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외 대표’의 ‘대여 투쟁’

무혈입성이라는 표현도 있지만 상처 또한 적지 않았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신임대표의 정치력은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시험대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국회의원 선거를 통해 국회 입성에 성공한 뒤 자신의 반경을 넓혀왔다. 황 대표는 아직까지 원외라는 한계가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가 있지만 두 사람이 얼마나 손발이 잘 맞을지도 미지수다. 새롭게 출범한 ‘황교안호’의 과제와 미래를 전망해 봤다.

 

제1야당의 선장이 된 황 대표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황 대표는 당직 인선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그는 무엇보다 ‘싸워서 이기는 정당’을 전면에 내세웠다.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로드맵과 함께 강한 대여투쟁을 강조했지만, 안팎으로 산적한 과제들이 만만치 않다. 지나친 ‘우향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황 대표는 최근 “경제와 민생, 안보를 지키기 위해 싸워 이기는 정당, 대안을 갖는 정당, 미래를 준비하는 정당이 되겠다”며 당의 청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특히 “문재인 정부의 좌파 독재 저지 투쟁에 앞장서겠다”며 강한 대여투쟁에 나서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이에 대해 정치권 관계자는 “원내 경험이 전무한 황 대표가 너무 심하게 나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없지 않다”며 “시간이 갈수록 냉탕과 온통을 번갈아 오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문재인 정권 경제실정 백서 위원회 출범’을 통해 분위기를 장악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그는 “이번 정권의 실정을 알리는 과제를 먼저 수행하겠다. 이 정권이 하고 있는 좌파 경제정책의 폐해를 알리겠다”며 “백서를 만들어 대국민 보고회를 열고 경제 정책의 구체적인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제 분야의 대안 정책 마련을 위한 ‘2020 경제대전환 프로젝트’와 미세먼지 대책, 중소기업 근로자특위, 청년 일자리 시스템 마련 등 정책 사각지대 공략도 언급했다. 무엇보다 ‘좌파’를 강조하며 자신의 ‘우파’를 강조하고 있는게 눈길을 끈다.

새로운 인재 영입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황 대표는 “당에서 청년과 여성이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헤드헌터와 기획사 역할을 다 맡겠다”며 “미래를 준비하는 정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총선 전 붕귀 가능성도’

갈길 바쁜 황 대표지만 순탄대로는 아니다. ‘5ㆍ18 망언’의 당사자인 김진태, 김순례 의원에 대한 최종 징계 여부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전당대회를 이유로 유예됐던 두 의원에 대한 징계 문제를 두고 당내 이견이 적지 않다.

김순례 의원의 경우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으로 선출된데다 김 의원은 당 대표 선거에서 태극기 부대의 지지를 등에 업고 3위를 차지했다. 그렇다고 두 사람을 그냥 데려가기엔 이념 논쟁의 부담이 적지 않다.

경쟁자였던 이들도 곧바로 목소리를 내며 숨고를 시간을 주지 않고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이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은 일방통행식 신한반도체제만 주장하고 있다”고 제목소리가 여전하다.

홍준표 전 대표도 “1년 전 미북회담의 본질을 북의 위장 평화쇼라고 주장했다가 억울한 누명의 세월을 보냈다”며 칼날을 내려놓지 않고 있다.

일반적으로 신임 대표가 선출이 되면 경쟁자들도 한동안 축하와 밀월 관계를 갖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만큼 전대를 거치며 확보한 당내 세력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오 전 시장은 전대에서 2위를 차지하면서 확보한 ‘개혁보수 대안’이라는 위상을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 역시 ‘원외’라는 한계가 있어 자칫하면 쉽게 뒤로 묻힐 수 있다. 홍 전 대표도 “도로 탄핵당”, “도로 병역비리당”이라며 황 대표를 비판했던 전력이 있어 우군은 아니다.

김 의원은 전대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보여준 태극기세력의 지지를 과시하면서, 자신의 징계 여부를 결정해야 할 황 대표를 압박해야할 필요가 있다.

정치컨설팅그룹 민의 박성민 대표는 황 대표의 미래와 관련 총선 전 붕괴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전망했다. 보수대통합은 황 대표를 포함한 보수층의 희망사항이지만 당심의 일정부분이 개혁보수, 극우 양극단으로 치닫고 있어 이를 모두 품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본격적인 시험대에 선 황 대표의 정치력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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