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60조 들어간 새만금, 주민들만 도시빈민 전락”
“30년간 60조 들어간 새만금, 주민들만 도시빈민 전락”
  • 한성욱 선임기자
  • 승인 2018.12.14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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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인터뷰] 최병성 환경운동가 (목사)-3회

<2회에서 이어집니다.>

최병성 환경운동가 (목사)
최병성 환경운동가 (목사)

- 치수사업, 특히 새만금도 역대 정권의 치적사업으로 전락한 느낌이다.

▲ 역대 정권 중 이명박 정부는 산과 강을 파괴했고, 진보정권이라는 노무현 정부도 환경에 대해 아무런 개념이 없었다. 노무현 정신을 이어 받았다는 문재인 정권도 환경개념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지금 새만금에 10조원을 투입해서 태양광사업을 벌이고 있다. 새만금은 태양광이 아니라, 막힌 방조제를 허물어 바다를 살려야 지역경제가 회복된다. 죽은 갯벌을 살리고 조개를 줍는 농어민들이 돌아오게 해야 한다. 역대 정권들이 스쳐갔지만, 정치는 실종되고 여전히 구태 정치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민 눈높이는 선진국 수준인데 정치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 이제 달라져야 한다. 국민을 바라보고 이 나라의 환경과 미래를 생각하는 정치인들이 없는 것이 너무 아쉽다. 국토환경을 아는 정치인들이 없다.

 

- 새만금 방조제가 완성된 지 오랜 세월이 지났다.

▲ 4대강 사업의 경우 지금까지 공사비 23조원에다 유지관리비 등 합쳐서 30조원의 돈이 들어갔다. 막대한 돈이 들어갔지만 잘못됐음이 밝혀지면서 이제야 수문을 열겠다고 한다. 그런데 이미 30년 전부터 바다의 4대강 사업이 있었다. 새만금이다. 숨겨진 진실들이 아직도 드러나지 않고 있다. 새만금은 부안에서 군산까지 연결된 33.3km에 달하는 방조제다. 세계 최장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방조제다. 다른 말로 바꿔 말하면 세계 최고의 어리석은 사업이다. 30년이 지났지만 전북도민이 더 살기 좋아졌는가 묻고 싶다. 역대 정권들은 도민에게 새만금에 대한 거짓된 환상을 심어주었다. 그 터전에서 살지 못하게 만들었다. 결국 이룰 수 없는 망상만 좇았을 뿐이다.

 

- 갯벌이 사라지는 등 환경생태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 새만금은 바다가 깊은 곳이다. 먼 바다에서 밀려오는 파도가 해안으로 들어와야 하는데 방조제에 막혀 있다. 바닷물이 들어오지 못하고 방조제에 파도가 부딪혀 옆으로 퍼져 나간다. 방조제 아래쪽 부안과 위쪽의 군산에 있던 옛날의 갯벌은 사람이 서서 다닐 만큼 바닥이 딱딱했다. 그 속에 조개가 살고 낙지 등 수많은 생명체가 살았다. 그런데 파도가 사라지면서 옛날의 갯벌 모습이 사라졌다. 생명이 살 수 없는 미세갯벌이 새로 만들어졌다. 극도로 미세한 갯벌에 백로 등 바다 새들이 앉으면 발이 푹푹 빠진다. 그러면 새들의 먹이 활동이 어렵다. 갯벌의 입자가 너무 미세하기 때문이다. 공기조차 들어가지 못한다. 공기가 없으니 생명이 살지 못하는 죽은 갯벌이 되었다.

 

- 도시를 건설할 예정이지 않은가.

▲ 새만금은 안과 바깥부분 갯벌이 죽어가고 있다. 새만금 안쪽에 도시를 개발한다는데 그것은 환상에 불과하다. 새만금 안쪽에 만경강과 동진강이 있는데 여름철 집중호우 사태가 날 경우, 만조 때와 겹치면 홍수물이 바다로 빠져 나가지 못하고 역류할 수도 있다. 만조 시에 수문을 열어 물을 빼야 하지만, 바닷물이 더 높아 역류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도시건설은 불가능하다. 갯벌 또한 해수면보다 낮기 때문에 어렵다. 미세한 갯벌 때문에 그 위에 도시를 세울 수도 없다. 엄청난 흙을 가져다 깔아야 한다. 흙을 어디서 가져 오겠나. 인근의 산을 깎아야 한다. 그것도 많이는 못 깎는다.

 

- 태양광사업은 경제적, 지리적으로 적합한 사업이라고 보는가.

▲ 지금도 새만금 안에선 갯벌이 썩고 물도 썩어 가고 있다. 시화호와 같다. 우리나라 곳곳에 갯벌을 막아 만든 담수호는 모두 5급수다. 용수로도 쓸 수 없는 썩은 물이다. 이것은 증명된 사실이다. 4대강사업이 30조원 들었지만, 새만금은 방조제 건설비로 2조3000억 원이 들어갔고, 30년 동안 이것저것 합해 들어간 돈이 60조원이다. 그런데 지역경제가 살고 일자리가 늘어났는가. 현 정부가 일자리창출 명목으로 10조원을 들여 새만금에 거대한 태양광을 설치한다는데 기껏해야 15년밖에 못 간다. 말로는 20년 간다고 하지만 효율성면에서 따지면 그렇지 않다. 10조원 들여 15년 사업을 한다? 불가능한 사업이다.

