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갈노] 윤종수의 히말라야에서 보내온 편지

 

 

그가 거기에 있었다. 
언제 내 앞에서 
나보다 앞서서 
걸어가고 있었다. 

발에 끌리는 옷을 입고 
가슴에 금띠를 띠고 
흰 눈을 머리에 이고서 
그의 눈은 불꽃이었다. 

가슴을 찌르는 그 빛 앞에 
세상은 모두 녹아지고 
사람들은 감히 제대로 
서있을 수가 없었다. 

이제 때가 되었다. 
우리가 일어서 
역사를 갈라야 한다. 
그 앞에 열매를 내놓아야 한다. 

그의 발은 
빛난 주석이었고 
어떤 것도 거기에 
남아나지 못했다. 

물소리 같은 것이 들렸다. 
허무한 환영들은 
그 물에 모두 
씻겨서 내려갔다. 

그의 오른 손에는 
일곱 별이 있었고 
그의 입에서는 
화염검이 튀어나왔다. 

그는 죽을 수가 없었다. 
그가 처음과 나중이었으니 
그 안에서 그를 통하여 
모든 것을 완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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