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겨드랑이와 건자두
[신간] 겨드랑이와 건자두
  • 이주리 기자
  • 승인 2018.12.04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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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요셉 지음/ 김영사

 

개성 강한 스타일과 감각적인 색채로 주목받고 있는 일러스트레이터 박요셉의 첫 번째 에세이. 박요셉 작가는 잡지와 단행본, 기업의 커머셜 및 컬래버레이션 등 다채로운 작품 세계를 펼치고 있는 비주얼 아티스트 & 크리에이터이다. 그의 작품에서 가장 빛나는 면모는 바로 ‘위트’다. 분방한 상상력으로 때론 서정적으로, 때론 익살로 표현되는 그의 작품 세계는 한 편의 판타지 같다. 그런 그가 자신의 머릿속 세상을 한 권으로 압축한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다. 바로 '겨드랑이와 건자두'이다.

이 책은 쓸모없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의 나를 만든 지극히 충실했던 시간들에 관한 82편의 이야기를 한 권으로 엮은 것이다. 의미 없다고 생각해서 무심하게 흘려보냈던 일상의 소소한 장면들과 생각들을 예리하면서도 기발하게, 유쾌하면서도 담백하게 풀어냈다. 

일러스트 작가로 활동하면서 경험했던 클라이언트들과의 일화부터 놀라운 발견에 대한 흥분으로 망쳐버린 반려견 모모의 첫 생일, 분명히 다가올 것을 알면서도 거부할 수 없는 대머리에 대한 비애, 샤워를 하고 옷을 입는 순서에 대한 특별한 고찰, 따뜻한 온기를 유지하며 기름으로 반짝거리는 야키소바에 대한 열렬한 예찬, 죽음이 뻘건 혀로 자신을 휘감아 한참을 질겅질겅 씹다가 뱉어낸 듯한 고통의 이석증에 대한 소회까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삶의 단면들, 평범함을 거부하는 놀라운 발상과 재치 넘치는 전개를 통해 인생이 한없이 새롭고 즐거운 것임을 깨닫게 해준다.

책의 부제에 ‘표류기’란 말이 붙은 것은 어느 한곳에 치우침 없이 흘러가는 대로 언제 어디서나 인생을 충분히 만끽하려는 작가의 의도를 보여줌과 동시에, 독자들이 이 책을 즐기는 방법이기도 하다. 순서에 상관없이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이야기는 자연스레 연결된다. 표류하듯 시선이 닿는 곳 어디라도 좋다. 박요셉이 빚어낸 세계에서 자유롭게 유영하는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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