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가 전한다, 따뜻한 위로의 메시지
길고양이가 전한다, 따뜻한 위로의 메시지
  • 정다은 기자
  • 승인 2018.11.01 1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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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다시 보기> ‘내 어깨위 고양이, 밥’ (2017년)
▲ 영화 <내 어깨위 고양이, 밥> 포스터

동물이 출연하는 영화는 종종 봐왔다. 말이 나오는 <각설탕>, 강아지가 나오는 <마음이> 등. 이번엔 고양이다. 그것도 실제 이야기의 주인공이 출연했다. 실제 이야기의 고양이가 영화에서 연기까지 한다. 실제 이야기를 중심으로 책이 나왔고, 그 이야기를 바탕으로 영화가 탄생했다. 영화 <내 어깨위 고양이, 밥>(2017년 1월 개봉)이다.

아무런 희망도 미래도 없는 버스킹 뮤지션 제임스(루크 트레더웨이). 부모가 이혼한 뒤 갈 곳이 없어진다. 가진 거라곤 오로지 기타 하나와 낡은 옷 몇 벌 뿐. 잘되지도 않은 버스킹을 하며 하루하루를 겨우 버틴다. 게다가 그는 약물 중독자다. 끊으려고 끊임없이 노력하지만 그의 환경은 유혹에 쉽게 빠지게만 한다. 약을 끊게 하기 위해 복지센터에선 그에게 아늑한 집을 제공해준다. 그리고 그곳에서 제임스는 고양이 밥을 우연히 만난다. 자신과 같은 처지인 밥을 위해 생활비를 모두 투자해 상처를 치료해주기도 한다.

여느 날처럼 거리 버스킹 공연을 시작한 제임스. 평소와 뭔가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어느새 밥이 따라와 옆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것. 평생 한 번도 받아보지 못했던 사람들의 따뜻한 환호 속에 제임스는 밥과 함께 버스킹 공연을 이어나간다.

우연한 만남을 통해 인생의 두 번째 기회를 맞이하게 된 둘. 버스킹 프로젝트는 계속된다. 이들을 시기하는 사람들의 방해로 인해 산전수전 어려움을 겪기도 하지만 함께이기에 이겨낸다. 그리고 둘의 이야기는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되며 책으로까지 나오게 된다.

영화는 전체 시점과 밥의 시점을 번갈아가며 보여준다. 밥의 눈높이에서 마치 밥이 된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제임스 뿐 아니라 밥도 주인공이라는 걸 처음부터 끝까지 느끼게 한다. 고양이는 무엇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생각하는 걸까, 하는 궁금증을 해소시켜주는 듯하다. 덕분에 영화에 더 몰입할 수 있다. 밥은 단순한 고양이가 아니기 때문이다.

 

▲ 영화 <내 어깨위 고양이, 밥> 스틸컷

 

많은 사람들이 ‘밥도 출연진에 얼굴과 이름을 올려주세요’라고 요청한 이유다. 밥은 고양이인가 싶을 정도로 연기를 잘해냈다. 뭐 저게 연기이겠냐 싶겠지만 고양이는 독립적 성격이 강한 동물이다. 이렇게 지정된 프레임 안에서 정해진 움직임을 보인다는 게 쉽지 않다. 또 그의 주특기인 ‘하이파이브’를 본다면 관객들은 ‘심쿵’ 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 하나 이 작품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을 꼽는다면 바로 OST이다. 오스카와 골든글로브가 인정한 데이비드 허슈펠더 음악 감독과 '노아 앤 더 웨일’ 밴드의 리더 겸 영국 대표 싱어송라이터 찰리 핑크의 만남으로 탄생했다. 이들은 실제 제임스 보웬과 밥의 기적적인 만남과 인생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담아내고자 했다. 그 결과 탄생된 영화의 대표곡 ‘Satellite Moments’. 인생을 인공위성에 은유적으로 비유한 곡이다. ‘우리들의 삶은 계속 돌고 도니까요, 여기에 있다 사라지는 위성처럼’이라며 힘든 시간은 언젠가 지나가기 마련이라는 위로 가득한 메시지를 전한다.

스토리를 통해서도 위로를 전한다. 이미 한 번 세상에 버려졌던 두 주인공. 두 번이고 세 번이고 버려질 수 있는 상황이지만 세상은 그들을 외면하지 않는다. 언제 어디서든 누군가 다가와 그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도와 버티게 한다. 팍팍한 세상일지라도 아직 살만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문득 영화 속 이런 모습들이 우리나라에서도 과연 가능한 이야기일까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한 편으론 안타까웠다. 우리는 외면하는 것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나만 잘되기 위해, 나 먹기도 바쁜데, 나 하나 좋자’고 하는 이기주의가 기승을 부리는 사회다. 이 따뜻한 영화를 보며 우리도 좀 더 따뜻한 마음을 가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들었다. 조금만 시선을 돌리면 무너져가는 한 생명을 구해낼 수도 있다. 밥이 제임스에게 다가온 날처럼, 제임스가 당장 굶더라도 밥을 치료해준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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