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탐방] 돈암제일시장

 

성신여대입구역 바로 앞. 비교적 지역 주민들의 왕래가 많은 시장. 버스도 많이 오가고, 전철역도 바로 앞이다. 버스 정류장 바로 건너편에 시장 간판이 있다.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이 있는 곳 ‘돈암제일시장(돈암시장)’이다.

돈암시장은 한국전쟁 이후 생계수단으로 소수의 노점상이 장사를 시작하면서 형성됐다. 지하철 성신여대입구역 3번 출구와 인접해 있다. 그래서인지 갈수록 젊은 층이 많이 찾는 시장이다. 현재 시장 안엔 총 110여개의 점포가 있으며, 모든 점포가 상인회에 가입돼있다. 이곳 역시 아케이드, LED 조명, 고객편의센터 내 공중화장실, 어린이 놀이터, 도서관 등 시설이 현대화되어 있다. 고객편의센터 2층 교육장에서는 주부노래교실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시장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 고객쉼터카페인 돈암선녀카페도 마련되어 있으며, 무료배송도 실시한다.

 

주변엔 한양도성, 간송미술관, 길상사, 성북구립미술관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그 중 한양도성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삼선동 선녀축제’는 지역 자치 축제 중 최고 수준의 볼거리로 지역주민들이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이에 영감을 받아 ‘선녀’를 트레이드마크로 활용해 선녀어묵, 선녀순대, 선녀족발 등의 먹거리를 만들어 지역특화 먹거리로 개발하고,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1년 반 만에 다시 찾은 돈암시장. 그 사이 우이-신설 경전철이 생겼다. 덕분에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신설동역에서 경전철을 타고 성신여대입구역으로 간다. 역 밖으로 나오니 많은 젊은이들과 차들로 여전히 시끌벅적하다. 사람과 자동차가 끊임없이 오가는 사이에서 묵묵히 버티고 서있는 돈암시장 간판.

 

입구엔 싱싱한 해산물들이 즐비하다. 대하, 낙지, 소라, 굴, 주꾸미 등. 가게 안엔 생선을 말리느라 주렁주렁 매달아 놓기도 했다. 겨울이란 계절이 실감난다. 제철 음식인 굴이 인기다. 한 눈에 봐도 싱싱하다. 한 아주머니가 봉지 가득 굴을 담아간다. 상인의 얼굴엔 환한 미소가 핀다. 저 굴은 오늘 저녁 어떻게 요리돼서 밥상에 올라갈까. 생굴? 굴밥? 굴국? 굴전? 생각만 해도 입에 침이 고인다.

안내방송이 들린다. 상인들이 지켜줘야 할 것들을 상기시키고 있다. 시장에서 열리는 이벤트 등 안내사항들도 나온다. 시장이 활발하고 깔끔하게 유지되는 좋은 시스템 중 하나다. 대형마트나 백화점 부럽지 않다. 날이 갈수록 좋아지는 서비스, 발전하는 시장 찾는 이들의 발길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맛집들도 즐비하다. 낙지 전문점에 한결같이 인기를 모으는 족발가게, 신장개업한 돈까스가게 등. 뭐니뭐니 해도 돈암시장하면, 돈암순대를 빼놓아서는 안될 터. 손님들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인기가 좋아지면 방심하다가 맛도 변하고 서비스의 질도 떨어지면서 손님이 끊길 수도 있는데 이 집은 한결같다. 김밥도 함께 팔지만 역시나 인기 좋은 건 순대. 단골손님이 순대를 주문하자 능숙한 솜씨로 순대를 총총총 써는 주인. 안부를 묻는 것도 잊지 않는다.

시장 주변에도 먹을 게 많다. 돈암시장은 한골목으로만 구성된 게 아니라 주변 골목골목들까지 통틀어 상권이 형성됐다. 수제 어묵집, 횟집, 족발집 등. 무엇보다 유명한 건 숨겨진 맛집 감자국집이다. 61전통이란다. 지난번과 달라진 점이라면 추워진 날씨 탓에 밖에 앉는 손님들을 위해 비닐천막이 쳐졌다는 것. 얼핏얼핏 손님들이 앉아 있는 실루엣만 보인다. 이른 시간인데도 북적북적하다.

 

돈암시장 바로 옆골목도 사람들이 많다. 이곳은 특히 젊은 상인들이 많은 골목이다. 야채와 고기, 생선을 파는 상인들 대부분이 젊은 청년들이다. 덕분에 시장에 활기가 넘쳐난다. 좁은 골목에 사람들이 바글바글하고 점포마다 불빛이 반짝인다. 시끄러운 소리마저 즐겁다.

해가 떨어지고 날은 더 추워졌다. 두터운 외투를 입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웅크리고 있지만 시장 이곳저곳을 구경하는 눈만은 반짝인다. 몸을 녹이려고 분식집에 들려 어묵하나를 집어 든다. 어묵국물이 담긴 종이컵을 꼬옥 들고 다시 시장을 돈다. 전통시장만의 매력이다.

 

아직도 한결같은 돈암시장. 참 다행이다. 주변 상권들도 덩달아 더 발전하고 있다. 새로운 교통편도 뚫려 접근이 한결 용이하다. 앞으로도 승승장구해서 더 넓은 상권으로 확대됐으면, 하고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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