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담판’, 3월 훈풍 물꼬 트이나
‘하노이 담판’, 3월 훈풍 물꼬 트이나
  • 김승현 기자
  • 승인 2019.02.25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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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경협 카드 ‘모락모락’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어떤 보따리를 내놓을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하노이 담판’은 한반도 정세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지만 한번에 모든 걸 해결할 수 없다는 공통된 인식은 존재한다. 하지만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남북을 비롯한 주변국들의 행보는 한층 빨라질 수 있다. 준비가 무르익고 있는 2차 북미정상회담 성과와 이후의 상황들을 전망해 봤다.

 

하노이 이후, 한반도 정세는 어떻게 급변할까.

이미 회담 이후 핵심 정상국 정상들의 연쇄 만남이 예상되면서 다양한 비핵화와 평화 로드맵이 제시되고 있다. 북미정상회담 이후 한미정상회담이 유력한데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남북한 방문도 거론되는 시나리오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최근 문 대통령과 통화하며 “할 얘기가 많을 것이다.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장소와 시간까지도 일정 부분 언급된 것으로 전해진다. 더구나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이번이 마지막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새로운 방향을 암시했다.

특히 비핵화를 전면에 내걸고 ‘남북경협’ 문제가 화두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북미 대화는 남북경협을 ‘상수’로 놓고 진행될 것이 유력하다. 북한이 당장 문호를 개방해도 세계 기업과 자본이 들어가려면 기반시설·제도 등 인프라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남북 철도 도로 연결은 그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한미정상회담과 관련 “하노이 회담 후 구체적 실무적 후속조치들에 대해 생각을 듣고 아이디어를 구하는 자리가 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도 관심을 끌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서울 답방이 불발되자 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답방 의지를 강조했다. 연내 서울 개최를 추진중인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김 위원장을 초청하는 방안 등이 얘기된다.

시진핑 주석도 지난해 11월 파푸아뉴기니 한중정상회담에서 “내년 편리한 시기에 한국을 방문할 용의가 있다”며 “내년에 시간 내서 방북할 생각”이라는 의사를 밝힌바 있다.

이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 되려면 북미간 비핵화와 상응조치의 맞교환 합의가 일정 부분 성사돼야 한다. 러시아-중국-유라시아로 이어지는 철도 연결과 북한의 아세안 국제사회 진출 등도 이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높다.
 

“어렵지만 긍정적”

무엇보다 하노이 담판에서 북한이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비핵화 조치를 취하느냐가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일각에선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재개를 포함한 남북경협 가속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실적으로 경협사업이 대북제재 벽을 넘을 수 있는 구체적 방안도 검토될 수 있다.

정부 당국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하지 않으면 다음 상황이 어렵다는 인식을 분명히 하고 있다”며 북미회담 결과를 “긍정적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3월에 들어서면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토대로 남북 당국간 대화가 본격 추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북 ‘경협카드’는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에 건넬 상응조치로 활용될 수 있는 카드로 거론돼 왔다. 우리 정부는 북미정상회담과 관련 미국, 북한과 남북경협 문제를 각각 협의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문 대통령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에게 “남북 철도·도로 연결부터 남북경제협력 사업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다면 그 역할을 떠맡을 각오가 돼 있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남북은 지난해 남북 철도·도로 현대화와 산림협력을 시작했고,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도 여건 조성 시 재개하는 데 합의했다. 김 위원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조건없는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재개를 언급한 바 있다.

때문에 2차 북미정상회담이 긍정적인 결과로 끝난다면 남북이 빠르면 3월부터 경협 재개와 김 위원장의 답방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1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구체적인 비핵화 진전이 이뤄지진 않았지만, 북한이 비핵화를 주저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최근 밝혔다. 그는 이와 관련 “뭔가를 하고 싶어한다고 생각한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며 “제재를 풀진 않았지만, 그럴 수 있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선 다른 쪽(북한)에서 의미있는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자신과 김 위원장이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강조하며 “나와 김 위원장이 많은 진전을 이뤘지만 이번 회담이 마지막 만남이란 뜻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북측이 계속 제기하는 제재완화와 상응조치와 관련해서도 이전보다 좀더 폭이 넓어졌다”며 “김 위원장으로서도 비핵화나 북미관계 개선, 그리고 궁극적으로 목표로 하는 경제건설 등과 관련해 멈추거나 다시 되돌아가기 어려운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노이 담판’이 3월 남북 훈풍의 시발점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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