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아름다움의 선
[신간] 아름다움의 선
  • 이주리 기자
  • 승인 2018.11.09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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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홀링허스트 지음/ 전승희 옮김/ 창비

 

2004년 맨부커상 수상작 '아름다움의 선'이 출간됐다. 영미권에선 이언 매큐언, 줄리언 반스, 알리 스미스 등과 함께 평단과 대중의 지지를 동시에 받아온 최고의 작가이지만 국내에는 처음으로 소개되는 앨런 홀링허스트의 대표작이다.

우리나라에 비해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이 훨씬 개방적인 영미권에서도 남성 동성애자의 성애를 정면으로 다룬 '아름다움의 선'의 맨부커상 수상은 하나의 ‘사건’이었다. 신문들은 일제히 그 소식을 대서특필했다. 상이 제정된 지 36년 만에 처음 수상작으로 선정된 게이소설이라는 점이 화제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당시 심사위원장이었던 전 문화부 장관 크리스 스미스가 영국 최초의 ‘커밍아웃을 한 게이 장관’이었기에 의혹의 시선을 던지는 논조도 있었다. 스미스는 이러한 반응을 의식한 듯 “이 작품이 게이소설이라는 사실은 심사 과정에서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며 선을 긋기도 했다.

물론 작가 앨런 홀링허스트는 커밍아웃을 한 게이다. '아름다움의 선'은 게이소설이다. 사실 그가 쓴 모든 소설이 게이소설이다. 작가 자신도 수상 당시 '가디언'과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힌 바 있다. “처음부터 저는 서사적 지위에서 게이적인 것(gayness)이란 무엇인가 하는 추정에서 시작하는 책을 쓰기 위해, 대부분의 소설이 당연한 듯 이성애자의 관점에서 쓰이는 것처럼 이런저런 변명을 덧붙이지 않고 게이의 관점에서 게이의 삶을 쓰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홀링허스트는 자신을 게이작가로 규정하고 자신의 작품을 게이소설로 분류하는 것이 그와 그의 작품을 폄하하고 한정하는 의도로 이용되길 원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아름다움의 선'은 수상 소식을 전한 영미언론의 호들갑과 스미스식의 소극적 방어 사이에 위치한다. 

홀링허스트의 작품은 무엇보다 그가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고 수차례 밝힌 헨리 제임스를 비롯한 영국소설의 전통을 충실히 따른다.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에서는 '아름다움의 선'을 가리켜 “영국의 문학적 전통―정확하고 고양된 문장, 등장인물을 향한 정확한 시선, 사교계 명사의 연설을 향한 예리한 귀―을 충실히 따른 (…) 유머러스하고 정교한 플롯이 돋보이는 작품”이라 했고, '텔레그래프'는 “이 작품은 헨리 제임스의 훌륭한 유산이다. 어떤 면에서는 홀링허스트가 그의 스승을 능가했다”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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