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다시 보기] ‘코코’(2018년)

 

영화 '코코' 포스터
영화 '코코' 포스터

<인사이드 아웃>, <주토피아>, <겨울왕국> 등 다채로운 애니메이션이 인기를 끌었다. 남녀노소 불문 모두가 공감하고 위로받았다. 그 중 개봉당시 엄청난 인기와 더불어 호평을 들었던 영화 한편을 꺼내봤다. 디즈니·픽사의 2018년 첫 감동 어드벤처 <코코>(2018년 1월개봉)다.

<토이 스토리 2>와 아카데미 장편애니메이션 작품상 수상작 <토이 스토리 3>를 연출한 리 언크리치 감독. ‘장난감’이라는 소재와 ‘추억’이라는 주제로 전세계 관객들의 찬사를 받은 <토이 스토리> 시리즈에 이어 <코코>에선 ‘가족’이라는 보편적인 공동체와 ‘기억’이라는 주제로 감동을 이끌어낸다.

뮤지션을 꿈꾸는 소년 미구엘. 하지만 그의 집안은 대대로 음악을 절대 반대한다. 참지 못한 미구엘은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전설적인 가수 에르네스토의 기타에 손을 댔다. 그리고 ‘죽은 자들의 세상’에 들어가게 된다. 그곳에서 만난 의문의 사나이 헥터. 그와 함께 상상조차 못했던 모험을 시작하게 된다.

무엇보다 배경이 아름답다. 멕시코 마을 특유의 경쾌하고 활기찬 모습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멕시코 전통문화도 엿볼 수 있다. 꿈처럼 아름답게 표현된 사후세계도 볼거리다. ‘죽은 자들의 세상’에선 모든 것이 즐겁다. 전부 밝고 행복한 모습이다. 죽으면 끝인 게 아니라 또 다른 세상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사후세계는 미지의 세계다. 말 그대로 사람이 죽어야 갈 수 있는 곳이다. 그런 곳이 이렇듯 아름답고 재미있다니, 그 상상력이 놀라울 뿐이다.

영화 속 두 세계는 색감에서도 차이가 난다. 현실세계는 마치 온기가 느껴질 듯 붉고 따뜻한 색감으로 표현했다면, ‘죽은 자들의 세상’은 푸르고 차가운 색감을 주로 사용했다. 또 현실세계가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느낌이라면, ‘죽은 자들의 세상’은 화려하고 톡톡 튀는 느낌이다.

테마곡도 주목할 만하다. 애니메이션의 분위기를 대표하는 것이 바로 테마곡인 만큼 <코코>의 테마곡 역시 영화만큼이나 관심을 끌었다. 메인 테마곡 ‘Remember me’는 <겨울왕국>의 테마곡 ‘Let It Go’를 작곡한 로버트 로페즈&크리스틴 앤더슨-로페즈 부부의 작품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기억되고 싶은 마음을 노래한다. 아빠가 딸에게, 손자가 할머니에게…. 영화는 ‘사람이 죽는다는 건 다른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힐 때’라고 한다. 때문에 영화 속 캐릭터들은 끊임없이 자신을 기억해달라고 노래한다. 사람을 기억한다는 게 곧 관심과 사랑, 이해가 아닐까.

 

영화 '코코' 스틸컷
영화 '코코' 스틸컷

 

주인공 미구엘을 더빙한 멕시코 출신 신예 안소니 곤잘레스. 네 살 때부터 마리아치 음악을 연주했다는 그는 웃음 많고 활달한 성격과 음악에 대한 열정까지 현실판 미구엘이었다. 안소니 곤잘레스는 미구엘의 뮤지션이 되고 싶어하는 간절함, 낯선 세계에 들어온 당혹감, 가족을 향한 사랑과 눈물까지, 열두 살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놀랍도록 풍부한 감수성으로 표현해냈다.

앞서 말했듯 ‘가족’과 ‘기억’을 중점으로 이야기가 흐른다. 이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코드. 뻔하고 조금은 지루한 전개방식. 유치함도 완전히 버리진 못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 그것도 가족영화라고 생각하면 이 정도는 눈감아 줄 수 있다. 앞서 말한 포인트들에 더 집중해보면 좋을 듯하다.

혹 부지불식간에 우리가 잊고 사는 존재가 있지는 않을까 되돌아보게 될 것이다. 내 주변을 돌아보고 감사하고 이해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개봉 당시 ‘어른들이 치유되는 애니메이션’ ‘죽기 전에 봐야 될 영화’ ‘심금을 울린다’ ‘영화관에서 모두가 울었다’는 등 호평이 많았다. 학생시절, 리 언크리치 감독의 또 다른 영화 <토이스토리> 시리즈를 보며 큰 감동을 받았었다. 그와 비해 <코코>는 다소 처진다. 하지만 색다른 느낌의 디즈니‧픽사 작품을 만난 것 같아서 좋았다. 아이들보다 어른들에게 더 감동을 줄 수 있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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