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급랭하나
북미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급랭하나
  • 오진석 기자
  • 승인 2019.03.07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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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등 움직임 ‘촉각’

판이 이상하게 돌아간다.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로 끝난 지 일주일, 북미가 심상치 않다. 북한은 철거됐던 동창리 서해 발사장 복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동창리 서해 발사장은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가 가능한 곳이다. 이와 관련 미국 정부와 언론들도 “불길한 징후” 등의 표현을 써가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 1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화해 무드였던 북미 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북한은 영변 핵단지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정상 가동하고 있다. 우라늄 농축시설이란 핵무기 제조에 쓰이는 고농축 우라늄(HEU)을 만드는 공장이다.

국정원은 또 탄도미사일 생산 거점인 평양 외곽 산음동 미사일 연구단지에서 운송용 차량의 활동이 포착됐다고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간담회에서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산음동 미사일 종합연구단지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개발 및 로켓엔진 시험을 진행하는 곳이다. 아울러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ICBM 화성-15형이 생산된 곳이기도 하다.

이 뿐 아니다. 북한은 미 본토 타격이 가능한 ICBM을 발사할 수 있는 동창리 서해 발사장의 철거시설을 지난달부터 일부 복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정보위에 “동창리 철거 시설(2018년 7월) 중 일부를 복구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복구 시작 시점은 2차 북미정상회담 전인 지난달 중순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훈 국정원장은 이와 관련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는 북미정상회담 후 미국측 검증단에서 핵이나 장거리미사일 관련 시설을 폭파할 때 대단한 시설을 없애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서이며, 다른 하나는 회담이 잘 안 됐을 경우 장거리미사일을 다시 재개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해 7월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해체 작업을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 하에 영구적으로 폐기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미국 국무부 산하 ‘미국의소리(VOA)’ 방송도 6일 “북한이 해체 작업을 중단한 동창리 서해 발사장에서 2월 중순 다시 움직임이 관측됐다”며 “VOA가 일일 단위 위성서비스인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동창리 일대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전날까지 미사일 조립건물 바로 앞에 쌓여 있던 건물자재들이 지난달 22일 이후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VOA는 “다음날인 23일에는 조립건물의 서쪽에 대형 하얀색 물체가 놓여진 모습이 포착됐으나 이 물체는 26일 촬영된 위성사진에선 사라졌다”며 “지난달 28일 촬영된 위성사진에서는 동창리 발사장 중심부에서 남쪽 일대에 하얀색 물체가 놓여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미국의 다른 언론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차 정상회담이 결렬된 지 며칠 만에 드러난 이번 사실은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이 중대한 외교적 치적으로 주장해온 미사일 실험의 유예를 끝낼 준비를 하고 있다는 첫 번째 신호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미국이 제재를 고수할 경우 '새로운 길'을 경고한 걸 거론하면서 “전문가들은 하노이 대화가 결렬된 이후 김정은의 다음 조치가 무엇이 될지 궁금해 왔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동창리 발사장 복구 움직임에 대해 “비핵화 협상에 대한 북한의 태도에 있어 불길한 징후(ominous sign)”라고 풀이했다.

WP는 “상업 위성들에 따르면 복구 작업은 2월 16일에서 3월 2일 사이 시작됐다. 이는 회담 결렬이 이뤄지기 직전 또는 바로 그 직후 시작됐다는 걸 의미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이 핵·미사일 실험을 재개하지 않기로 약속했다’고 언급한 맥락에서 본다면 발사장 복구 조치는 도발적으로 보일 수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사실이라면 매우 매우 실망하게 될 것”

이와 관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이 사실인지 확인하기에 이르다면서도 “사실로 확인된다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매우 매우 실망하게 될 것(very, very disappointed)”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켜보려고 한다”면서 “확인하기에 아직 너무 이르다. 그러나 우리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우리는 정말로 끔찍한(nasty) 문제를 안고 있다. 우리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관계는 좋다”고도 했다.

그는 “나는 (그에게 실망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는 살펴볼 것이다. 그것은 종국적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실제로 미사일 발사 실험 등을 강행한다면 북미 관계는 1차 정상회담 이전 때로 급랭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하지만 북한이 실제로 미사일 발사 실험 등을 하진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미국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압박용’일 것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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