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전대, ‘박심’이 가른다!
한국당 전대, ‘박심’이 가른다!
  • 김승현 기자
  • 승인 2019.02.08 0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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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격 맞은 ‘황풍’

2.27 자유한국당 전당대회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영향력에 의해 판가름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유력 당권 후보들도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 차이를 분명히 하며 경쟁 구도를 만들어가는 모습이다. 황교안 전 총리와 홍준표 전 대표는 박 전 대통령에 상대적이다. 이에 반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탄핵의 정당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황 전 총리는 친박계의 지지를 얻으며 박근혜 정권에서 국무총리와 법무부 장관 등을 지낸 경력을 최대 무기로 삼아왔다. ‘박풍’에 휩싸인 한국당 분위기를 살펴봤다.

 

'황풍‘의 대세론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야권 대선후보 1위를 달리고 있는 황 전 총리가 새로운 시험대에 선 가운데 최근 미묘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친박 색깔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박 전 대통령측은 적극적으로 손을 들어주지 않는 모양새다.

박 전 대통령측 유영하 변호사는 최근 “박 전 대통령이 언젠가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만나고 싶다는 뜻을 교도소 측에 전해왔고 대통령께서 거절했다는 말씀을 하셨다"며 ”당시 거절하신 이유에 대해 말했지만 이 자리에서 밝히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박 전 대통령이 황 전 총리의 대통령 권한대행 시절 자신을 예우해주지 않은 데 대해 서운한 감정이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적지 않다.

유 변호사는 황 전 총리가 박 전 대통령의 수인번호를 모른다고 밝힌 것과 관련 “대통령 수인번호는 이미 인터넷에 떠돈다. 자기를 법무부 장관으로, 그리고 국무총리로 발탁한 분이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데 수인번호를 모른다는 말에 모든 것이 함축돼 있다고 본다"며 "황 전 총리가 친박이냐는 것은 국민들이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들어 ‘박 전 대통령 사면 운동’을 비롯 친박계에 구애를 하고 있는 홍 전 대표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시했다. 유 변호사는 “2017년 대통령을 출당시키면서 '법률적·정치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는데, 그분이 어떤 도움을 줬는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황 전 총리와 홍 전 대표에 대한 박 전 대통령측의 일침은 당심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박근혜 정권’의 황태자로 불려도 좋을 만큼 승승장구했던 황 전 총리로서는 충격일 수 밖에 없다.
 

‘영남권 당심’ 주목

박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에도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을 만을 만큼 의리를 중시해왔다. 이런 그가 황 전 총리의 면화를 거절했다면 속사정이 있을 것이라는게 정치권 인사의 말이다.

박 전 대통령을 유일하게 면회하고 있는 유 변호사가 황 전 대표에게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면 전대 대결구도는 또 다른 양상으로 흘러갈 가능성도 적지 않다.

민주당 관계자는 “황 전 총리의 과거 이력으로 볼 때 가도 너무 갔다”며 “차기 대선을 생각해도 누구보다 쉬운 상대일 수 있다. 국민들의 수준은 과거와 같은 색깔론을 용납할 만큼 낮지 않다”고 말했다.

황 전 총리와 홍 전 대표가 예상치 못한 충격을 받은 상황에서 오 전 시장은 분명한 목소리를 냈다.

오 전 시장은 당 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자리에서 “우리는 ‘정치인 박근혜’를 넘어서고 극복해야 한다”며 비박계의 결집을 촉구했다. 그는 “국민적 심판이었던 탄핵을 더는 부정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우리 당에 덧씌워진 ‘친박 정당’이라는 굴레에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오 전 시장은 “박 전 대통령을 극복할 수 있어야 보수정치는 부활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하며 홍 전 대표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이 같은 우여곡절 속에 한국당 당권 경쟁은 결국 친박 대 비박 구도로 흘러가는 분위기다. ‘친박 대표주자’를 전면에 내세우며 처음으로 정치권에 도전장을 내민 황 전 총리의 ‘대세론’이 끝까지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반박이지만 ‘이명박 박근혜 석방 및 사면설’을 전면에 내세운 홍 전 대표의 위력도 여전하다.

오 전 시장은 시간이 갈수록 ‘반박’ 색채를 분명히 하며 비박계 결집을 도모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당 전대 결과는 막강한 힘을 가진 영남권 표심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한다. 전체 책임당원(약 32만명)의 절반 가량이 TK(9만여명)와 PK(7만여명)에 집중돼 있다.

여전히 박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진 상황에서 누가 마지막에 웃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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