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진검승부, 그 결과는?
미-중 ‘무역전쟁’ 진검승부, 그 결과는?
  • 김범석 기자
  • 승인 2019.01.08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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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글로벌 경제’ 어디로?

세계 경제를 주름잡는 두 고래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은 무역협상을 시작하며 본격적인 진검 승부에 들어갔다. 두 나라는 지난달 초 아르헨티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90일 무역전쟁’ 휴전을 합의한 이후 차관급 무역협상을 재개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최측근인 왕치산 부주석이 자국에서 펼쳐지는 무역전쟁에 나오는 등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두 나라의 협상가들이 출동하면서 무역전쟁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미중간 ‘무역전쟁’과 협상 가능성을 전망해 봤다.

 

지구촌 경제가 연초부터 들썩이고 있다.

제프리 게리시 미무역대표부 부대표가 실무진을 이끌고 베이징을 방문했다. 중국 측의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와 강제적 기술 이전 요구 등에 대한 협의를 위해서다.

미국과 중국은 실무 협상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을 포함 여러 차례 전화 통화를 하며 로드맵을 만든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지난달 29일 통화 후 “협상이 아주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히는 등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지난 4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중국으로선 정말 합의를 해야만 할 것”이라며 중국을 우회적으로 압박하기도 했다.

미중은 이번 협상에 이어 시 주석의 최측근 왕치산 부주석이 오는 22∼25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 등과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의 무역협상 결과를 결정짓는 담판이 될 전망이다.
 

‘중국제조 2025’

왕 부주석은 중국 지도부의 대표적인 미국통이다. 그동안은 내놓을 만한 성과가 없어 미국과의 무역협상에 참여하지 않았다. 중국의 국가 위기마다 활약했으며 2008년 금융위기 때도 미국과의 협상을 맡았다. 그런 왕 부주석이 나서는 만큼 이번 협상 결과에 대한 낙관론이 커지고 있다.

중국은 외국인투자법 마련 및 특허법 개정 등을 통해 미국의 기술보호 요구를 수용하는 듯하지만 첨단기술 육성책인 ‘중국제조 2025’는 고수하고 있다. 시 주석도 5세대 이동통신(5G) 등 첨단 제조업에 대한 지원을 강조해 차관급 협상에서 격차를 좁힐지는 미지수라는 관측도 존재한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지난해 12월 1일 만나 올해 3월 1일까지 상대국에 고율의 추가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했다.

미국 협상단은 비관세장벽, 지식재산권 보호,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및 공산품 수입 확대 등을 다룰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중국과 방대한 무역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시 주석과 내가 깊이 참여하고 있고, 최고위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올해 첫 협상이 실무급에서 이뤄지는 만큼 큰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요 사안에 대한 견해자가 크다는 얘기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협상의 핵심 주제로 7개 분야를 지목해 눈길을 끌었다.

첫번째는 양국간 가장 첨예한 이슈인 지적재산권이다. 트럼프 정부는 중국이 미국 기업의 민감한 기술을 강제 이전시키거나 훔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중국은 무역협상 재개를 앞두고 최근 지재권 강화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악마는 디테일과 실행에 있다"며, 구체적인 사항을 두고 양국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했다.

두번째는 화웨이와 5세대 이동통신(5G) 문제이다. 지난해 말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 멍완저우의 체포 사건에서 보듯, 세계최대 통신장비회사 화웨이 문제는 미국과 중국 간에 이미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다.

5G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화웨이는 전 세계 관련 핵심 특허의 10분의 1을 가지고 있다. 미국은 이를 자국의 안보 및 기술 우위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세번째는 중국의 핵심 사업인 '메이드 인 차이나 2025'로 집중된다. 미국은 중국의 국가주도 '메이드 인 차이나 2025'가 세계무역기구 규칙을 위반하고 있으며, 불공정한 경쟁을 조성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관세 대부분이 '메이드 인 차이나 2025'의 핵심사업들을 겨냥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다. 중국 정부는 이에 따라 '메이드 인 차이나 2025'의 일부를 수정할 수도 있음을 시사해 관심을 모은다.

네번째는 에너지 분야다. 중국은 이번 협상전 양보조치로 미국의 액화천연가스(LNG)에 대한 보복관세를 해제한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협상을 통해 중국 기업의 미국 LNG 수출프로젝트에 대한 투자가 다시 활성화될지 여부가 관심사라고 언급했다.

다섯번째는 농산물 수입이다. 특히 중국의 미국산 대두, 옥수수, 면화, 수수, 돼지고기에 대한 보복관세 해제 여부가 주목된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미국산 건조곡물에 대한 반덤핑 및 반보조금 관세를 제거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블룸버그는 자동차 관세와 중국 은행에 대한 미국 자본의 투자 확대 문제를 7대 이슈 중 하나로 꼽았다. 중국은 최근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기존 40%에서 15%로 낮추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자국 은행에 대한 해외 자본의 투자도 확대했다.
 

‘관세 장벽’ 합의 관심

‘휴전 합의’ 이후 양국이 다서 협상 테이블에 나서는 것은 “파국은 피하자”라는데 인식을 함께 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결국 지식재산권과 ‘중국제조 2025’ 등에서 중국이 얼마나 미 요구를 충족시키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협상이 잘 마무리되면 류허 부총리가 곧 방미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와 회동할 전망이다. 하지만 불발된다면 양국 간 무역전쟁이 또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관영 환구시보는 사설에서 “무역전쟁이 9개월 만에 타결이 가까워졌다”며 “이번 논의를 통해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나는 정말로 그들이 합의를 성사하고자 한다고 생각한다”며 “관세는 틀림없이 중국에 큰 타격을 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양측 간 힘겨루기가 무역에 한정되지 않고 외교, 군사 등에도 넓게 퍼져있기 때문이다. 최근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 군함이 남중국해 파라셀 군도 인근 해역에 진입했다며 “미국 측에 엄중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 군함의 항해가 관련 해역의 평화와 안전 및 질서를 훼손한 것”이라며 “중국은 미국이 즉시 이와 같은 종류의 도발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반도와 북한의 비핵화 문제에 대해서도 양측의 입김은 적지 않다.

결국 미국과 중국이 세계 패권을 놓고 글로벌 경쟁에서 맞붙은 형국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번 협상이 교착상태로 빠져든 무역 전쟁을 끝낼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초미의 관심사다. 경기 둔화를 우려하는 지구촌은 세계 1, 2위 경제 대국의 통상마찰 탓에 더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 무역 전쟁이 단순히 무역수지나 통상 악습에 국한된 것이 아닌 중국 경제를 견제하기 위한 미국측 행보라는 지적도 없지 않다.

한국 경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미중 ‘무역전쟁’이 협상을 통해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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