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무작정 떠났다, 바람 아래 환상의 석양이 있는 그곳으로!
또 무작정 떠났다, 바람 아래 환상의 석양이 있는 그곳으로!
  • 정다은 기자
  • 승인 2018.11.30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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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 보기]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1회

 

이번에도 마찬가지. 매우 즉흥적이었다. 올해 3번 이상 해외여행을 가야겠다는 목표를 이루고 싶었다. 친구에게 연락했다. “다음 달에 해외여행 가자.” 대만, 후쿠오카를 함께 다녀온 ‘여행지기’ 친구다. 워낙 여행을 좋아하는 친구는 단번에 “좋아!”

어디로 가야할까. 또 급작스럽게 잡은 여행계획이라 장소도 못 정했다. 친구는 휴양지를 원했다. 항상 회사 생활에 지쳐있기 때문이다. 휴양지라…. 리스트에 사이판과 코타키나발루가 올랐다. 만날 시간이 되지 않아 각자 검색을 해봤다. 사이판은 차 렌트를 해서 돌아다니는 걸 추천한단다. 그럼 뭐, 코타키나발루다. 아름다운 석양으로 인기몰이 중인 휴양지다.

 

말레이시아 보르네오 섬 북부에 있는 키나발루산 기슭에 위치한 코타키나발루. 아랍어로 ‘바람 아래의 땅’을 의미한다. 1년 내내 덥고 습하다. 연중 비가 고르게 내리지만, 10월에서 2월에 많은 비가 내린다. 우기다. 세계 3대 석양의 아름다움과 다양한 레저 활동을 즐길 수 있어 떠오른 여행지다.

역할을 분담해 비행기, 숙소, 이동방법, 맛집 등을 찾았다. 항공편은 특가행사로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캐리어를 수화물에 부치려면 별도로 돈을 내야한단다. 그럼 기내 캐리어로 하자. 평소에 가지고 다니던 캐리어에 비해 굉장히 작지만 더운 나라여서 얇은 옷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문제없었다. 하지만 그 기내 캐리어가 여행 막바지 불러올 재앙을 알지 못했다.

 

최대한 휴양에 집중했기 때문에 관광지는 많이 배제하고 자연과 가까이, 한적한 곳에 머물기로 했다. 굉장히 여유 있는 일정이 짜였다. 그리고 떠나는 날이 다가왔다.

낮 2시. 항상 그렇듯 청량리역 광장에서 만났다. 공항버스에 올랐다. 오랜만에 만나 신난 우린 들 뜬 마음에 수다를 떨었다. 평일 낮이라서 그런지 공항버스엔 우리뿐이었다. 약 삼십분을 달리니 중국인들이 탄다. 이제 좀 눈을 붙여볼까. 약 한 시간을 졸았을까. 친구가 깨운다. 제1여객 터미널에 도착했다. 춥다. 서울은 겨울이지만 어차피 바로 공항에 들어갈 걸 생각해서 겉옷을 안 입고 후드티만 입은 탓이다. 캐리어도 작아서 버거울 것 같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공항 안은 따뜻했다.

 

무인발권기에서 비행기표를 끊었다. 약 3시간 정도 여유가 있었다. 일단 환전부터 한다. 말레이시아 돈으로는 조금만 환전하고 대부분 달러로 가져갔다. 돌아다닐 일이 별로 없어 돈을 많이 쓸 것 같지 않았다. 환전을 하고 나니 슬슬 배가 고파져 햄버거가게를 찾았다. 약 5시간 비행을 해야 돼서 배를 두둑이 채우고 깊게 자면서 갈 예정이었다.

1시간 넘게 면세점을 돌았다. 친구가 선글라스를 고르겠다며 이곳저곳 돌아다녔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주로 이용해 쇼핑을 하는 기자에겐 곤욕이었다. 사람이 바글바글한 매장을 돌아다니는 것은 체력 뿐만 아니라 혼까지 쏙 빼놨다. 하지만 워낙 쇼핑을 좋아하는 친구에게 맞추기로 했다. 그 덕에 비행기에서 다섯 시간 동안 기절을 했다. 친구가 어떻게 그렇게 잘 자냐며 감탄을 했을 정도.

 

코타키나발루는 한국에 비해 1시간 시차가 느리다. 코타키나발루 시간으로 밤 12시 반쯤 도착했다. 이곳 역시 입국신고서가 따로 필요 없었다. 간단히 입국심사를 하고 유심을 사러 갔다. 포켓와이파이보다는 유심이 좋다는 추천을 받았다. 한국인 관광객이 많아서 그런지 한국어가 쓰여 있어서 쉽게 찾아가 구매할 수 있었다.

날씨는 습했지만 생각보다 선선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가 하필 우기에 찾아갔기 때문이다. 기상청에선 우리가 여행하는 내내 비가 올 것이라 했다.

 

휴대폰에 말레이시아 유심을 장착하고 바로 택시를 불렀다. 이곳에서도 ‘그랩(grab)’이란 택시 어플을 썼다. 공항 앞이어서 그런지 이른 새벽 시간임에도 바로 택시를 탈 수 있었다.

호텔이 공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약 15분가량 이동하니 호텔 입구. 공항과 가깝고 저렴한 곳이다. 1박에 둘이 합해서 4만원 정도. 가격대비 매우 깔끔했다. 일단 짐부터 풀고 씻는다. 작은 저가항공기에 5시간 동안 구겨 넣었던 몸을 스트레칭으로 풀어주고 침대에 눕는다. 벌써 새벽 2시 반. 호텔 조식을 먹어야 해서 아침 8시엔 일어나기로 했다. 하지만 친구는 쉽게 잠들지 못한다. 비행기에서 5시간 잠을 잔 나 역시 그랬다. 하루 일정을 얘기하며 수다를 떨다보니 어느덧 새벽 3시 30분. 억지로 눈을 붙여본다. 그렇게 코타키나발루에서 첫날 밤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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