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대한 ‘평화의 여정’ 로드맵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에 ‘훈풍’이 불어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오는 27∼28일에 베트남에서 두번째 정상회담을 가지기로 했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 열린 북·미 정상의 역사적인 첫 만남 이후 260여일 만에 양측이 다시 자리를 함께 하는 셈이다. 1박 2일간 진행될 이번 회담에서 비핵화 논의가 어떻게 귀결될지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반도 평화 로드맵은 과연 현실화될 수 있을까.

북미 정상이 1차 때보다 격식을 갖춰 다시 만나기로 했다. 1박 2일간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어서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감이 높다. 최소한 두 번은 얼굴을 맞대고 담판을 지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사전에 충분한 사전 조율을 거치겠지만 사안이 민감한 만큼 두 정상의 결단이 불가피하다. 무엇보다 1박 2일간 회담이 진행된다는 점에서 이번 협의에 대한 의지가 양측 다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6월 12일 열린 1차 북미정상회담은 오전 9시에 시작해 140분간의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 50여분간의 오찬 후 오후 2시쯤에 종료된 바 있다.

외교 관계자는 “비교적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북한 비핵화와 북미 관계 개선을 논의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됐다”며 “더 나아가 한반도 종전선언과 평화체제 구축 방안도 탁자 위에 올려질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번 2차 북미정상회담은 북한 비핵화와 관계 정상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구체적 ‘로드맵’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가 급선무다. 첫번째 만남 이후 오랜 기간의 불신을 극복해야한다는 점에서 넘어야 할 산들이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원하는 완전한 북한 비핵화와 전면적인 대북 제재 완화, 대북 투자는 쉽지 않은 만큼 포괄적인 로드맵 마련이 중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대북 제재 완화와 같은 미국의 적극적인 조치가 없으면 북한 역시 비핵화 조치 실행에 나서기 어렵다는 얘기다.

영변 핵시설 폐기 등의 초기 비핵화 조치와 인도적 지원 확대, 연락사무소 설치, 종전 선언 등의 상응조치를 교환하는 낮은 수준의 합의에 그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평화체제’ 관심

2차 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베트남에서 남·북·미·중 정상들이 자리를 함께 할지도 관심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정연설 직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이달 말에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차 북·미정상회담이 베트남 다낭에서 열릴 것으로 보인다”며 “미·중 정상간 회동도 같은 기간 다낭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북-미,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이뤄진다면 북한의 비핵화뿐 아니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관련 논의도 다뤄질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베트남에 전격 합류해 ‘4자 종전선언’이 추진되는 시나리오도 얘기된다.

김정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한반도의 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다자 협상’을 제안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측은 문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 가능성을 크지 않다고 밝혔다. 때문에 북·미 정상회담, 김정은 답방, 북·중 정상회담 등이 연쇄적으로 이뤄지는 시나리오에 좀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할 일이 많지만 김 위원장과의 관계는 좋다"며 ”담대하고 새로운 외교의 일환으로 우리는 한반도 평화를 향한 역사적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만약 내가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되지 않았다면 우리는 아마도 지금 북한과 큰 전쟁을 벌이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양측이 통 큰 결단을 통해 이른바 '빅딜'에 가까운 전격 합의를 이끌어 낼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국은 북한의 영변 핵시설을 비롯한 플루토늄·우라늄 농축시설 폐기와 ‘플러스 알파’를 요구하고 있다. 북한은 제재 완화가 급선무다. 이 과정에서 두 정상이 어떤 합의점을 도출해내느냐가 관건이다.

문 대통령과 시 주석까지 참석할 경우 ‘남·북·미·중’ 4자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전쟁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 문제까지 담판이 가능하게 된다.

청와대는 “베트남에서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진전의 발걸음이 있기를 바란다”며 “북한과 미국이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기에 베트남은 더없이 좋은 배경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3월을 앞두고 한반도에 따스한 춘풍이 불어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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