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갈노] 윤종수의 히말라야에서 보내온 편지

 

 

아직 끝난 것이 아니었다. 
아직도 견뎌야 할 
시간이 남아있었다. 
인내심은 끝이 났다. 

어둠이 땅을 덮었다. 
더 이상 태양은 
솟아오르지 않았다. 
빙하가 시작되었다. 

그보다 더 
나빠질 수는 없었다. 
아무런 희망도 남아있지 않았고 
일어설 기력도 없었다. 

어둠이 지나면 
아침이 온다는 것은 
옛날의 전설이 되어버렸다. 
그저 이야기로만 들어왔던 것. 

아침이 와도 
태양은 뜨지 않았다. 
태양이 없으니 
달도 빛을 낼 수가 없었다. 

저녁이 되어도 
달은 빛을 내지 않았다. 
별이란 무엇인가? 
별을 본지는 아득했다. 

빛이란 먹는 것인가? 
맛을 본 지는 오래되었고 
생존을 위해 영양을 공급하는 
살아있는 시체들만 있었다. 

빛이 없으니 
맛도 없었고 
맛이 없으니 
삶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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