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안 안코비치 지음/ 이기숙 옮김/ 문학동네

 

‘천재의 대명사’로 꼽히는 아인슈타인. 그는 엄청난 지능과 창의력의 소유자였지만, 일상생활은 서툴기 그지없었다. 아인슈타인은 옷을 아무렇게나 입었고, 머리는 아내 엘자 뢰벤탈 마음대로 자르게 했으며, 양말은 거의 신지 않았다. 왜 양말을 신지 않느냐고 물으면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양말은 구멍만 나잖아요!”

이는 아인슈타인의 괴팍한 습성을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다. 사람들은 아인슈타인이 제아무리 천재여도 결국 우리와 같은 이 세상 사람이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을 때 이 일화를 끄집어내곤 한다. 그리고 이는 그의 빛나는 천재성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여긴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양말을 신지 않는 습관은 그의 천재성과 아무 상관이 없을까?

독일의 유명 저널리스트 크리스티안 안코비치는 아인슈타인의 천재성을 그의 사소한 습관과 행동에서 찾았다. 수많은 사람이 아인슈타인의 뇌를 연구했지만 천재의 머릿속에 들어 있는 뇌에서는, 그러니까 천재성의 실마리라고는 하나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아인슈타인의 뇌에는 천재를 만든 혹도 없었고, 노벨상을 담당한 중심도 없었으며, 프린스턴에 해당하는 부분도 없었다. 예나 지금이나 전문가들이 앞에 놓고 연구한 건, 절대로 평범하지 않은 남자의 무척이나 평범한 뇌의 산재한 조각들이었다.

뇌가 아니라면 뭘까? 아인슈타인은 어떻게 그토록 천재적이었을까? 어떻게 그런 남다른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그의 천재성은 괴팍한 습성, 행동방식, 표정과 자세, 말할 때의 특이한 습관, 일하는 공간, 우리를 덮치는 감정, 입고 있는 옷, 소파에서 빈둥댈 때의 모습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닐까? 간단히 말해, 오히려 그 모든 사소한 것들이 그의 명석함에 영향을 미쳤던 건 아닐까? 아인슈타인이 양말 착용을 거부한 것은 의심할 나위 없이 그의 자유로운 정신의 표현이었다. 한 사람의 행동 습관과 정신은 밀접히 연관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그가 그토록 자유롭게 사고할 수 있었던 이유 중 가장 중요한 한 가지는, 무엇보다 그가 관습적이지 않은 삶을 살았기 때문이며 양말을 신지 않았던 것도 바로 그런 삶의 방식 중 하나였다고 생각할 수 있다.

아인슈타인이 양말을 신지 않는 사소한 습관에서 창의력과 사고력의 비밀을 끌어내고자 한 이 괴짜 저널리스트는, 뇌과학부터 심리학, 생물학, 자기계발을 넘나드는 각종 연구 결과와 전문 자료 및 전문가들의 저서, 신문기사 등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사실 우리는 머리 대신 왼쪽 무릎으로 생각한다”고 주장하는 이 괴짜 저널리스트는 시종 유쾌하기만 한 지식 탐험의 결과를 늘어놓으며, 우리를 지적 유희의 세계로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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