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파 결집 ‘박근혜 사면설’ 독배 될까?
우파 결집 ‘박근혜 사면설’ 독배 될까?
  • 김승현 기자
  • 승인 2019.03.08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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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빅텐트’ 본격화

전당대회 이후 자신감을 찾아서일까. 자유한국당이 그 동안 금기어로 불렸던 ‘박근혜 사면’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나섰다. 황교안 대표 체제가 출범한 것을 전후로 전통적인 지지층이 결집하면서 조금 더 목소리를 높이는 형국이다. 황 대표는 일반 여론조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당심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이중 적지 않은 부분이 친박계에서 비롯됐다. ‘박근혜 사면’을 통해 한국당은 우파 결집과 문재인 대통령 정부 공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명박 전 대통령 보석에 이은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설을 전망해 봤다.

 

한국당이 ‘박근혜 사면’이라는 초강수를 꺼내들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과 탄핵 정국을 거치며 몰락 위기에 있던 친박계는 이번 전대를 통해 전열을 재정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전 대통령이 349일 만에 보석으로 석방되면서 분위기는 더욱 무르익고 있다.

황 대표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이 거론되는 것과 관련 “오래 구속돼 계시고 건강도 나쁘다는 말씀을 들었다"며 "구속돼서 재판이 계속되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 국민들의 여러 의견들이 감안된 조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 대표가 언급한 ‘조치’는 보석이나 구속집행정지 혹은 형집행정지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는 사면 요구와 관련, "이 부분은 우리가 이야기 할 게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이 때가 되면 결정해야 한다"고 공을 넘겼다. 그는 “박 대통령의 형이 지나치게 높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아마 국민들께서 많이 공감하실 것 같다"면서 "사면 문제는 결국 정치적인 어떤 때가 되면 논의를 해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당 지도부가 이처럼 공개적으로 ‘박근혜 사면’의 불씨를 피운 것은 탄핵 정국 이후 처음이다. 친박계나 태극기 부대에서 사면 이야기가 나온 적은 있지만 비박계는 바른미래당 출신 의원들로서는 난감한 사안일 수 밖에 없다.
 

TK, PK 자신감

보수권 전체로도 큰 동력을 받지 못한 ‘박근혜 사면’ 화두가 공식적으로 나온 것은 여러 이유가 있다는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황 대표 취임 이후 친박계가 힘을 얻었고 우파 색채도 확실히 굳어졌다.

더는 밀릴 게 없는 상황에서 차라리 보수성을 강화해 ‘보수 빅텐트’를 추진해 나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편으론 문재인 정권에 부담을 지우려는 전략도 없지 않다.

박근혜 사면 카드는 여권이 한국당의 보수 통합을 흔들 수 있는 카드로 거론돼 왔다. 친박계와 비박계의 시각차가 큰 사안이기도 하다.

한국당은 사면의 최종 결정권이 대통령에게 있는 만큼 세 결집과 문재인 정부 압박이라는 동시 작전을 모색중인 것으로 보인다. 나 원내대표가 사면 시점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대통령의 결단을 언급한 것도 이같은 분위기를 보여준다.

황 대표가 친박계에 이어 박 전 대통령의 지지를 얻을 기회가 필요했을 수도 있다. 유영하 변호사의 폭로로 배박 논란이 부담스러운 황 대표로선 분위기 반전이 필요했다.

현재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여전히 대법원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2월 7일 구속기간이 갱신돼 4월 16일까지 연장된 상태지만 구속 기간 만료 후에 심리가 이어져도 수감생활은 계속할 전망이다.

박 전 대통령은 20대 총선에 개입한 혐의로 추가 기소돼 지난해 11월 징역 2년이 확정됐다. 4월 16일 구속기간이 만료되면 확정된 형을 집행할 수 있다.

국정농단 사건은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사면 대상자가 아닐 뿐더러 이미 확정판결을 받은 형을 집행해야 하는 만큼 법원이 결정하는 보석이나 검찰의 동의가 필수인 형집행정지는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황 대표가 사면을 거론한 것은 박 전 대통령의 영향력과 정치적 의리를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황 대표는 검사 출신이고 김 원내대표는 판사를 지냈다. 때문에 두 사람이 ‘사면’을 언급했다는 것은 몰라서라기 보다는 의도적인 정치적 제스처로 받아들여진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은 “황 대표 체제의 자유한국당이 슬슬 친박 본색을 드러냈다”며 “사면 타령을 하는 것은 친박 정서를 바닥까지 긁어모아서 세를 불려보겠다는 얄팍한 속셈”이라고 비판했다.

일단 한국당 지도부의 언급으로 박 전 대통령 석방 문제를 위한 ‘군불 때기’는 시작됐다. 전통적인 텃밭인 대구, 경북을 비롯 최근엔 부산, 경남에서도 민주당을 앞서고 있다는 자신감의 결과로 해석된다.

비박계인 홍준표 전 대표가 이 전 대통령 보석에 대해 환영하며 “아울러 2년 동안 장기 구금돼 있는 박 전 대통령 석방도 기대한다"고 말한 것도 분위기를 띄우는 계기가 됐다.

정치권 관계자는 “내년 총선에서 한국당이 승리하는 길은 결국 보수 결집 외에는 없다”면서 “박근혜 사면이라는 무리수는 자칫 독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전열을 불태우고 있는 여당과 한국당이 ‘박근혜 카드’를 어떻게 활용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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