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박정섭의 ‘내 집짓기 해법’-2회

현대인들이 도심에서 전원으로 삶의 터를 옮기고 싶어 하는 욕구가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임은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이러한 주거문화의 변화에 동참하여 내 집을 짓는다는 것은 분명 큰 즐거움이다. 더구나 도시생활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들이 전원주택을 마련한다는 것은 일생동안 단 한번 있을까한 가슴 벅찬 기쁨이고 기회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연습 삼아 한번 집을 지어본다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사람은 늘 착각이나 오류의 가능성을 지니고 있어 집짓기의 첫걸음부터 시행착오가 끊임없이 되풀이 되는 현상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다.

도처에서 이와 같은 시행착오가 반복되고 있는 까닭은 아마 사람들이 자기가 알고 있는 만큼만 볼려고 하며 그 테두리 안에서 매사를 판단하고 결정하는 습성이 있다는 사실을 가끔 망각하기 때문일 것이리라 본다. 또한 해당분야 전문가의 조언에 귀 기울이는 척 하지만 진정으로 건축주가 마음의 문을 열어젖히고 전문가의 기술력과 오랜 경험을 인정하는 데는 더더욱 인색하기 때문인 것으로도 짐작된다.

누구든 돈 없애고 속 편한 사람 없듯이 내 집을 짓기 위한 과정에서의 지나간 시행착오에 대해 “얼마짜리 좋은 경험했다”고 생각해버리고 넘기기엔 그로 인한 비용 낭비는 너무나 큰 액수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이에, 다가오는 전원주택 대중화 시대를 앞두고 찌든 도시의 울타리를 벗어나 전원생활의 정취와 여유로움을 설계하는 분들에게 터 고르기부터 준공ㆍ입주해서 터다지기까지 전반적인 과정상 겪기 쉬운 시행착오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그 요령에 대해 여섯가지 주제로 나누어 실무지침적인 내용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 글 싣는 순서 】

Ⅰ. 택지를 살 때 기본적으로 「체크」해야할 사항

Ⅱ. 설계의 중요성 인지는 예산절감의 지름길

Ⅲ. 공법의 선택에 따라 쾌적성이 달라진다

Ⅳ. 시공업체 선정시 이런 점을 유념하라

Ⅴ. 무조건 저렴한 「평당공사비」선택은 부실주택으로 돌아온다

Ⅵ. 건축주와 설계ㆍ시공자가 지켜야할 점이 있다

 

8평형-클래식
8평형-클래식

정확한 도면 없는 시공은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과 같아

주택 신축예정부지가 마련되면 다음 단계는 내 집을 짓기 위한 과정중 목적달성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또 건축주의 입장에서 대단히 민감한 부분인 "예산 절감"을 위해 설계단계에서부터 그 중요성을 반드시 인지해야 하며,

건축주는 시공업체 선정 이전에, 짓고자하는 공법의 전문설계자와 우선적으로 충분한 상담을 하는 것이 좋다. 설계과정에서 건축주의 취향과 요구조건도 충족시키고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과 설계 노하우를 접목시켜 도면부터 작성하는 것이 정상적인 절차이며 요령이다.

이때 시공업체에서 전문적인 설계 디자인 작업이 가능한 업체라면 건축주 입장에서는 금상첨화다. 건축상담 및 설계디자인, 공사비견적, 시공을 병행하여 일관성 있게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래 각각의 항목들이 모두 건축주의 예산낭비를 줄이고 시행착오를 최소화 하는 지름길임을 염두에 두고 합당한 예산으로 좋은 집을 지을 수 있도록 그 요령에 대해 소개한다.
 

1. 반드시 설계도면에 의해 축조되어야

요즘은 예전보다 행정 간소화로 인하여 제반 인허가 절차도 대폭 단순화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규제나 규정의 완화내용은 그 취지가 인허가 과정상 불필요하거나 또는 중복되는 내용을 줄이고자 함에 있는 것이지, 제대로 작성된 도면도 없이 건축물을 대충 지어도 된다는 취지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축주중에 간혹 간소화된 행정절차가 설계비를 절감할 수 있는 기회라고 잘못 인식하는 사례를 접하게 된다.

이런 경우, 처음부터 제대로 된 설계도면을 작성하는데 소요되는 비용보다 결국 공사단계에 가서 몇 배의 금전적 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되는 경우를 무수히 보았다.

약30여년간 설계와 시공업무에 종사하면서 타 용도의 건축물보다 주택설계가 규모는 작아도 가장 민감하고 어려운 분야임을 필자는 부인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건축주 개개인의 취향이 모두 다르고, 주택은 일시적으로 머물렀다가 탈피해 버리는 기능적인 상업공간 또는 사무공간이 아닌 상주 생활 및 휴식공간이기 때문이다.

