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 돌아온 ‘정치의 계절’, 계파갈등 ‘부글부글’
제1야당 돌아온 ‘정치의 계절’, 계파갈등 ‘부글부글’
  • 김승현 기자
  • 승인 2018.11.01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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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계 VS 비박계

자유한국당 내 친박계와 비박계의 갈등이 다시 한 번 깊어지고 있다. 그 동안 숨죽이고 있던 친박계는 최근 복당파가 주도하는 인적 쇄신에 반발하며 세 결집에 나서는 형국이다. 당협 정비 등 본격적인 '인적쇄신'에 들어간 자유한국당은 또다시 계파 갈등이 폭발하며 향후 어떤 논의를 이어갈지 관심을 모은다. 친박계가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배경엔 ‘태극기 부대’ 영입도 한 몫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연말을 향해 갈수록 깊어질 가능성이 높은 한국당 내 계파 갈등을 전망해 봤다.

 

 

현재 자유한국당을 이끌고 있는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복당파다. 인척 청산과 외부 영입 작업에서 선봉자 역할을 하고 있는 조직강화특별위원회의 전원책 위원도 복당파다.

하지만 두 사람의 관계가 원활한 것도 아니다. 최근 갈등설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친박계까지 목소리를 높이면서 경쟁 양상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한국당에서는 국정감사가 마무리된 만큼 내년 전당대회까지 치열한 내부 주도권 다툼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그동안 침묵하던 친박계가 반격에 나선 것은 최근 열린 비상대책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 자리에서였다. 한 달 만에 열린 이날 회의에서 친박계 홍문종 의원은 “탄핵에 앞장서고 당에 침을 뱉으며 저주하고 나간 사람들이 한 마디 반성도 하지 않고 돌아왔다"며 "이들이 개선장군처럼 당을 좌지우지하면 당과 보수의 미래가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범친박계로 통하는 정우택 의원도 "비대위가 갈팡질팡하고 있다. 위원장이 로드맵을 밝혀주면 좋겠다"며 "비대위 체제는 한시적 기구라는 인식이 있어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다. 전당대회를 통해 새 대표가 나올 때 구심점이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비박계 의원들은 “복당파들이 요직을 차지한다고 말할 수 없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전초전 ‘원내대표 경선’

친박계가 목소리를 높이는데 일조한 것은 다름아닌 복당파라는 분석도 없지 않다. 전원책 위원 등은 ‘태극기 부대 영입’ 등을 얘기해왔다.

실제로 내년 2월경 당 대표를 선출하는 만큼 '태극기 세력'의 입당은 최대 변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고정 지지층으로 불리는 태극기 세력을 등에 업고 친박계가 당 내 권력구도를 역전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김태호 전 경남지사 등 유력 당권주자들도 태극기 세력을 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당권 경쟁을 앞두고 구애에 나섰다.

홍문종 의원 등의 친박계 강성 발언은 태극기 세력을 등에 업고 당 지도부와 비박계를 압박하겠다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김 비대위원장과 전 위원이 제안한 '박 전 대통령 끝장토론'을 역으로 활용해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친박계의 입장은 비대위 등 현 지도부가 바른미래당을 포함한 보수 진영의 대통합을 추진하는 것에 대한 반대의 의미로도 해석된다. 차기 당 대표 선거 출마를 검토 중인 친박계 인사들은 비박계가 이를 통해 세를 불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감추지 않고 있다.

최근 태극기 세력의 입당 쇄도는 진행형인 것으로 전해진다. SNS를 통해 태극기 집회 단체들이 유포한 것으로 추정되는 한국당 당원 가입 촉구 글이 퍼지기도 했다. 여기엔 ‘전당대회 때 투표로 위장 우익 지도부들을 끌어내리고, 우익의 정체성이 확실한 김문수, 김진태, 황교안 등이 당권을 쥘 수 있도록 하자' 등의 구체적 내용이 담겨 있다.

내년 전당대회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책임당원' 요건에 대한 상세한 설명도 포함됐다. 현 한국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3개월 이상 매월 최소 1000원씩 당비를 납부하고 당원 자격을 유지하면 책임당원이 될 수 있다.

홍보 효과 덕분인지 지난 6월 지방선거 이후 책임당원은 약 8000명 정도 늘어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지방선거 이후에 매달 당원 가입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전당대회가 가까워져 오면 아무래도 당원 가입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태극기 세력이 대거 당에 유입된 것으로 파악되면서 유력 당권 주자들도 이들을 신경쓰는 분위기다. 오 전 시장은 “태극기 세력도 내부적으로 보면 스펙트럼이 넓은데, 무조건 낙인을 찍고 보수통합에서 배제하는 것은 반민주적 행태"라며 "태극기 세력도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도 "정리가 어느 정도 되면 큰 틀에선 단일대오를 형성해야 한다는 원칙이 중요하다"며 "문재인 정부에 대한 우려가 높은데 이런 부분에서 보수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당 내 권력 투쟁은 이제부터다. 연말로 예상되는 원내대표 경선은 전초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김성태 원내대표 후임으로는 친박계 유기준 의원, 홍문종 의원을 비롯 나경원 의원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새로운 이정표를 앞두고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는 한국당이 친박계와 비박계 중 어디를 택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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