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 많은 가게, 탁한 공기… 아이고 정신없다
많은 사람, 많은 가게, 탁한 공기… 아이고 정신없다
  • 정다은 기자
  • 승인 2019.02.12 1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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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 보기] 홍콩-1회

새해를 맞아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조금이라도 시간을 내 다양한 여행을 떠나보는 것이다. 국내여행은 물론 해외여행, 또 홀로여행까지…. 작년엔 휴양지 위주로 다녔으니 올해 첫 여행은 관광지로 떠나고 싶었다. 그렇게 고민을 하다 작년부터 계획한 올해 첫 여행의 목적지는 홍콩이다. 다양한 문화, 사람들이 모이는 대표 관광지. 쇼핑의 메카, 밤이 아름다운 나라 등 다양한 수식어가 붙는다. 목요일 밤에 비행기를 타 금요일 새벽에 도착, 약 5일을 머물고 화요일 새벽 비행기로 돌아오는 4박 6일의 여정이다.

 

오후 5시. 공항셔틀버스를 타기 위해 청량리역 광장에서 친구를 만났다. 약 두 시간 뒤 도착한 공항. 표를 뽑고 수화물부터 부쳤다. 홍콩도 220V 전력을 사용하지만 코타키나발루에서와 같은 모양의 콘센트를 쓴다고 해서 멀티플러그를 챙겼다. 꿀팁을 알려주자면 공항 내에 있는 자신의 핸드폰 통신사를 찾아가 이름과 핸드폰 번호, 여행지를 말하고 여권을 보여주면 여행 동안 사용할 멀티플러그를 빌려준다. 친구는 그렇게 통신사에서 두 개를 빌렸다. 기자는 이전 여행 때 사둔 플러그를 챙겼다.

홍콩에 도착하면 현지 시간으로 새벽 12시 50분. 홍콩은 한국보다 1시간이 늦다. 새벽에 도착하기 때문에 저녁을 먹기 어려울 거라 생각해 미리 공항에서 햄버거로 배를 채워두었다. 비행기에 올랐다. 피곤했는지 바로 잠이 들었다. 약 4시간 뒤 홍콩에 도착했다.

 

이른 새벽 홍콩공항은 참으로 한적했다. 간단하게 입국심사를 마치고 심야 공항버스에 올랐다. 새벽에 도착하면 교통편을 찾기 어려워 대부분 택시를 타지만 홍콩의 택시는 비싼 편이다. 심야 공항버스가 있으니 참고하자. 사전에 미리 탑승 정류장과 하차해야하는 정류장을 알아봐둔 터여서 수월했다. 버스는 2층으로 돼있다. 홍콩에선 흔하게 볼 수 있다. 냉큼 2층으로 올라가 제일 앞자리에 앉았다. 2층 버스를 가장 리얼하게 느낄 수 있다. 빙글빙글 도로가 꼬여있는 공항을 벗어나 다리를 건너 시내로 향했다. 귀를 쫑긋 세워본다. 내릴 곳은 ‘Nathan Hotel’ 정류장이다. 하지만 잘 들리지 않는 안내방송. 다행히 전광판에 계속해서 중국어와 영어로 정류장 이름이 나왔다. 2층에 있으면 내려가는데 시간이 걸리니 미리 두 정거장 정도 전에 내려가 기다리는 게 좋다.

 

어렵지 않게 도착했다. 건너편에 숙소가 있지만 눈앞에 보이는 편의점부터 들어간다. 새벽 3시. 매우 늦은 시간이지만 허기진 배를 달래줘야 한다. 컵라면 두 개와 맥주 두 병을 사서 들어간다. 우리가 잡은 숙소는 홍콩에서 그나마 저렴한 편. 이곳에서 하루를 묵고 남은 3일은 좀 더 괜찮은 곳에서 머물기로 했다. 체크인을 하기 위해 카운터로 갔다. 심드렁한 표정의 주인. 손님이 오던 말던 신경을 쓰지 않는 눈치다. 체크인을 한다. 주인은 무척 무뚝뚝하고 퉁명한 태도다. 그런데 문제는 여행 기간 내내 홍콩에서 친절함을 찾긴 힘들었다는 사실.

 

무사히 체크인을 하고 방으로 들어갔는데 방문을 열자마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저렴한 편이었지만 그래도 엄연한 ‘호텔’인데 한국의 고시원과 다를 바 없이 형편없는 시설. 방을 가득 차지하고 있는 침대, 그리고 화장실 하나가 전부다. 침대가 넓다는 게 아니라 방이 그만큼 좁은 것이다. 게다가 창문도 하나 없어 꿉꿉한 곰팡이 냄새가 가득했다. 여기서 잠을 어떻게 자야 되나…. 베개 위에 옷을 덮고, 눅눅한 이불은 덮지 않기로 한다. 허겁지겁 컵라면을 먹고 자리에 눕는다. 찝찝하지만 잠을 청해본다.

 

홍콩에서의 첫날 아침이 밝았다. 5~6시간을 잤지만 영 찌뿌둥하다. 밤새 뒤척였기 때문이다. 빨리 이 지저분한 방에서 나가고 싶은 마음뿐이다. 부지런히 씻고 나갈 준비를 한다. 체크아웃을 한 뒤 짐을 맡겨두고 아침 겸 점심을 먹으러 나왔다. 한국 방송에서도 많이 나온 쌀국수 집이다. 원하는 토핑과 맵기, 신맛까지 조절이 가능하단다. 핸드폰 지도를 켜고 움직인다.

 

홍콩 거리는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이 많다. 단순히 ‘많다’라는 말로 표현이 되지 않을 정도로 많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사람들을 피해 걷다보니 가까운 거리도 두 배는 멀게 느껴진다. 홍콩인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나라에서 온 사람들로 가득하다. 거리가 더 번잡하게 느껴지는 데는 많은 가게들과 공사장, 담배 연기도 한 몫을 한다. 가게들은 다닥다닥 붙어있고, 그 가게들 10곳 중 하나는 공사를 하고 있다. 또 홍콩은 실외에서 자유롭게 담배를 피울 수 있기 때문에 어느 곳에서건 흡연자들을 마주하게 된다. 탁한 공기는 기본, 시끄러운 소리와 부딪히는 사람들 때문에 걷기만 해도 진이 빠진다. 약 20분 정도 걷다보니 어느덧 식당 앞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아침 겸 점심을 해결하고, 다음 숙소에 짐을 옮긴 뒤 꿈과 사랑의 나라라고 불리는 ‘디즈니랜드’에 갈 예정이다. 험난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벌써 발이 아파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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