 

- 최근에 다녀온 적이 있나. 가보니까 어떻던가.

▲ 두 달 전에도 다녀왔다. 과거에는 주말이 되면 발 디딜 틈 없이 전국에서 몰려온 관광객들이 찾았던 아름다운 바닷가였다. 예전부터 주민들이 자기 땅은 아니어도 호미 하나만 있으면 바다에서 조개를 캐거나 낙지를 잡아 자식농사를 할 수 있었다. 그런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는가. 그런데 바다가 막히면서 생계가 파괴됐다. 주민들은 그곳을 떠나 도시로 갔고 도시빈민으로 전락했다. 그런 바다를 정권들이 개입해 거대한 방조제로 막아버렸다. 파도가 사라지고 바다조업도 어려워졌다. 어선도 안 다니고 고기도 안 잡히면서 그 많던 음식점들은 대부분 폐업해 버렸다.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고 새만금은 공동화되어 버렸다. 건물과 어항은 폐허상태다. 이것이 국가가 국민의 생업인 농업을 끊고 일자리를 끊어놓은 ‘단농단업(斷農斷業)’이다.

 

- 새만금을 살리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 답은 하나다. 방조제를 없애는 길 밖에 없다. 4대강 수문을 열어야 강이 살아날 수 있는 것처럼, 방조제를 없애면 자연히 바다가 살아난다. 바다가 살면 다시 조개가 살고, 바다 생명체들이 돌아온다. 그러면 어민들도 돌아온다. 지금 부안과 군산의 어촌에 남아있는 폐가는 그 심각성이 말도 못할 정도다. 정부가 좋은 일자리를 말하지만, 바다만큼 좋은 일자리가 어디 있는가. 바다를 살리면 일자리가 얼마나 늘어나는지 생각해 보라. 10년짜리 태양광사업을 할 게 아니라, 수천 년 동안 일자리가 끊이지 않을 바다 살리기를 왜 못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 새만금 방조제 건설, 김대중 정부 때 본격 시작이 됐는데.

▲ 처음에 노태우 정권이 기획했다가 중간에 포기하려 했다. 하지만, 이것을 밀어 붙인 정권이 김대중 정부다. 새만금이 이렇게 된 데는 김대중 정부의 잘못이 크다. 노태우 정권이 포기하려 했지만 김대중 정부는 계속해서 밀어 붙였다. 자기 지역 발전을 위한다는 취지에서 강행했다. 그런데 30년이 지난 지금 어떻게 됐는가. 당시 전북의 모든 행정예산을 새만금에 쏟아 부었다. 권력에 의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새만금으로 빨려 들어갔다. 새만금 방조제가 완성됐을 때, 김대중 정부는 ‘새 시대가 열렸다’고 선언했다. 마치 이명박 정권이 4대강을 완성했을 때 ‘새 시대 새 천년이 열렸다’고 말한 것과 같다.

 

- 새만금의 실상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 이 문제에 대해 어떤 정치인도 언론도 제대로 다루지 않고 있다. 죽어가는 새만금의 심각성을 묵인해왔다. 얼마 전 전주에 환경강의를 가서 강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청중 한 사람이 4대강에 대해 물어왔다. 나는 그 분에게 ‘여기는 4대강을 걱정할 게 아니라, 새만금을 걱정해야 한다. 새만금이 지금 죽은 상태다’고 말했더니, 이번에는 나이 든 여자 분이 손을 들고는 ‘제가 군산대 해양학과 교수다. 목사님 말씀이 맞다. 조사는 이미 끝났다. 정부 용역조사 결과 미세갯벌 때문에 바다가 죽어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이미 나와 있다’고 말했다. 새만금 안과 밖은 이미 죽었다. 부안과 군산의 지역경제도 죽었다. 이런 사실들이 지금 감춰져있다. 새만금에 더 심각한 재앙이 오기 전에 하루빨리 방조제를 없애야 한다. 원래 내가 용인에 오기 전에 새만금 반대운동을 하려 했다. 그런데 용인에서 쓰레기 시멘트 문제로 잠시 묶였다. 이 문제도 끝나가고 있고 3개월 후쯤 다시 새만금으로 향할 것 같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많은 사람들이 제 목소리를 못내는 언론을 한탄하고, 희망이 보이지 않는 대한민국 현실을 한탄한다. 국가는 초미세먼지와 황사, 대기오염 등 환경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하고 국민들은 환경을 걱정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런 문제도 열린 공간인 인터넷을 잘 활용하면 된다. 지금보다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 화학을 전공하지 않은 나 같은 목사가 쓰레기 시멘트와의 전쟁에서 승리했듯이, 전공이 무엇이든 장애물이 무엇이든 중요하지 않다. 세상의 불의와 거짓을 물리치기 위해 목숨을 걸 용기와 열정이 중요하다. 국민들이 시멘트에 대한 진실을 올바로 알고, 그런 쓰레기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골리앗’이라는 세상의 거대한 거짓을 향해 물맷돌을 던지는 꼬마소년 ‘다윗’과 같은 국민들이 많이 일어나기를 기대한다. 세상의 변화는 대중을 깨우는 단 한사람으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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