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스카이 캐슬’ 속 한국, 진짜 실화야?”
“드라마 ‘스카이 캐슬’ 속 한국, 진짜 실화야?”
  • 이석원 기자
  • 승인 2019.02.07 1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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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기획] 복지국가 스웨덴에서 살아보기 / 이석원

스웨덴의 꽤 많은 젊은이들이 한국 드라마를 제법 좋아한다. 물론 한국말을 어느 정도 알아 들을 줄 아는 사람들에게 국한돼 있다.

한국 유학 경험이 있거나 근무 경험이 있는, 한국말을 구사하는 몇 명의 스웨덴 사람들과 함께 최근 한국에서 가장 뜨거웠던 드라마 ‘스카이 캐슬’을 VOD 서비스로 봤다. 이들은 1회부터 17회까지는 각자 시청을 했고, 18회부터 20회까지는 모여서 함께 시청했다.

물론 극중 한서진(염정아 분)의 트레이드 마크 욕설인 ‘아갈머리’나 진진희(오나라 분)의 더 복잡하고 오묘한 욕설인 ‘이런 시베리안 허스키 수박씨~ 발라먹을 것이 눈깔을 확 뒤집어가지고 흰자에다 아갈머리라고 써 버릴까보다’ 같은 것 등은 별도의 설명을 해주었다.

 

JTBC 드라마 ‘스카이 캐슬’(사진=홈페이지)
JTBC 드라마 ‘스카이 캐슬’(사진=홈페이지)

이들은 이 드라마를 놀라워 하기는 해도 재밌게 보지는 못했다. 가장 큰 이유는 드라마 속의 상황 설정과 그 정서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첫째 한국 상위 0.1%에 속하는 사람들 상당수의 직업이 대학병원의 의사였다는 것, 둘째 그 집 아이들이 서울대 의대를 가기 위해 비정상적인 교육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셋째 그런 교육이 다른 사람이 아닌 그 아이들이 가장 사랑하는 부모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그들에게는 놀라웠지만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스웨덴은 의사의 대부분이 공무원 신분이다. 스웨덴의 대학에서 임상 의학을 전공하고 환자를 상대하는 의사들은 국가의 공공 의료에 속해서 다른 공무원들과 같이 적당한 월급을 받는다.

그런데 ‘스카이 캐슬’의 의사들은 대학 병원에 근무를 하면서 대한민국 상위 0.1%에 속한 계층에 속하는 것으로 등장한다. 초호화 타운 하우스에서 휘황찬란한 인테리어를 하고 살고, 수억 원에 이르는 수입 자동차를 부부가 각자 운행한다. 조금은 높은 월급을 받지만, 스웨덴의 의사들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부유한 한국 의사들의 삶에 대해 현실적으로 믿지 않았다.

드라마를 본 스웨덴 사람들은 모두 한국에서 서울대학교가 가장 좋은 대학교라는 막연한 지식은 있다. 물론 앞서 언급한 자기네 의사들의 삶을 고려해서 서울대 의대가 그 중에서도 가장 선망되는 곳이라는 것은 아는 이도 있고 모르는 이도 있지만. 어쨌든 어떤 경우라도 서울대 의대를 가기 위해 아이들이 받는 교육은 상상도 해보지 않은 일이다.

서울대에서 2년간 유학을 했던 한나 잉바르손(34)은 “유학하는 동안 함께 공부하던 친구들이 그렇게 특별한 사람들이라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물론 그들은 고교 시절 내가 겪어볼 수 없었던 살인적인 입시 교육을 받았다는 것을 막연히 알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 친구들이 드라마에서처럼 수억 원의 돈을 내고 과외를 했다고는 생각 못했다”고 말한다.

 

카롤린스카 의과대학
카롤린스카 의과대학

스웨덴의 서울대 의대 격이라고 할 수 있는 카롤린스카 외대를 졸업하고 현재 스톡홀름 외곽 단데뤼드 코뮌의 의사로 알하고 있는 에릭 발스트룀(36)은 “카롤린스카에 합격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지만, 거길 들어가기 위해 드라마에서처럼 공부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며 “오히려 대학에 들어가서는 그 이상의 공부를 한다. 그러나 만약 드라마 속 아이들처럼 공부를 한다면 노벨 생리의학상부터 받아야 할 것 같다”고 놀라워했다.

