이 그렇게도 역설하는 열정과 포부, 창의력을 갖춘 인재들이 자기 자리 하나 찾기 어려운 현실이야말로 불합리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것일 수 있다.

받아들일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는 분노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럼 서진의 그림자는 그 폭발적인 분노의 힘에 의해 떨어져나간 것일까? 소설은 그렇게 묻지만 분명한 답을 내리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 소설은 그렇게 묻는 과정을 통해 고통과 분노의 현실을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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