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 추위’ 한반도, ‘남북 경협' 카드로 돌파구 만드나
‘꽃샘 추위’ 한반도, ‘남북 경협' 카드로 돌파구 만드나
  • 김범석 기자
  • 승인 2019.03.13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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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하노이’ 물밑 움직임 한창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새로운 타개책으로 ‘남북 경제협력’ 카드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 방안을 미국과 협의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한반도 정세에 변화가 시작된 만큼 대북 제재를 침범하지 않는 선에서 낮은 수준의 남북 경협을 진행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넘어야 할 숙제들도 산적해 있다. 당장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측의 기류가 심상치 않다. ‘남북 경협’의 숙제와 미래를 전망해 봤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신한반도체제를 주도적으로 준비하겠다”

하노이 회담 전 남북 경협에 대한 의지를 밝혔던 문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도 이를 분명히 했다.

통일부도 남북 경협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이다.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는 최근 국회의원들과 함께 8차 방북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 측은 “자산 점검 유지 차원의 작업은 현 제재 틀 내에서 할 수 있다”고 긍정적인 답변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전문가들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가 될 수 있는 만큼 관련 업계도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남북 경협 재개를 대비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할지 고민해야 한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하노이 담판이 결렬되면서 남북 경협 카드는 이를 되살릴 수 있는 불씨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북미 관계가 깊은 늪으로 빠져든 만큼 대북 제재가 언제 완화될지는 예측할 수 없게 됐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북미간 ‘빅딜’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가능한 수준 내에서 경협을 진행해야 한다고 진단한다. 장기간 북미 대화가 성사되지 않으면 대화 채널이 완전히 닫힐 수 있어 어떤 방법으로든 창구를 열어둘 필요가 있다.
 

‘호혜적 사업’ 강조

그런 의미에서 '금강산 관광 및 개성공단 재개'는 여전히 중요한 이슈다. 정부는 그 동안 미국을 의식해 선 대북 제재 해소-후 남북 경협이라는 로드맵을 고수해 왔다.

하지만 이제는 북미를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낼 촉매제 역할로 남북 경협의 중요성이 커졌다. 통일부가 최근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은 비핵화에 기여할 호혜적 사업"이라며 의미를 부여한 것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를 이끌어가려면 불쏘시개가 필요하다. 하반기도 늦고 상반기에는 돼야 한다"며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트럼프 미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비핵화의 상응조치로 한국의 역할을 활용해 달라. 남북경협 역할을 떠맡을 각오가 돼 있다고 한 바 있고 트럼프 대통령도 긍정적 답변을 했다. 비핵화를 끌어낼 인센티브로 금강산, 개성공단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문 대통령의 통일외교안보 특보인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도 입장을 같이한다. 그는 최근 한 토론회에서 “문 대통령이 '남북경협' 카드를 들고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특보는 “노딜이지 판이 깨진 게 아니”라고 하노이 회담을 평가하며 “북은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재건 활동 같은 사소한 악수가 상황을 재앙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미국도 대화를 재개하고, 3차 회담을 얘기하며 조심스레 물밑 접촉을 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북은 우리와 미국을 한 편이라고 본다. 우리가 김 위원장은 설득하려면 문 대통령에게도 지렛대가 있어야 한다‘며 ”남북이 경제교류협력에 유연한 정책을 펼 수 있도록 미국이 협조하면, 남북 대화가 살아날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김 위원장 답방 필요”

통일부가 최근 적극적으로 남북경협 준비를 지속하고 있는 것도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천해성 통일부 차관이 최근 2019년 업무계획을 발표하며 남북 경협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정부는 남북 철도와 도로의 기본계획 수립과 한강하구 공동이용 동·서해 국제 항공로 신설 등 각종 경제협력사업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대북제재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민간과 지자체를 활용한 경협 준비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게 핵심이다. 특히, 남북공동특구 신설을 언급한 것은 주목할 만 하다.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기본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틀 내에서도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사전준비 및 환경 조성작업은 계속해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르면 올해는 남북경협 사업의 범위가 철도ㆍ도로에서 한강하구ㆍ국제항공로 신설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한강하구를 공동 이용한 민간선박의 자유항행과 동・서해 국제 항공로 신설사업도 추진하기로 했다.

남북공동특구를 지정하는 안도 정부 내에서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공동특구 내에서 개성공단보다 확장된 남북 경협사업 모델을 창출한다는 게 목표다. 공동특구는 서해경제공동특구와 동해관광공동특구로, 연내 공동연구 및 현장시찰이 예정됐다.

이를 위한 법률·제도 정비작업도 뒤따를 예정이다. ‘통일경제특구법’을 제정해 특구 조성을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하고, ‘교류협력법’을 개정해 특구에 참여하는 기업과 지자체의 자율성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기업들의 투자를 독려하기 위한 ‘경협 보험제도’ 개선도 주요과제로 꼽혔다. 보험 가입률을 높여 사업 중단 및 피해 발생 시 실질적 보전 방안을 마련함으로써 개성공단 입주기업 피해사례 재발을 방지하겠다는 얘기다.

천 차관은 “남북 간 육로, 해로, 항공로 연결, 산림협력과 비무장지대 평화적 이용 등 올해 안에 협력사업을 확장시켜 나갈 예정”이라며 “현재 있는 고위급회담 말고도 여러 분야별 공동위가 구성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통로로는 한미 워킹그룹의 움직임이 눈길을 끈다. 한미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첫 워킹그룹 대면회의를 3월 중순 가질 예정이다. 북한의 비핵화 문제와 함께 남북 이산가족 화상상봉과 관련한 미국의 독자제재 면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한미 워킹그룹을 열고 미국 워싱턴DC에서 알렉스 웡 미국 국무부 부차관보를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도훈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은 미국 워싱턴 DC에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북미회담 결렬에 따른 후속조치를 논의했다. 이동렬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도 방미를 할 예정이다.

한미 양측은 노딜로 막을 내린 북미 간 비핵화 협상에 대해 원인을 분석하고 향후 재개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엔 경협 부문의 논의도 포함될 예정이다. 북미 간 비핵화 회담이 교착 국면이라는 점에서 이번 회의에서는 인도적 지원을 넘어선 구체적인 경협 협의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없지 않다.

최근 미국의소리에 따르면 미 국무부 고위관리는 “남북관계는 비핵화와 별개로 진행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 등에 대해 분명한 선을 그은 것으로 전해진다.

답보 상태에 들어간 비핵화 논의에서 ‘남북 경협 카드’가 새로운 돌파구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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