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갈노] 윤종수의 히말라야에서 보내온 편지

 

 

막 전쟁터에서 돌아온 사람들. 
절망과 공황 속에서 
자신을 지켜온 그들에게 
감추었던 만나가 주어진다. 

일생 광야를 걸으며 
순례의 길을 걸어간 사람들. 
피곤한 발을 씻으며 자리에 든다. 
그들에게 하늘의 위로가 있으리라. 

그것이면 된다. 
그 외에 무엇이 더 필요한가? 
아무것도 의미가 없고 
어떠한 미련도 남아있지 않다. 

이것이라도 있어야 한다. 
일하는 자에게 
먹을 것이 주어지듯 
하룻밤을 머물 처소면 된다. 

그럴 권리는 있다. 
영광은 없어도 된다. 
다만 손을 잡고 길을 걸어갈 
도반만 있으면 된다. 

내 이름을 
순례자의 명부. 
거기에 남겨 달라. 
황금 판이 아니라도 좋다. 

길을 걸어온 그들만이 
감추어진 보화를 받을 수 있다. 
하늘의 보화는 
도상에 있는 것이다. 

아무도 볼 수 없고 
아무나 알 수 없는 
감추어진 생명의 비밀. 
우리는 날마다 그 속에서 살아간다. 

 

 

저작권자 © 위클리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