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탐방] 강북북부시장

 

강북북부시장은 서울특별시 강북구 한천로에 위치하고 있는 전통시장이다. 1970년 ‘북부시장’이란 상호로 개업해 2016년 현재의 상호 ‘강북북부시장’으로 변경됐다.

수유역 2번 출구로 나오자마자 보이는 첫 번째 골목으로 들어간다. 금요일 저녁시간이라 수유역 앞 대로변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젊음이 느껴진다. 대로변에서 골목으로 들어오자마자 갑자기 조용해진다. 역에서 시장까지는 걸어서 5∼10분 정도 걸린다. 별다른 안내표지가 없어 지도를 보며 걸었다. 찾아가기 어렵진 않지만 대로변에 있지 않으니 지도를 참조해서 찾아가는 게 좋다.

 

국밥, 머리고기, 순대 등 맛집들이 이어지는 거리. 저 멀리 시장이 보인다. 시장이라기 보단 쇼핑센터 느낌이다. 지어진지 얼마 안 돼 보이는 건물. 밖에는 큰 마트가 있다. 저녁 장거리를 사러온 사람들로 가득하다. 그 옆으론 안경가게, 속옷가게가 이어진다. 횟집, 통닭집은 슬슬 손님 맞을 준비를 한다. 시장 바깥 라인은 ‘북부플라자’다. 문을 연 곳이 많지 않다. 시장 안으로 들어간다.

밤 10시까지 운영한다고 하지만 문을 연 상점이 드물다. 문을 닫으려면 세 시간 가량 남은 상황. 들어가자마자 야채가게가 맞이한다. 그런데 주인은 어디 갔는지 보이질 않는다. 손님을 기다리는 건 푸른 야채들뿐이다. 겨울의 여느 시장들처럼 이불로 덮어놨다. 팔기도 전에 얼어버리면 안 되기 때문이다. 주인이 추위를 피해 가게를 비워도 될 정도로 손님을 찾아보기 힘들다.

 

노란색으로 꾸며진 김밥집에는 그나마 손님이 있다. 즉석김밥이다. 주문과 동시에 눈앞에서 능숙하게 말아준다. 고소한 냄새가 퍼진다. 단골인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모습이 정겹다. 시장에 처음 들어 왔을 땐 싸늘한 분위기였지만 금세 훈훈해졌다. 김밥집 옆에 고객휴식터가 있다. 굳게 닫혔다. 불도 켜있지 않다. 꽤 넓은 규모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 시장 중앙 통로엔 노점이 있지만 막상 입점한 사람은 없는 것 같다. 먼지만 뽀얗게 쌓였다.

방앗간이 많다. 강북북부시장은 방풍떡 특화시장으로 선정된 바 있다. 떡 개발은 물론 판매대가 설치되고 홍보를 위한 지원을 받기도 했다. 정부에서는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소개했다. 하지만 기자가 갔을 때 시장의 명물이라는 방풍떡은 보기 어려웠다. 그나마 현수막을 걸어놓은 떡집도 파리만 날린다.

 

또 문을 연 곳이 있다. 족발집과 치킨집이다. 족발집에선 상인들을 위해서인지 점심특선으로 칼국수까지 판매한다. 4900원의 저렴한 가격. 추운 겨울에 딱 어울린다.

좀 더 걷다보니 시장 밖에서 봤던 큰 마트 뒤편이 나온다. 그 위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인다. 관리사무실과 야외무대가 있다. 야외무대에선 여러 가지 행사가 열리는 듯 했다. 많은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넓은 공간이다. 시장에 이런 공간을 만들어놓고 잘 활용만 한다면 손님들의 발길을 더 끌 수 있겠다.

 

시장을 돌아보니 비어있는 상점이 많았다. 깔끔하게 정돈된 실내시장이라는 좋은 조건에도 불구하고 상점도, 상인도, 손님도 적은 게 아쉬웠다. 활발했던 시장의 모습은 어디 갔을까. 시장 안을 가득 메우던 상인과 손님들은 어디로 갔을까. 고객휴식터, 야외무대 등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게 아쉬웠다. 시장 지도를 보니 건물의 거의 절반은 할인마트가 차지하고 있다. 시장에서 넓은 공간을 차지하는 곳들이 오히려 시장을 살리지 못하는 비효율 공간이 돼버렸다. 대책이 필요하다.

이전에 탐방했던 인근의 수유시장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오히려 수유시장보다 강북북부시장이 수유역과 더 가깝지만 대조된 분위기가 안타깝기만 하다. 수유의 ‘핫’한 분위기처럼 더 많은 상인, 손님들이 모여 따뜻한 온기를 내뿜는 강북북부시장이 됐으면 좋겠다. 또 특화상품이었던 방풍떡이 다시 되살아났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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