물론 설계자는 각 건축주의 요구조건에 걸맞는 설계안을 창출해 내어 주거욕구에 만족을 줄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것이 곧 설계자의 의무이고, 도리일 것이다.

결국, 설계의 품질에 따라 공사의 품질 및 예산절감율 또한 달라질 것이며 정확한 도면 없는 주먹구구식 시공은 휴먼스케일(Human-scale)에도 맞지 않고 품질도 보장되지 않는 졸속의 집이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불필요한 예산낭비를 초래하게 된다는 논리에 따라 완벽시공에 앞서 완벽설계가 더욱 우선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2. 주택의 설계상 특성

전원주택을 단순히 공기 좋고, 물 맑은 푸르른 전원에 지어진 주택이라고 말하던 시대는 지났다.

초고도 산업사회에서 통합서비스 디지털통신망에 의한 외부와의 연결로 모든 게 가능해진 스마트시대인 지금, 전원에 지어질 집일수록 충분한 전원생활을 만끽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재택근무에도 대비해야만 한다. 주거기능 외에 이러한 작업 기능적인 공간을 필요로 하는 건축주라면 사전에 검토해서 당초 설계시에 필히 반영되어야만 추후에 증축이나 재시공이나 개보수의 번거로움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외에도 달라지는 우리의 생활 및 문화패턴에 따라 기능적으로 홈오토메이션화 해야 할 요소들이 많이 있겠거니와, 전원주택은 물론 도심지주택에서도 주변 풍치와 조화로운 주택형태 또는 외부공간 활용의 아이디어를 적극 반영하고 주택내부에 있어서 데드 스페이스(Dead Space)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평면설계가 아닌 공간설계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건축주 취향과 집에 어울리는 자재들 즉 외장재, 내부 마감재, 창호, 기타 조명기구 그리고 주요한 요소 중의 하나인 색상 결정 등은 모두 시공업체와의 건축 상담시에 건축주와 설계 및 시공자가 충분히 의논하여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한 과정이다.

건축주의 의사결정을 돕기 위해 때로는 주택 관련서적을 통해서나 건축박람회 모델하우스 사례들을 직접 찾아가 보면서 견문을 넓히는 것도 시행착오를 줄이는 건축주의 바람직한 모습이다. 하지만 꿈꾸던 내 집을 막상 짓고자 할 때 실제로 여기저기에서 눈여겨보아 두었던 부분들을 모두 다 내 집 한 채에 접목시키거나 반영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결국 건축주 자신의 취향과 여건에 최대한 부합하는 설계와 마감재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설계자와 충분히 대화하고 그의 경험과 기술력을 빌어 건축주의 취향을 설계도면상에 최대한 표출함으로써 개성에 가장 근접한 최고의 내 집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3. 주택의 디자인 과정

건축물을 설계하는 디자인 과정을 잠깐 언급하자면 크게는 분석적 단계(프로그래밍), 창의적 단계(디자인), 실행적 단계(도면화)로 구분된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계획설계와 기본설계, 실시설계 작업이 이루어지고 그 성과물인 시공도면을 가지고 공사에 착수하게 된다.

건축주는 초기단계인 분석적 단계에서 설계자에게 자신의 기본요구조건, 취향, 여건 등을 최대한 제시해야만 정확한 분석과 개념설정이 가능해진다.

특히, 전원주택의 경우 환경심리학적 분석에 의해 접근하는 건축디자인 방법론을 추구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고 하겠다.

그 다음 창의적 단계가 시작되면 이제 설계자 즉, 건축디자이너가 디자인 작업행위를 통해서 건축의 형태를 도출해 내고 건축주의 의사결정이 진행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미적, 기능적, 합리적인 디자인 사고에 근거한 설계전문가의 설계 의도에 대해 이해하고 협조하는 건축주의 진정한 용기가 때로는 필요하다.

* 설계자가 건축주로부터 확인해 두어야 할 주요 항목

1) 건축비 예산

2) 가족 구성원

3) 건축주의 취향

4) 생활 패턴

5) 각 실의 규모, 용도 및 숫자

6) 가족의 취미

7) 특별한 기능의 요구 여부

8) 건축주의 직업

9) 장래 계획(증축, 가구구성의 변동 등)

10) 내ㆍ외장 마감재료

 

<기사이어집니다.>

 

 

박정섭
박정섭

- Hi-housing 대표
- 박정섭 목조건축디자인연구소 소장
- 한국건설기술인협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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