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유지송 / 바이올리니스트

클래식음악을 재미있게 듣기 위해선 어느 정도 노력이 필요하다. 사실 모든 음악장르가 그렇겠지만 클래식음악은 많이 들으면 들을수록 더 깊이 즐길 수 있다. 우리가 연주회를 가면 그 연주자의 연주를 보면서 집중해서 감상하듯이 우리가 레코딩이나 영상을 보는 경우에도 듣기에만 열중하면 더욱 음악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사진=pixabay.com
사진=pixabay.com

운 좋게도 우리는 클릭 한번이면 인터넷에 들어가 다양한 영상을 즐길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옛날 인터넷이 없던 시절 CD나 LP만으로 듣던 것보단 훨씬 재미있고 다양하게 클래식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처음부터 너무 긴 교향곡을 듣는 것보다는 짧은 작품이나 콘체르토나 교향곡의 한 악장만 듣는 게 좋다. 또한 여러 작품을 들어본 후 하나의 작품을 골라서 집중적으로 듣는 걸 추천한다.

예를 들어 베토벤 바이올린 콘체르토 1악장을 골라서 듣는다고 하자. 사실 베토벤 바이올린 콘체르토는 세계 5대 바이올린 콘체르토에 들어갈 만큼 사람들에게 유명한 곡이다. 유명한 작품인 만큼 이 콘체르토는 많은 바이올리니스트들이 곡을 해석하고 연주했는데, 재미있는 점은 시대에 따라 바이올리니스트들의 곡을 해석한 스타일과 연주가 확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하나의 곡을 집중적으로 들을 때 여러 연주가의 연주를 찾아서 듣고 보는 것을 추천한다. 베토벤 콘체르토를 들을 때 다양한 바이올리니스트들의 표현방법과 곡에 대한 자율성을 찾아보는 것도 곡을 더욱 재미있게 들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될 것이다.

하지만 연주자들의 표현방법과 자율성을 찾는 방법은 클래식 음악에 입문한지 얼마 되지 않는 사람들한테는 쉽지 않은 일이다. 곡을 들을 때 연주자들의 세세한 연주스타일, 곡의 템포변화, 연주자들의 프레이징 나누기(글을 쓸 때 문단을 나누고 다듬는 것처럼 연주자들도 연주할 때 곡의 표현을 나누고 다듬는다) 등등을 찾아보는 것을 표현방법을 찾아본다고 말한다.

만약 베토벤 바이올린 콘체르토 1악장을 재미있게 듣고 싶다면 Fritz Kreisler의 1926년, David Oistrakh의 1957년 레코딩, Yehudi Menuhin의 1971년 레코딩을 추천한다. 각각 너무 다른 연주스타일이라 듣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클래식음악을 하나 둘씩 듣다 보면 그 다음 음악 그 다음 음악으로 나아가는 재미도 있고 듣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유지송 님은 University of Kentucky(켄터키주립대학) 렉싱턴에서 루이스 전액 장학생으로 바이올린을 전공하고 University of South Carolina(사우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에서 현악기 교육학 석사와 바이올린 전공 석사학위를 받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 윌리엄 터윌링어(William Terwilliger)와 대니얼 메이슨(Daniel Mason)을 사사한데 이어 에이큰 심포니(Aiken Symphony), 오거스타 심포니 오케스트라, 사우스캐롤라이나 심포니, 켄터키대학 심포니 오케스트라, 렉싱턴 필하모닉, 대한민국 가톨릭 오케스트라 등에서 바이올린 연주자로 활동했다. 현재 OC컨저버토리와 인터내셔널 뮤직 스쿨, 뮤직 랩, 로고스 뮤직스쿨에서 바이올린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저작권자 © 위클리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