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오 베이비
[신간] 오 베이비
  • 이주리 기자
  • 승인 2019.02.19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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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e 지음/ 김영사

 

‘난임’이라는 의사의 말 한마디로 일상이 달라진 새내기 부부가 있다. 주변 공기는 무거워졌다. 정해진 시간에 주사를 맞다 보니 멍 자국이 하나둘 늘어만 간다. 예상하지 못했던 막막한 기다림, 기대와 좌절을 반복하며 마음의 상처도 점점 커진다.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난임 부부의 일상과 복잡한 심경을 고스란히 그린 만화이다. 건강했던 두 남녀가 부모가 되기로 마음먹은 순간부터 반복되는 난임시술로 힘겨운 시간을 함께 극복해나가는 과정이 여과 없이 담겨있다.

난임을 겪으며 다음 웹툰 페이지에 16개월간 연재했던 동명의 웹툰에 미처 공개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더해 책으로 만들었다. 난임 부부들에게는 공감을, 임신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 이들에게도 감동을 전해 화제를 불러일으킨 작품으로 알려진 바 있다.

‘희망’과 ‘사랑’의 의미가 희미해진 시대에, 지치고 절망스러워도 나보다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고 위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다.

최근 정부는 난임 치료 지원 예산으로 지난해 47억에서 4배 이상 늘어난 184억을 확보했다. 매년 난임 치료를 받는 사람의 수도 20만 명 이상으로 부부 7쌍 중 1쌍꼴이다. 이토록 난임은 수많은 이들과 관련 있지만, 사회에서는 특수한 경우 정도로 여겨지는 것이 현실이다.

3년간 난임을 겪으며 작가 Monee 역시 ‘우리만 이렇게나 힘든 걸까?’ 하는 답답한 마음을 털어놓고 싶어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음 웹툰 페이지에 하나둘 올렸다. 난임 부부를 비롯해 시험관으로 태어난 자녀들이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각자의 사연을 털어놓으며 서로 위로와 응원을 전하기도 했다. 말 못 할 슬픔과 아픔을 지닌 이들에게 ‘위로’가 그 어떤 지식보다도 절실하다는 방증이다.

특히, 아내 시점에서 전개되는 이야기상 작가가 당연히 여자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글과 그림 모두 남편 Monee가 작업했다. 창작 과정에서 아내와 나누는 모든 교감이 힘든 시간을 버텨내는 동력이 될 거라 믿었기 때문이다. 소재는 ‘난임’이지만 전문 지식보다도 부부 모습에 초점이 맞춰져, 단순히 난임 부부 이야기가 아닌 어려움을 극복한 두 사람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이유이다. “같이 살려고 결혼한 거지, 아이 가지려고 결혼한 건 아니잖아” “일이년 살고 말 것 아닌데 천천히 가자”며 서로를 다독이는 모습에서 두 사람의 애틋한 마음과 사랑을 느낄 수 있다.

부모가 되기 위해 오늘도 간절히 바라는 이들은 물론,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만화를 보며 깊은 감동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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