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SF의 개척자’, ‘강력한 팬덤을 구축한 신비로운 작가’. 신분을 드러내지 않은 채 이십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오직 글로써 대중과 소통해 온 작가 듀나가 오랜만의 신작 장편소설로 돌아왔다. '민트의 세계'는 듀나가 6년 만에 선보이는 장편소설이자 독창적인 SF 미스터리 소설이다. 2013년 연작소설집 '아직은 신이 아니야'에서 선보인 ‘초능력을 일깨우는 배터리’라는 존재는 '민트의 세계'에서 더욱 생생해지고 구체화되었다.
소설의 배경은 전 인류가 초능력을 갖게 된 2049년 대한민국. 그러나 인류의 초능력은 이를 발현시키는 ‘배터리’라는 존재가 없이는 여전히 불가능하다. 듀나는 배터리의 잠재력을 통제하려는 거대 기업 LK, LK와 전면전을 치르는 최고급 초능력 소녀 민트, 그리고 죽음의 비밀을 쫓는 인력관리국 한상우의 이야기를 시간과 시점을 넘나들며 흥미진진하게 펼쳐 놓는다. 특히 담대하고 호전적이며 불량기 가득한 10대 여성 주인공 ‘민트’는 강렬한 생기와 활력으로 단숨에 마음을 사로잡는다.
'민트의 세계'는 더 이상 인류가 인간의 한계를 알 수 없는 세계다. 민트 갱은 이 몰락해 가는 ‘지구’라는 별에서 탈출해 새 시대로 나아갈 수 있을까? 민트 갱은 다만 생각한다. “우린 모두 우연의 파도 위에 생긴 거품”이라고, “그래도 그 거품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거라고. 이는 작가 듀나의 목소리이기도 하다. 아무리 작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모습이라 해도 함께 손잡고 미래로 나아가야 할 가치 있는 존재라는 믿음. 그런 관계 속에서 신세계로 향하는 불가능한 모험은 이루어질 거라고, 듀나는 특유의 하드보일드한 문장을 통해 소중한 메시지를 전한다.
'민트의 세계'는 SF, 추리 미스터리, 누아르 스릴러, 블랙코미디의 면모까지 띠면서 신선한 감각으로 빛난다. 그간 듀나의 작품을 따라 읽어 온 독자에게 『민트의 세계』는 가히 모든 장르적 재미를 결집해 놓은 단 한 권의 ‘대작’이다. 물론 아직 듀나를 접하지 못했던 독자에게도 크나큰 즐거움을 선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