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살짝 미친 것 같아도 어때?
[신간] 살짝 미친 것 같아도 어때?
  • 이주리 기자
  • 승인 2018.11.21 1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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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 로슨 지음/ 이주혜 옮김/ 김영사

 

제니 로슨. 평생 동안 우울증과 불안장애 등 정신 질환과 함께 살아온 그녀는 주기적으로 자신을 괴롭히는 자해와 자살 충동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다. 하지만 마음속에서 들리는 악마의 속삭임을 이겨내기는 너무 어려웠다. 그러던 어느 날 또다시 불어닥친 자살 충동으로부터 스스로를 구하고자 충동적으로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 우울증을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는 ‘살짝 미친 것 같은’ 자신의 행동과 일상을 있는 그대로 써내려갔다. 놀랍게도 아무도 읽지 않을 것 같았던 불손하고 솔직한 그녀의 글이 사람들에게 회자되기 시작했고, 이상한 여자 제니 로슨은 유명해졌다. 그렇게 스타가 된 그녀의 첫 번째 책 'Let's Pretend This Never Happened'는 출간과 동시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스타 작가가 된 제니 로슨은 고백했다. 자신은 평생 동안 수많은 정신 질환과 함께 살고 있다고.

실수만발이지만 기발하고 재치 넘치는 여자였던 자신에게 실망한 독자들이 떠날 거라 생각했던 그녀는 자신의 어려움을 솔직하게 털어놓은 대가로 거대한 목소리의 파도를 맞이하게 되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 “원래 당신이 미친 게 아닐까 생각했어요. 우린 여전히 당신 곁에 있어요.” “당신이 자랑스러워요.”라고 말하는 위로의 목소리, 그리고 그보다 크게 들렸던 “나도요. 내 이야기 같았어요.”라고 주저하며 털어놓는 수천수만의 속삭임. 그 속삭임은 함성이 되었고, 그 함성은 찬가가 되었다. 그녀는 그렇게 우리 모두가 어둠과 함께 살아가고 있음을, 그것이 인생임을 깨닫게 해주었다. '살짝 미친 것 같아도 어때?(원서명FURIOUSLY HAPPY)'는 그녀의 두 번째 이야기이다.

'살짝 미친 것 같아도 어때?'는 심각한 우울증과 불안장애에 관한 신경질적이면서도 우스꽝스러운 이야기이다. 어딘가 말이 안 되는 느낌이지만 이런 이상한 이야기는 그녀가 가진 최고의 재능이어서 말도 안 되는 설정과 기괴한 행동, 불안과 자살 같은 무겁고 어두운 소재들도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처럼 느껴진다. 죽은 너구리와 함께 하는 삶, 자신을 공격하는 내면의 적, 동문서답으로 위로받는 정신과 의사와의 상담, 타인의 아픔을 배려하지 않는 이들을 향한 사이다 같은 경고, 매일 싸우면서도 서로의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는 남편과 제니. 그녀의 모든 날들은 비범하지만 사실 평범하고, 음산하지만 은근히 통쾌하다.

특유의 불손한 문체, 날카로운 자조와 유머, 제멋대로 나열한 듯한 19금의 문장들 속에는 삶을 향한 따뜻한 시선과 위안이 느껴진다. 남편, 친구들, 부모님, 심지어 딸에게조차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여주는 그녀의 솔직함에 평단과 유명 작가들은 찬사를 보내며 코미디의 여왕이 등장했음을 알렸다.

제니 로슨은 말한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위험하게 ‘망가진’ 이들이지만, 이제 우리는 그 사실을 매우 솔직하게 드러낼 줄 알게 되었으므로 새롭게 정상인이 되었다!”고. 이 책은 우리를 지금의 모습으로 만들어준 모든 것 -아름답거나 결함이 있거나- 을 끌어안고 거침없이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로, 어둠 속에 숨어 있던 독자들을 어린아이처럼 울고 웃게 만들고, 세상 밖으로 끌어냈다. 그리고 정상이 아닌 것 같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그런 의미에서 '살짝 미친 것 같아도 어때?'는 일상을 무너뜨리는 어두운 감정의 공격도 우리 삶의 일부임을 깨닫게 하고, ‘날 것 그대로의 자신’을 이해하게 해주는 진정한 의미의 자기계발서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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