함께 드라마를 시청했던 이 중 유일하게 16세 딸을 둔아니카 아슬라니는 “한국의 엄마들은 경이롭다. 나는 아무리 딸을 위한 일이라도 (드라마에서처럼) 저렇게 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극중 한서진의 행동이) 진짜 자기 딸을 사랑해서 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하나?”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아니카는 “(극중 한서진은) 결국 자신의 역심이 딸을 망가뜨렸다고 자책하는데, 왜 망가뜨린 다음에야 그걸 깨닫지? 그냥 서울대 의대를 갔더라면 딸이 망가지지 않았다고 생각하나?”하고 의아해 했다.

영국의 대학 전문 평가 기관인 ‘더 월드 유니버시티 랭킹스(The World University Rankings)가 발표한 2019년 세계 대학교 순위(표 참조)를 보면, 대부분 미국과 영국의 대학교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영국의 옥스퍼드와 캠브리지가 1, 2위이고, 미국의 스탠포드, MIT, CIU가 그 뒤를 잇고 있다.

20위까지는 미국과 영국의 대학만이 있는데, 스위스의 취리히 대학이 유일하게 11위에 올랐다. 21위부터 40위까지는 유럽의 다른 나라들과 중국 호주 캐나다 등의 대학도 간간히 보이는데, 앞서 에릭이 졸업한 스웨덴의 카롤린스카 의과대학도 보인다. 그리고 서울대학교는 미국과 영국, 다른 유럽은 물론 중국과 싱가포르 홍콩과 일본 등에도 뒤진 63위다.

 

THE 대학-순위
THE 대학-순위

‘스카이 캐슬’이 서울대 의대를 두고 전개된 드라마니까 의과대학의 순위도 보자. 역시 영국의 옥스퍼드가 1위, 미국의 하버드가 2위다. 존스홉킨스도 6위에 있고, 20위 안에는 거의 다 미국과 영국의 의과대학 들이다. 그 가운데 스웨덴의 카롤린스카가 14위에 있다. 한국에서는 오히려 성균관대 의대이 41위로 49위의 서울대 의대보다 순위가 높다.

물론 이 기관의 대학 순위가 그 대학의 절대적인 가치나 수준을 규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교육 여건(Teaching) 30%, 연구 실적(Reaserch) 30%, 논문피인용도(Citation) 30%, 국제화(International outlook) 7.5%, 산학협력(Industry income) 2.5%로 집계되며 그래도 국제적인 신임도가 적지 않은 것을 감안한다면 참고 자료는 될 것이다.

한국의 서울대 의대와 스웨덴의 카롤린스카 의대를 단순 비교하자거나, 교육 여건이나 교육 정서가 전혀 다른 두 나라를 단면으로 비교하자는 것은 아니다. 세계 최고의 복지 수준을 자랑하는 스웨덴과 OECD에서 복지 예산이 적은 수준인 한국은 분명 많은 부분에서 다르다.

그러나 드라마 ‘스카이 캐슬’ 속 인물 대부분은 이미 대한민국 상위 0.1%에 속하는 사람들이다. 신분상승의 절박함보다는 0.1%를 유지하려는 욕망의 소유자들이다. 이 드라마를 함께 시청했던 스웨덴 사람들이 가장 이해하지 못하는 지점이 바로 거기다. 그들은 왜?

드라마를 함께 시청한 또 다른 참석자는 “충분히 삶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사람들이 오히려 더 절박한 듯 스스로에게 낭떠러지를 만들어 놓고 산다는 것이 한국이라면, 한국의 삶이 너무 고달파 보인다”고 얘기한다.

<이석원 님은 한국에서 언론인으로 일했습니다. 지금은 스웨덴에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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