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 정상회담, 스웨덴에서 열리나?
2차 북·미 정상회담, 스웨덴에서 열리나?
  • 이석원 기자
  • 승인 2018.10.22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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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정부, 전과 달리 적극적 유치 의사 밝혀

스웨덴에서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머리를 맞댈 수 있을까?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장소를 놓고 스웨덴이 강력한 후보지로 뜨고 있다. 1차 북미정상회담 때도 스톡홀름은 강력한 회담 장소로 거론됐지만, 이번에는 그때와는 상황이 사뭇 다르다. 그저 하마평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스웨덴 정부가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 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렸던 1차 북·미 정상회담 모습이다. (JTBC 뉴스 갈무리)

 

최근 스웨덴 외교부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스웨덴에서 열리게 하려고 전방위적으로 나서고 있다. 우선 여러 외신들이 회담 장소로 스웨덴을 거론하자 1차 북․미 정상회담 때와는 달리 환영의 뜻을 비쳤다. 1차 북․미 정상회담 장소 협의 당시에도 스웨덴이 거론되기는 했지만 이에 대해 스웨덴 정부가 공식적으로 긍정적인, 또는 환영의 의사를 내비친 적은 없다.

그런데 최근 일본 아사이 신문 등이 스위스의 제네바와 함께 스웨덴의 스톡홀름을 가장 유력한 회담 후보지로 언급하자 스웨덴 정부가 코멘트를 했다.

스웨덴 외교부의 버틸 머로우 공보관은 “북․미 정상회담이 스웨덴에서 열린다면 우리는 환영한다”면서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한 양국의 회담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스웨덴 외교부의 고위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북한과 미국이 정상회담을 한다면 스톡홀름이 가장 적합한 장소라고 생각한다”면서 “그 동안도 스웨덴은 북한과 미국 관계에 대한 여러 각도의 노력을 해왔고, 스웨덴은 양국의 이해관계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나라다”고 강조했다. 주북한 스웨덴 대사관이 미국 시민들의 영사 업무를 대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다. 지난 9월 스웨덴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스웨덴민주당의 임미 오케손 당수도 “트럼프와 김정은이 스웨덴에서 만난다면 멋진 일이 될 것이다. 스웨덴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두 사람이 평화의 이야기를 나누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다”고 말하기도 했다.

헝 내각 상태에서 정부를 구성하기 위해 각 진영에서 머리 쓰느라 분주한 제1당인 사민당이나 제2당인 보수당도 마찬가지로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스웨덴 땡을 함께 밟을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스웨덴에서 열릴 경우 회담 장소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스톡홀름 동쪽 해안가 마을 살트셰바덴의 그랜드호텔.

 

또 최근 스웨덴 주변에서는 이와 관련한 수상쩍은 움직임도 있다.

북한 외무성의 실력자로 통하는 외무성 산하 군축 및 평화연구소의 김용국 소장이 최근 핀란드를 거쳐 비밀리에 스웨덴을 다녀갔다는 미확인 보도도 있다. 김용국 소장은 핀란드 헬싱키 외곽에서 열렸던 남북과 중국, 미국의 정부와 민간 안보와 외교 전문가들의 비공개 회담에 참석했다. 회담을 마친 후 그가 비공식 일정으로 스웨덴을 들렸다면 북․미 정상회담 장소 점검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들이 나오고 있는 것.

북한 외무성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 소장은 지난 1차 북․미 정상회담 때도 스위스 제네바와 스웨덴 스톡홀름을 회담 장소로 점검한 후 싱가포르가 낙점되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친 인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의 내부 사정에 정통한 스웨덴의 한 외교 관리는 “김용국이 실제 스웨덴에 들렀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가 핀란드에 왔었다는 것만으로도 무언가 움직임이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며 “이미 지난 1차 북․미 정상회담 때도 김용국의 행보를 놓고 ‘김정은의 지관’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스웨덴이 이전에도 미국 정부를 대신해 북한과 대화를 나누는 사이인 것은 이미 유명하다. 평양에 대사관을 열고 있는 스웨덴은 북한을 여행하는 미국 시민들에 대한 미국 정부의 영사 업무를 대신하고 있다. 이미 스웨덴은 북한과 미국의 중간에도 심심찮게 중재자 역할을 해왔다. 물론 판문점 중립국 감독위원회를 스위스와 함께 구성하고 있는 것도 스웨덴이다.

이런 스웨덴의 위상은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북한과 미국의 중재자라는 인상을 강하게 제공한다. 아직까지는 지구상에서 가장 평화롭고 안전한 나라라는 인식이 강한 것도 마찬가지로 스웨덴의 회담 장소로서의 긍정적인 분위기를 다지는 요소이기도 하다.

 

▲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의 북·미 정상회담 모습 (JTBC 뉴스 갈무리)

 

이와 함께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스웨덴에서 열릴 경우 유력한 회담 장소도 거론되고 있다. 스톡홀름 동쪽 해안에 있는 마을 살트훼바덴(Saltsjöbaden)이다. 이곳에 있는 그랜드 호텔은 지난 1938년 스웨덴의 집권 사민당과 노동자 대표, 사용자 대표가 모여 이른바 ‘스웨덴 모델’이라고 불리는 노사 협의인 ‘살트훼바덴 협약(Saltsjöbadsavtalet)을 이룬 장소로 유명하다.

호텔 뒤로는 발트 해로 향하는 아름다운 바다가 열려 있고, 주변은 한적한 스톡홀름의 이름난 부촌이다. 스톡홀름 시내에서 차로 30여분 거리이긴 하지만, 워낙 도심과 분리된 환경은 북․미 정상들이 호젓하게 이야기를 나누기에 싱가포르보다 더 적합하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스웨덴에서 열리게 된다면 김정은 위원장이나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마음속에 다른 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내년 노벨평화상 수상을 기대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두 사람은 이전의 공적, 개인적 행적들 때문에 문 대통령에 비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의 결격 사유가 많다. 김정은 위원장은 자기 형 암살과 고모부 숙청, 그리고 숱한 북한 내 인권 상황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섹스 스캔들과 허구헌날 터지는 막말 논란, 언론과의 불화 등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서는 적합하지 않다는 게 일반론이다.

그런 이유 때문에라도 노벨의 나라인 스웨덴에서의 회담, 그리고 그 속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종전 선언의 큰 이벤트를 완성하면 자신들에게는 꽤 괜찮은 그림을 그리게 되는 셈이다. 나중에 상 받으러 다시 오고 싶은 마음에서라도. (참고로 노벨평화상은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에서 수상자를 선정하고 시상하지만, 12월 10일 노벨평화상 수상자도 스톡홀름에 와서 축하 파티를 한다.) 스톡홀름=이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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